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처럼 다녀가자..쓰레기 무단투기로 폐쇄된 차박지
바람처럼 다녀가자..쓰레기 무단투기로 폐쇄된 차박지
  • 고은리 에디터
  • 승인 2021.02.07 09:00
  • 조회수 16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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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늘어난 차박족들

차박은 코로나19의 새로룬 트렌드다. 해외 여행을 갈 수 없게 되면서 나들이를 좋아하는 국민답게 국내의 한적한 산과 바다를 찾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차박이 새 트렌드로 자리 매김하면서 소위 '언택트 여행'의 선구자로 기치를 올렸다.

하지만 문제도 여럿 발생했다. 캠핑을 해본 적이 없던 초보자들이 차박을 시작하면서다. 에티켓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보니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 공공 시설 파괴, 공공 전기 도둑(?) 같은 행위를 서슴지 않게 하고 있는 것이다. 잠시 즐기고 떠날 곳이라는 자기 중심적 생각이 앞서면서다. 

쓰레기 무단투기, 점점 심각해져

공공 화장실과 편의점 등이 잘 갖춰진 국도변 무료 주차장은 차박지로 인기가 높다. 주로 수변공원, 해수욕장, 어항 인근이다. 예약제 유료로 운영되는 캠핑장은 관리가 잘 되는 편이지만 무료로 사용 가능한 공영 주차장이나 오지 등은 제대로 관리가 안 된다. 차박족들이 버린 생활 쓰레기가 널려있다. 머문 자리에 그대로 놔둔 채 떠나는 몰염치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먹다 남은 음식물 쓰레기를 공중화장실에서 처리하다 변기나 세면대를 못 쓸 정도로 망가트리기도 한다. 이렇듯, 차박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심화하면서 각광받던 무료  차박지가 폐쇄되는 상황까지 나온다.

 

차박지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사태까지코로나19 이전에도 캠핑 및 차박을 즐기던 마니아들은 이러한 상황이 반갑지가 않다. 일부 친환경 차박족들은 새로 유입된 초보 차박족들이 더럽히고 떠난 자리를 직접 청소하는 등 올바른 차박 문화가 자리 잡도록 노력 중이다. 하지만 생각대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절경을 감상할 만한 차박지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 차박 후기가 올라온 카페나 블로그에 차박지 정보를 문의해도 알려주지 않는다. 조용했던 차박지가 알려지면 금세 사람들이 몰려 더러워지는 것은 시간 문제이기 때문이다.

차박, 뒤처리까지 완벽하게

차박은 현재 야영이나 캠핑과 다른 규제 사각지대다. 말 그대로 차에서 잠을 자는 행위일 뿐이다. 이 때문에 주차장은 물론 사유지, 도로변 등이 쉽게 침범 당하고 어지럽혀진다. 무료 주차장이었던 곳도 유료로 바뀌거나 인근 주민들 관리하에 오지였던 곳을 오토 캠핑장으로 바꿔버리는 경우도 생긴다. 최악은 차박이나 캠핑을 전면 금지시키기 위해 아예 사이트를 폐쇄하는 경우다. 결과적으로 차박을 양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꼭 필요한 규제는 만들고 캠핑보다 훨씬 저렴한 5천원 정도 화장실과 주차요금을 받으면 된다. 지자체가 나서야 하는 이유다. 아울러 차박지 양성화에 따른 투자도 필요하다. 화장실과 개수대 보수다.

 

차박의 기본은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진다'이다. 차박하면서 생긴 쓰레기를 제대로 처리하면 된다. 집으로 가져가거나 차박하는 지역 내에서 현지 종량제 봉투를 구입하자. 큰 사이즈 하나만 구입해도 하루 쓰레기를 충분히 담을 수 있다. 여분의 쓰레기 봉투도 구비해 재활용 쓰레기도 분리수거하자. 차박 사이트가 오지라면 쓰레기장을 찾기 힘들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엔 잘 나눠 담은 쓰레기들을 집까지 가져가면 된다. 귀찮고 성가시더라도 꼭 지켜야할 차박 에티켓임을 기억하자.

고은리 에디터 gochabak@gochaba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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