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할인의 대마왕 복귀..젠틀맨의 차 폭스바겐 파사트 GT
[시승기]할인의 대마왕 복귀..젠틀맨의 차 폭스바겐 파사트 GT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1.01.10 10:00
  • 조회수 2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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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파사트 GT
폭스바겐 파사트 GT

폭스바겐 세단 라인업의 기둥 파사트 GT가 부분변경을 거쳐 돌아왔다. 8세대 파사트 GT는 2018년 폭스바겐이 부활의 기지개를 켜며 처음 선보인 모델이다. 그 당시 소비자가 선호하는 ‘독일산 디젤 세단’이라는 콘셉트에 충실한 모델로 꽤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재고가 남으면 무차별 할인을 진행해 '할인의 대마왕'이라는 이쁜(?) 별명도 갖고 있다. 파사트 GT 부분변경 역시 8% 기본 할인에 차량 반납 프로그램과 여타 프로모션을 더하면 실구매가는 3700만원대(프리미엄 트림 기준)까지 내려간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는 큰 지각 변동이 있었다. 디젤엔진은 날로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찬 밥 신세가 됐고, 그 자리를 순수전기차, 하이브리드 등과 같은 친환경자동차가 대신하고 있다. 많은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파사트 GT는 이전과 동일한 2.0L 디젤엔진을 얹고 있다. 최소한의 변화를 거친 파사트 GT의 매력 포인트가 무엇인지 이번 시승을 통해 꼼꼼하게 살폈다.

디자인의 변화는 크지 않다. 겉에서 봤을 때도 달라진 점을 한 눈에 찾아 보기 어려울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전장, 전폭, 휠베이스는 이전과 동일하고 전장만 단 10mm 길어졌다. 전후면 범퍼를 매만진 것이 변화의 핵심이다. 외관은 단정함 그 자체다. 군더더기를 찾아 보기 어렵다. 수평선으로 그려진 전면 그릴은 매트릭스 기능을 추가한 헤드램프와 일체감 있게 연결된다. 그릴의 또렷한 캐릭터 라인은 정갈함을 더하는 디자인 포인트다. 측면은 18인치 휠을 제외하곤 기존과 동일하다. 측면 캐릭터 라인은 명암이 확실해 상하를 확실하게 구분짓는다. 이런 디테일은 차를 더욱 진중해 보이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후면은 큰 면으로 처리되어 있다. 더하고 뺄 것이 없다. 후방 카메라를 품고 있는 폭스바겐 로고와 범퍼 하단에 위치한 번호판까지 교통정리가 확실하다.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실내 역시 폭스바겐의 콘셉트 그 자체다. 시원하게 양 옆으로 뻗어 있는 직선이 실내가 더욱 넓어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준다. 센터페시아 중앙 상단에 위치하던 아날로그 시계는 부분변경을 거치며 삭제됐다. 대신 ‘PASSAT’ 레터링과 비상등 스위치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기존의 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9.2인치로 크기를 키웠다. 10인치가 넘는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아니지만 해상도가 높아 사용의 아쉬움은 없다. 더불어 투아렉에서 선보였던 제스쳐 컨트롤 기능까지 챙겨 운전자의 편의성을 챙겼다. 폭스바겐 본사가 개발(맵 데이터는 한국 업체 것)한 내비게이션은 현지화가 잘 되어 있다. 10.25인치 계기반과 컨바이너 타입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도 내비게이션 정보가 표시된다. 더불어 무선 커넥티비티도 지원한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모두 선 연결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악어와 악어새가 천상의 짝꿍인 것처럼 무선 앱 커넥티비티의 영혼의 단짝, 무선 충전 기능까지 꼼꼼하게 챙겼다. 30가지 색상 선택(프레스티지 트림부터)이 가능한 앰비언트 라이트가 센터페시아와 도어 트림에 자리잡는다. 꼭 필요한 필수 옵션은 아니지만 실내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는 감성 아이템이다.

파사트 GT 프레스티지 트림부터 실내 공조장치가 3존으로 마련된다. 운전석과 조수석 그리고 2열의 온도와 풍량, 풍향을 각각 조절할 수 있다. 1열에 위치한 공조장치 조작부는 모두 터치식이다. 터치로 동작하지만 직관성이 떨어지진 않는다. 풍량은 슬라이딩 방식으로 조절할 수 있다. 한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스티어링휠 열선(3단계 조절 가능), 1열 열선 및 통풍 시트, 2열 열선 시트까지 꼼꼼하게 챙겼다. 운전석에는 마사지 기능까지 챙겨 넣었다.

2열 공간은 ‘적당하다’는 말 그대로 평균 신장의 성인 남성에게 안성 맞춤이다. 다만, 4륜 구동 모델이 있어 불쑥 솟아 오른 센터 터널은 불만이다. 이 때문에 가운데 좌석의 활용도가 떨어진다. 2열은 40:20 폴딩을 지원한다. 2열 시트 한 중간에는 컵홀더를 챙긴 암레스트도 있다. 스키쓰루가 가능한 중간 통로는 다른 모델에 비해 넓이가 넓다. 부피가 작은 스키뿐 아니라 기타와 같이 부피가 크고 긴 짐도 여유롭게 수납이 가능해 보인다. 트렁크 공간 586L다. 2열을 모두 폴딩하면 1152L까지 확장된다. 부분변경 이전 모델과 크기 차이는 없다. 트렁크 내부 상단에 쇼핑백을 걸 수 있는 고리를 마련했다. 패밀리 세단과 비즈니스 세단의 영역을 넘나드는 파사트 GT의 소비자들이 다방면으로 활용이 가능해 보인다.  

영하 1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시동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잘 억제되어 있다. 파사트 GT 부분변경에는 2.0L 디젤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이전 모델의 6단에서 고단을 추가했다. 출력의 변화는 없다. 기존과 동일한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다. 복합연비는 기존(15.1km/L)보다 0.2km/L 낮아진 리터당 14.9km다.

최대토크가 높은 탓에 가감속이 잦은 시내 주행에서 출력의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낮은 RPM에서도 경쾌하게 이끌어 나간다. 고속 주행에서도 출력의 갈증은 느껴지지 않는다. 도로의 제한속도를 넘나드는 재가속도 문제없다. 가속 페달을 깊숙하게 밟으면 한 박자 늦게 반응하는 디젤 엔진 특유의 특성은 남아있다. 다운 시프트 속도는 인상적일만큼 민첩하지만 업 시프트는 일반적인 수준이다.

전체적인 주행감각은 단단함에 가깝다. 프리미엄 독일세단의 느낌과 비교하면 다소 부족함이 남지만 어느정도 스포츠 주행이 가능하다. 롤을 많이 억제해 코너에서도 손끝으로 안정감이 전해진다. 가속페달을 전개하며 코너를 돌아나갈 때에는 앞으로 끌려가는 듯한 전륜 구동 특유의 불쾌함이 느껴진다.

파사트 GT는 기본 트림부터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차별없이 챙겼다. 전방에 위치한 레이더가 앞 차량을 인식하고 전면 유리 상단에 있는 카메라는 차선을 읽는다. 후측방에 위치한 두 개의 레이더는 뒤에서 다가오는 차량을 인식해 수준 높은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완성한다. 자동차 전용 도로 뿐 아니라 막히는 길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 새로운 로고가 적용된 스티어링휠은 정전식 터치를 지원한다. 운전자의 손이 살포시 올라가 있어도 차량이 이를 인식한다. 스티어링휠을 살짝 돌려야 사람을 인식하던 토크 방식보다 한 단계 진보한 시스템이다.

파사트 GT의 단점은 경쟁 모델에 비해 높은 가격이다. 가장 기본 트림인 프리미엄이 4433만5000원이다. 시승 모델인 프레스티지의 가격은 4927만원, 여기에 4륜 구동을 더한 프레스티지 4motion은 5321만8000원이다. 폭스바겐도 이를 의식했는지 출시 기념 할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파사트 GT는 높은 가격을 제외하면 큰 단점을 찾기 어렵다. 디자인부터 편의안전장비, 파워트레인까지 모든 부분이 모난 곳 없이 어우러진다. 평범함이 득이 될 지 혹은 독이 될지는 알 수 없다. 파사트 GT가 폭스바겐의 세단 트리오인 제타와 아테온 사이를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지 질문에 대한 답은 판매량에 있다.

 

한 줄 평

장점 : 믿고 타는 폭스바겐의 디젤 세단…빵빵한 편의안전장비

단점 : 조삼모사식 가격 정책…친환경 파워트레인은 언제쯤

 

파사트 GT 2.0TDI Prestige

엔진

1968cc직렬 4기통 디젤 터보

변속기

7단 DCT

전장

4775mm

전폭

1830mm

전고

1460mm

축거

2786mm

최대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

복합연비

14.9km/L

시승차 가격

4927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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