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5개' 속내 살펴보니..테슬라 일체형 바디 대단하네
'별이 5개' 속내 살펴보니..테슬라 일체형 바디 대단하네
  • 김현지 에디터
  • 승인 2021.02.13 10:00
  • 조회수 4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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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엔지니어링 혁명을 통해 모델Y NHTSA 최고 안전 등급 및 비용 절감 현실화
기가 캐스팅 혁신
기가 캐스팅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1월 18일 놀라운 발표를 했다. 초대형 주조 프레스머신을 통해 자동차 차체 및 뼈대를 마치 장난감 차를 찍어내듯이 만들겠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이미 테슬라는 상당 부분을 다이캐스팅 공법을 활용한다. 적어도 2,3년 이내에 차체 구조 전체를 한 번에 기계로 찍어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테슬라는 모델 Y를 개발하면서 이 공법을 사용했다. 2019년 미국 특허청(USPTO)에 공개한 특허 기술 ‘차량 프레임과 제조를 위한 다중 일체형 주조기(Multi-Directional Unibody Casting Machine for a Vehicle Frame and Associated Methods)’을 바탕으로 제조된다. 다이캐스팅은 용융 금속 합금을 재사용 가능한 금형 내부에 넣은 다음 금형을 열어 응고 후 완성된 조각을 제거하는 방식을 말한다. 테슬라는 이를 이용한 '기가 캐스팅' 공법을 활용한다. ‘기가 프레스’라고 불리는 거대한 주조 기계에 차량의 뒷부분을 한 번에 '꽝' 하고 찍어내는 것이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차체는 여러 파트를 용접해 구성한다.

다이캐스팅을 통해 복잡하고 기하학적인 요소를 하나의 단일 부품으로 생산하면 여러가지 이점이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가 무겁기 때문에 기존 차량보다 연비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결국 차량 무게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일체형 바디를 찍어낼 경우, 차체 보강재 또는 나사 연결부를 개별 제작하고 용접할 필요가 없다. 부품은 더 가벼워져 무게 감소 효과가 있다. 또한 70개 공정을 하나로 합칠 수 있어 공정 합리화뿐 아니라 부품 생산 비용 절감과 자동차 부품 창고 및 정비 시에 30% 공간을 절약을 하고 통틀어 20%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단순화된 빌드 및 용접 프로세스로 로봇 자동화 또한 쉬워졌다.

다이캐스팅 원리
지금까지 두 대의 기가프레스가 프리몬트 공장에서 가동 중이다. [teslarati]
기가 프레스

이처럼 다이캐스팅 공법은 여러 이점이 있는데 왜 다른 자동차 회사들은 시도를 하지 않았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 기술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고온에서 철을 녹여서 틀에 그냥 찍어내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부피가 큰 금속을 단번에 찍어낼 경우 ‘균일성’ 이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부피가 커질수록 찍어낼 때, 금속 물성의 균일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다이캐스팅 과정에서 금속은 고온과 저온을 오가며 용융, 냉각된다. 열팽창과 수축 과정은 선형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뒤틀림이 발생하거나 변형될 수 있다. 고온에서 가스가 금속에 갇혀 다공질 구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즉 큰 부피의 주조 과정은 결함 때문에 원하는 모양을 얻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강도와 경도에서도 손해를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내연기관 자동차는 작은 파트를 찍어낼 때만  다이캐스트를 이용한다. 테슬라는 자체 재료과학 연구개발팀을 통해 이러한 난제를 해결했다. 테슬라는 극 고온에서 급 냉각을 겪을 때 발생하는 성형 문제를 겪지 않기 위해 기가 캐스팅  공법에서 고온을 사용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수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뒤틀림이나 기공 발생을 막기 위해 코팅제나 첨가물을 사용하지만 테슬라는 이를 사용하지 않고 특수 알루미늄 합금을 통해 모든 것을 해결했다.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Science에 2020년 8월 7일 MIT가 기고한 ‘How hair deforms steel’ 제목의 논문을 살펴보면 금속의 균일성에 관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든 면도날은 체모보다 50배 단단함에도 불구하고 면도할 때 점점 날이 무뎌진다. Tasan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금속의 불균일성으로 인해 재료 구조에 미세 균열이 있을 경우 재료에 가해지는 응력의 효과가 강화되는 '응력 강화 현상'때문임을 밝혀냈다. 고밀도의 순수한 물질이라면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지 않겠지만 초기 결함에다 지속적인 하중으로 인해 쉽게 칩으로 성장하고 크랙이 발생하면서 면도날이 무뎌지는 것이다. 이처럼 금속의 균일성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테슬라는 특수 알루미늄 합금이라는 자체 기술을 통해 금속의 이질성을 줄이며 큰 부피의 다이캐스팅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면도날 SEM(전자현미경) 촬영 사진

 

지난 1분기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차량 안전 테스트에서 테슬라 모델 Y는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획득했다. 이를 통해 테슬라가 높은 경도를 유지하며 금속의 이질성을 줄이는 것에 성공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NHTSA 안전 테스트에서 모델 Y는 시속 60km 속도로 전방과 측면 충돌, 그리고 전복 테스트를 거쳤다. 그 결과 모델 Y 앞 좌석과 뒷좌석 모두 별 다섯 개의 최고 안정 등급을 받았다. 차량이 거꾸로 뒤집히는 전복 테스트에서 모델 Y는 7.9%의 위험도를 기록해 역시 별 다섯 개로 평가됐다.

세계 최고 차량 분해 전문가 샌디 먼로(Munro&Associates 대표) 역시 "테슬라의 차체 틀은 기존 차량에 비해 10년 이상 앞서 있다"고 극찬했다. 그는 1978년 포드에 입사해 자동차 엔지니어로 일했다. 1988년 미시간주 자동차 분해 전문 업체인 먼로 앤드 어소시에이츠를 설립했다. 안전성 평가와 전문가들의 평을 통해 테슬라의 기술력이 상당히 고도화되어 있고, 높은 수준의 회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테슬라 모델Y 전방 충돌 테스트 [사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br>
테슬라 모델Y 전방 충돌 테스트 [사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김현지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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