[차박] 5스타 호텔 부럽지 않다..이번 주말 훌쩍 떠나보자
[차박] 5스타 호텔 부럽지 않다..이번 주말 훌쩍 떠나보자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0.12.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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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QM6 LPe
차박의 매력에 푹 빠진날, 수평선으로 떠오르는 2020년 첫 태양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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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노멀 시대의 새로운 트렌드, 차박

내 기억 속 첫 차박은 꼬맹이 시절이다. 아버지 손에 이끌려 ‘현대 그레이스’에서다. 지금처럼 고속도로가 잘 뚫려 있을 때가 아니라 한반도 끝자락에 붙어있는 시골 할머니 집에 가는데 꼬박 하루가 걸렸다. 10시간을 넘게 차 안에 갇혀 있어야 하니 차 안이 놀이터이자, 식사공간이자, 잠자리가 됐다. 지금처럼 전좌석 안전벨트 법규가 존재하지도 않았고, 때로는 걷는 속도보다 더 밀리는 정체에 갇혀있는 시간이 많았다. 15인승 승합차인 그레이스는 모든 의자를 뒤로 눕혀 평탄화를 시킬 수 있었다. 최근 출시되는 미니밴에선 삭제된 기능이지만 당시 현대자동차가 그레이스 판매 포인트로 내놓을 만큼 많은 소비자가 원하던 기능이었다.

아버지가 타시던 현대 그레이스, 추억이 깃들어 있는 미니밴이다

타임머신으로 훌쩍..2020년이다.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우리 삶의 일상을 바꿔놨다. 소비가 침체돼 망하는 기업도 있지만 반대로 물건이 없어 못 팔 정도로 대박이 난 산업도 있다. 캠핑이 그렇다. 인기있는 상품은 예약을 걸어 놔도 손에 넣을 수 없을 만큼 구매 경쟁이 치열하다. 대형 마트에 한정수량으로 캠핑용품이 입고 되는 날이면 개점 전부터 문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감성 캠퍼를 꿈꾸던 이들은 하나 둘씩 늘어가며 쌓인 남산(?)만한 짐덩어리를 마주하곤 점점 미니멀 캠핑을 꿈꾼다.

맘에 드는 장소에 차를 대면 그 곳이 바로 내 잠자리가 된다

도대체 차박이 뭔데

올해 여름을 기점으로 캠핑 보완재로 차박이 급부상한다. 차박은 여행 중에 차에서 잠을 자는 걸 말한다. 캠핑이 텐트와 타프를 치고 바베큐, 불멍을 즐기는 캠핑 그 자체에만 목적을 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캠핑만큼 많은 짐을 꾸릴 필요도 없다. 텐트를 치기 위해 팩을 박고 각을 잡는 수고로움도 덜 수 있다. 발 길 닿는 대로 유유자적 다니다 마음에 드는 장소에 차를 대면 그게 바로 차박이다.

차박은 비나 눈이 오거나 바람이 거세도 훌쩍 떠날 수 있다. 우중 캠핑과 설상 캠핑은 많은 캠퍼들의 오랜 꿈이지만 쉽사리 도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시작부터 철수까지 고생 그 자체다. 차박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비나 눈이 오면 더 즐거울 수 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즐기고 돌아오면 된다. 텐트와 달리 차에 흙이 묻었다면 자동세차 기계로 돌리면 그만이다. 여기에 주변 맛집에서 배불리 먹고 귀찮은 캠핑 설거지에서도 해방된다.

정말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차박에 뛰어든다. 차박은 캠핑처럼 수 십 가지 용품을 사 모으지 않아도 된다. 과거 우리가 그랬듯이 이불 몇 장과 배게만 있어도 훌륭한 차박캠퍼가 될 수 있다. 시작이 너무 쉽다.

자연을 벗 삼는게 차박이다

대형SUV, 차박 인기에 편승한 백점만점 아이템 

2018년 12월 국내 자동차 시장에 혜성과 같이 등장,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모델이 있다. 현대 팰리세이드다. 좁은 주차공간과 대도심 정체가 심해 대형 SUV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적었던 시기에 나와  대형 SUV 소비를 촉진한 선봉장이다. 2019년 쉐보레 트래버스를 선보였으며, 기아자동차 모하비, 가장 최근에는 쌍용자동차의 렉스턴이 부분변경으로 돌아왔다. 프리미엄 수입 브랜드들도 앞다퉈 대형 SUV를 출시하고 있다.

차박의 낭만을 모르는 이들은 차에서 잠을 잔다는 건 왠지 '궁상맞다'는 선입견이 들게다. 단 한 번이라도 대형 SUV에서 차박을 경험해보면 매력에 푹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대형 SUV의 넉넉한 공간이 성인 두 명을 넉넉히 품는다. 차에서 누워 영화를 보고, 경우에 따라서는 앉아서 와인도 마실 수 있다. 음주 운전이 아니라 가능한 행위다.

쉐보레 트래버스
쉐보레 트래버스는 실내서 앉을 수 있다

성인 두 명이 어깨를 부딪히지 않고 잠을 자려면 실내 폭이 최소 1300mm는 되야 한다. 대부분의 대형 SUV는 1500mm 이상 폭을 확보해 성인 두 명이 여유롭게 어깨를 포개지 않아도 된다. 2열까지 폴딩하면 길이 역시 1800mm를 상회하는 모델이 대부분이라 두 발을 쭉 뻗을 수 있다.

아파트 생활권이 대부분인 대도심 거주자들에게 전폭이 2m에 육박하는 대형 SUV는 주차장의 포식자처럼 느껴진다. 차박은 한 순간이고 주차는 일상이다. 무턱대고 구매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나만 편하자고 남에게 피해를 줄 순 없는 노릇이다.주차장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대형 SUV는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대형 SUV는 평탄화만 잘하면 꿀잠보장
차박을 위해 2,3열을 접었더니 광활한 공간이 생겼다
쉐보레 트래버스는 플랫한 공간이 자랑이다

꿀잠의 필수 요소, 평탄화

잠은 하루 밤이라도 편하게 자야 한다. 다음날 여행이 이어진다면 더욱 그렇다. 차박의 최우선 고려 사항은 평탄화다. 먼저 평탄한 땅에 주차를 해야 한다. 땅이 기울어져 있으면 차도 기울기 마련이다. 주차를 할만한 노지는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다음은 실내 평탄화다. 2열 시트를 눕힌뒤 보조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에어매트와 합판이다. 에어매트는 시중에서 2만~3만원대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단 두터운 에어매트를 깔면 실내 공간 높이가 낮아져 거주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에어매트를 사용할 때는 1만원대 에어 펌프를 구비하는게 좋다. 바람을 넣거나 뺄 때 편리하다.

다음은 차량 크기에 맞게 제작된 두께 1cm 정도의 2,3단 접이식 합판을 까는 거다. 거의 완벽한 평평한 공간을 만들 수 있고, 에어 매트에 비해 공간 절약도 가능하다. 다만, 차박을 하지 않을 땐 차량 안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수납을 해야하는 게 번거롭다.

별도의 장비를 갖추지 않아도 거의 평평한 공간을 갖춘 모델도 있다. 쉐보레 트래버스, 볼보 XC90, 테슬라 모델X 등이 대표적이다. 집 앞 공원에 피크닉을 다닐 때 사용하던 발포매트 한 장만 깔아도 어느정도 안락함이 보장된다. 약간의 푹신함을 원하는 이들은 시중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백패킹용 에어매트 혹은 자충매트를 추가하면 된다. 2만원대부터 1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차박은 캠핑과 같이 바닥공사(캠핑에서 지면의 한기나 습도를 막기위해 하는 행위)가 필요하지 않다. 바닥과 어느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시트 위에서 잠을 청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습기나 한기로부터 보호가 된다. 굳이 비싼 캠핑용 매트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평탄화만 잘하면 꿀잠 보장
굳이 침낭이 아니여도 이불이면 충분하다

침낭 꼭 필요해?

자 이제 평탄화는 해결했다. 뭘 덮고 잘 지가 남은 고민이다. '침낭이 필수'라는 전문가들의 말에 키보드를 두드린다. 가격을 보니 ‘웬걸…’ 차마 엄두가 안 나는 고가 제품이 수두룩하다. 쓸만한 침낭은 10만원 정도는 줘야 한다. 그렇다면 집에서 쓰던 오리털 이불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납공간이 부족한 소형 SUV에서 차박을 한다면 짐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대형 SUV는 비교적 적재공간이 자유롭다. 부피가 큰 이불과 베개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퀸 사이즈 패드와 오리털 이불이라면 한겨울에도 나만의 프라이빗 객실이 완성된다. 침낭이 있으면 보온에 더 유리하지만 오리털 이불과 핫팩, 그리고 2만원 내외의 USB 온열 방석 정도면 충분하다.

차박은 추억이라는 선물을 안겨준다. 사랑스런 연인이 함께한다면 더욱 그럴게다. 각자의 침낭에서 따로따로 자는 것보단 포근한 이불 속에서 꼭 껴안고 자는게 더 낭만적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배게도 하나만 챙겨야 하나?

볼보 XC90
은은한 가죽향과 드넓게 펼쳐진 파노라마 선루프를 자랑하는 볼보 XC90

별을 따다 줄게

기자의 경험이다. 볼보 대형 SUV XC90에 누워 차박을 할 때다. 드넓게 펼쳐진 파노라마 선루프로 하늘이 맞닿아있다. 밤하늘 별이 쏟아진다.  이건 5성급 호텔 침대에서 볼 수 없는 광경이다. 비가 오는 날에는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한 편의 오페라가 된다. 차 안을 은은하게 맴도는 기분 좋은 가죽 냄새까지 올라오면 특급 호텔 객실이 부럽지 않다. 앰비언트 라이트는 별도의 조명장치가 없어도 감성적인 분위기를 완성하는 완소 아이템이다.

대형 SUV 장점은 넓은 공간도 있지만 아기자기한 다양한 수납 공간이 매력이다. 최근 출시된 대형 SUV는 3열이 필수로 자리매김했다. 탑승공간으로 3열을 활용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지만 3열을 위해 마련된 컵홀더, 수납 공간, USB 포트 등은 차박을 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잠을 자기 전 스마트폰, 블루투스 이어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를 충전하거나 수납할 수도 있고, 안경과 같이 부서지기 쉬운 물건을 수납할 공간이 넉넉하다.

이번 주말에도 떠날 참이다

이번 주말, 당장 차박에 도전해볼까!

기자도 지난해부터 시작한 차박의 매력에 단박에 빠져버렸다. 한 번도 안해 본 사람이 있을 순 있어도 한 번만 할 순 없다는게 차박 도사들의 전언이다. 이번 주말 대형 SUV를 빌려 차박을 떠나보자. 이불과 배게만 챙기면 된다. 뭘 더 챙겨! 현지 맛집에서 힐링하면 되지...

모곡 밤벌유원지
모곡 밤벌유원지 전경
모곡 밤벌유원지
모곡 밤벌유원지

※초심자용 대형 SUV 추천 차박지

모곡밤벌유원지(강원도 홍천군 서면 밤벌길 133) : 마트, 샤워실, 화장실이 완벽하게 구비된 차박 초심자를 위한 최적의 장소다. 다만, 차박지가 돌길이라 차체가 낮은 세단은 바닥이 긁힐 수도 있다. 차박지가 넓게 펼쳐져 있어, 주차 공간 걱정이 없다. 대형 SUV에 안성맞춤이다. 홍천강을 바로 앞에 두고 있어, 새벽에 멋진 물안개도 감상할 수 있다. 화장실은 무료, 샤워실은 소정의 비용을 지불하면 사용할 수 있다. 한 겨울에는 공용화장실을 폐쇄한다. 바로 옆에 위치한 보리울캠핑장(무료 캠핑장)의 샤워실과 화장실을 활용하면 된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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