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차 납시오... 미국의 현대기아 그리고 제네시스
회장님차 납시오... 미국의 현대기아 그리고 제네시스
  • 강승옥 에디터
  • 승인 2021.02.11 09:00
  • 조회수 2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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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미국서 제네시스 브랜딩이 관건

세계 2위 자동차 시장인 미국은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무한 전쟁터이다. 현대기아는 내수 시장의 독점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 가장 빨리 성공한 기업이 됐다. 코로나 시대에 미국에서 현대기아의 위치는 어떨까.

2020년 현대기아차(제네시스 포함)의 판매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판매량이 122만 4,758대로 전년대비 7.6% 줄었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판매량이 14.3% 줄어든 것을 감한다면 선방한 것이다. 지난해 미국 전체 신차 판매량은 1,218만 2,577대로 집계됐다. 

이 중 현대차가 전년대비 9.7% 줄어든 62만 2,269대를 판매했다. 소나타, 싼타페, 투싼 등 주력모델들의 부진에도 코나, 베뉴, 팰리세이드가 판매를 늘리면서 한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4.8% 줄어든 58만 6,105대를 판매했다. 쏘울, 쏘렌토, 포르테(한국명 K3) 등 주력 모델 들의 부진에도 건재한 모습을 보인 텔루라이드와 새롭게 투입된 셀토스와 K5가 활약한 덕분에 4% 대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제네시스는 22.8% 줄어든 1만6,38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11월 판매를 개시한 GV80은 두 달동안 총 1,517대를 기록했다. 이 중 12월에만 1,459대가 판매됐는데 이는 G70, G80, G90의 판매량을 합친 1,651대와 비슷한 수치다.

 

현대와 기아 로고
현대와 기아 로고

 

그렇지만 당당한 현대∙기아의 품질

아직 미국에서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한 현대∙기아지만, J.D. 파워 초기 품질 설문조사(IQS)에서는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IQS의 경우 미국의 마케팅 회사에서 진행하여 차량을 3개월 이상 운행한 사용자에게 차량의 설계, 성능, 안전성, 사용성, 편암함, 품질 등의 경험을 물어 점수로 측정해 집계하는 조사이다. 즉, 신차 소유주가 느낀 경험과 만족도를 점수로 집계해 소비자가 차량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꼴지는 테슬라이다. 테슬라는 엄청난 주가에 비해 품질 만족도는 떨어진다. J.D.파워 1위는 다름아닌 기아 자동차이다. 기아차는 JD파워에서 여러 번 1등을 차지한 전력이 있다. 미국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판매량 또한 꾸준히 늘고있다. 현대와 제네시스 또한 평균이상의 높은 순위에 랭크되어있다. 

 

이런 품질을 인정받아서인지 현대기아가 연초부터 미국에서 쾌속 질주하고 있다.주요 경쟁 상대인 일본 완성차 업체들을 제치고 1월 판매 증가율 8%를 기록했다. 올해 미국에서 136만대를 달성하겠다는 현대기아의 판매 목표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현대기아는 전체 성장률 면에서도 라이벌인 일본 완성차업체들보다 우세하다. 1월 현대기아의 판매량은 9만1,173대로 전년 동기 대비 7.9% 늘었다. 같은 기간 혼다가 9.2%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도요타(0.2%) 스바루(0.2%) 마쓰다(6.9%)도 현대기아의 증가율에 크게 못 미쳤다.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판매량이 1년 전의 두 배로 늘었다. 1월 제네시스의 판매량은 2814대로 지난해 1월(1399대)보다 101.1% 늘었다. 랜디 파커 HMA 판매담당 부사장은 "지난달 판매 호조로 올해를 힘차게 출발했다"며 "올해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도로 사진 , 출처 : https://magazine-k.tistory.com/432
미국의 도로 사진 , 출처 : https://magazine-k.tistory.com/432

 

이유있는 제네시스의 브랜딩 

제네시스는 2003년 국내에서 현대차 2대 회장인 정의선회장의 기획으로 시작된 브랜드이다. 토요타의 렉서스나 폭스바겐의 아우디같은 현대자동차 만의 럭셔리 브랜드를 목표로 삼았다. 미국에서도 현대차와 분리 진출하며 제네시스 '고급화 전략'을 노렸다. 특히 전세계적인 SUV 열풍에 발맞춰 출시한 GV70과 GV80, 그리고 인기 대형 세단 G80까지 출시하며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제네시스는 진중하고 무게감 있는 중후한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전면부의 크레스트 그릴과 두 줄 쿼드램프 등 세련된 디자인으로 개선해 인기를 끌고 있다. 느낌 그대로 '회장님차'의 분위기가 풍기는 고급차 브랜드가 된 것이다. 제네시스가 가시적인 판매 성과를 내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굳히면서 미국 진출 후 5년이란 세월동안 꿈꿔왔던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에 대한 오랜 염원을 풀었다. 제네시스는 향후 전기차로 SUV인 'JW(프로젝트명)' G80 EV도 출시될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이들 차종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기반을 구축하고, 향후 개발되는 차종은 모두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의 성공의 당락이 국내 차종의 미국 승패를 결정지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어린다.

 

제네시스 JW EV 스파이샷 (출처=autoblog)
제네시스 JW EV 스파이샷 (출처=autoblog)

 

 

미국은 자국의 브랜드를 비롯해 40여종의 자동차 브랜드가 경쟁하는 차원이 다른 시장이다. 그럼에도 미국에서 수십년, 백년의 노하우를 쌓아온 브랜드들과 현대∙기아, 그리고 제네시스는 밀리는 입장에 있지 않다. 오히려 기대가 된다. 일본의 도요타는 1958년에 미국에 진출했다. 그 격차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도로 위에는 현대∙기아차가 당당히 도로를 달리고 있다. 뒤늦게 미국시장에 진출했고, 그만큼 그들의 가치를 증명해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현대∙기아, 그리고 제네시스는 이제 시작이다. 점차 약진해나아가서, 결국에는 미국에서 국내 브랜드의 진가를 드러낼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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