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10만대 벽 깨졌다..단종 신세 못 면하나
경차 10만대 벽 깨졌다..단종 신세 못 면하나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0.12.17 10:00
  • 조회수 2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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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아래로)쉐보레 스파크, 기아 레이, 기아 모닝
(위에서 아래로)쉐보레 스파크, 기아 레이, 기아 모닝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여파에도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전년 대비 판매가 증가한 이변을 보였다. 개별소비세 인하와 더불어 다양한 신차 투입 등이 호조의 이유다. SUV와 준대형 세단이 선두마차로 시장을 떠받친데 비해 경차 시장은 최악이다. 2007년 이후 처음으로 10만대 벽이 깨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차는 2007년 5만400대를 판 이후 2008년 13만4303대를 팔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이후 꾸준히 판매량이 상승해 2012년 20만2844대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내리막 곡선을 그려 지난해 11만3708대까지 하락했다. 올해는 10만대 벽이 무너질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올해 1~11월까지 6만3711대 판매에 그쳤다. 예상대로라면 7만대를 갖 넘길 것으로 보인다.

경차 시장이 쪼그라드는 이유에 대해선 몇 가지 의견이 쏟아진다. 소형차 대비 매력이 떨어지는 가격대, 신차 부재, 경차 혜택 축소, 소형 SUV 인기 등이 꼽힌다. 시장 변화에 따라 경차는 사라질 운명이라는게 대세다. 

기아차에서 상품성을 강화한 '모닝 어반'을 출시했다.
기아차에서 상품성을 강화한 '모닝 어반'을 출시했다.

경차 판매가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매력적인 신차의 부재다. 기아가 레이를 선보이며 박스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2012년 경차 시장을 20만대까지 키운 전례가 있다. 매력적인 신차는 판매량을 높이는 한 수다. 자동차 업계에선 소비자가 경차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신차를 출시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국내 시장에 판매되는 경차는 단 3종이다. 기아자동차 모닝과 레이 그리고 쉐보레 스파크가 전부다. 모두 출시된 지 사실상 5년이 훌쩍 넘은 모델이다. 소폭 변경을 거쳤을 뿐이다. 

기아 모닝은  2017년 3세대 모델 출시 이후 2020년 1월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다. 소소한 편의장비와 소폭의 디자인 변화 외에 크게 바뀐 부분이 없어 판매량은 제자리 걸음이다. 기아 레이는 2011년 출시 이후 2017년 12월 단 한 차례 부분변경만 했을 뿐이다. 사골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쉐보레 스파크는 2015년 2세대 모델을 출시하고, 2018년 부분변경을 거쳐 현재까지 판매 중이다. 최근 풀모델 체인지의 주기가 빨라져 출시 5,6년이면 세대 교체가 이뤄진다. 이에 반해 수요층이 크게 늘지 않는 경차의 세대 교체 시기는 매우 더딘 편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새로운 경차의 출시를 꺼려하는 데 가장 큰 이유는 대당 마진이 대형차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신차가 나오지 않으니 소비자는 경차의 선택을 더욱 꺼린다. 악순환의 반복은 결국 경차 시장의 몰락을 낳았다.

현대자동차 ‘2021 베뉴’ 출시
소형 세단 엑센트의 뒤를 이어 등장한 소형 SUV 베뉴

해결방법은 정말 없을까. 자동차 제조사들은 최근 다양한 SUV 모델을 출시한다. 그 중에서 소형 SUV의 성장이 눈에 띈다. 기존에 소형 혹은 준중형 세단을 선택하던 이들이 소형 SUV로 눈길을 돌린다. 국산차 제조사들은 소형 세단을 단종하고 소형 SUV로 그 자리를 메운다. 세단에 비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제조사는 높은 대 당 마진을 챙기고, 소비자는 입맛에 맞는 모델을 선택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평가다.

경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형 SUV를 원하는 소비층이 상당수다. 현대자동차가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경형 SUV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위장막을 덮은 채 카캐리어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국내 경차 규격에 맞는 모델인지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경차 시장의 부활을 위해선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모델이 추가돼야 한다. 경형 SUV가 출시된다면 소비자와 제조사 ‘윈윈(win win)’할 수 있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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