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갔던 기술의 혼다..어쩌다 이 지경이?
잘 나갔던 기술의 혼다..어쩌다 이 지경이?
  • 이주효 에디터
  • 승인 2021.01.22 10:00
  • 조회수 9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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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 중반만 해도 '기술의 혼다'로 불리며 잘 나갔던 일본 혼다자동차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동차 판매량 감소는 주가마저 약세를 보이면서 자동차 업계에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혼다는 2020년 세계 10위권 자동차 업체 가운데 르노-닛산,폭스바겐과 함께 시가총액이 감소한 3개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안다자산운용 홍콩법인에 따르면 혼다의 올해 1월 시가총액이 51억달러로 2019년말 52억달러보다 오히려 0.1% 감소했다.

혼다의 부진 이유는 전기차에 대응이 늦은데다 전세계 자동차 시장이 중대형 SUV로 재편되는 가운데 이렇다할 대형 SUV를 내놓지 못해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혼다 전체 비즈니스의 30%를 차지하는 모터사이클 분야는 세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신흥국가의 스쿠터 수요가 넘치면서다.

자료 :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제작: 카가이

 

혼다는 한국에서도 2010년대만 해도  품질과 완성도, 하이브리드차 특화 기술 등을 인정받아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201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판매량은 2017년 1만 299대에서 2020년엔 65.1% 감소하여 3056대까지 급락했다. 아울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혼다코리아 2019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0% 가까이 줄어들었다. 

2020년 일본차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21.7%에서 올해 7.2%로 급감했다. 일본차 공백은 곧 유럽(79.5%)과 미국(13.3%)차의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N - BOX

한국 시장뿐만 아니라 혼다는 일본 내수 시장에서도 부진하다. 고급차시장의 약세는 여전한데다 일본 신차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던 소형차 세그먼트 마저 무너지기 시작했다. 혼다 고급 경차인 N-BOX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일본 종합 1위를 달렸다. 2020년 9월 이후 월별 판매 대수에서 도요타에 밀리기 시작했다. 2020년 1~11월 일본 시장에서 경쟁 브랜드는 전년대비 13% 감소를 보였지만, 혼다는 -16%로 급락했다. 혼다의 부진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혼다는 '아시모'로 대표되던 족립보행 로봇사업도 철수했다. 1986년 혼다 로보틱스 연구소를 세우며, 혼다의 미래전략사업이었던 로봇사업이 엄청난 개발비에 투입했지만 2018년 '아시모' 개발팀을 해산했다. 2족 보행 로봇 기술을 선도한 아시모 프로젝트 중단은 막대한 투자금 대비 로봇산업을 전략적으로 키우지 못했다는 치명적인 약점만 드러낸 셈이 됐다.

아시모 개발을 통해 얻은 원천기술 활용해 자율주행 오토바이를 개발하고 아시모에 사용된 센서로 최첨단 안전시스템 '혼다 센싱'을 개발하는데 그쳤다. 

 

뒤늦게 뛰어든 전기차 시장에서도 소형 전기차 '혼다e'가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어 침체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혼다 e 주행거리는 283km(WLTC 모드 기준), 혼다 e 어드밴스가 259km이다.  최고 출력은 136마력, 혼다 e Advance가 154마력이 나온다. 모터가 뒷쪽에 달린 후륜구동이다.  이는 현대 코나 EV 406km보다 123km 짧다. 

혼다는 1980,90년대 자연흡기 및 터보 엔진에서 놀라운 기술력을 보여줬지만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면서 맥을 못추고 있다.  대형 SUV 라인업 부족과 혁신과 거리가 먼 경영진의 소극적인 대응 전략으로 혼다는 침체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주효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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