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품질조사 꼴등인데 만족도 1등인 비결은
테슬라..품질조사 꼴등인데 만족도 1등인 비결은
  • 강승옥 에디터
  • 승인 2021.02.20 09:00
  • 조회수 3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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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JD파워 신차품질 꼴등…소비자 만족도는 1위

압도적 전기차 시장의 1위를 질주하는 테슬라가 품질 조사에서는 꼴등인데 실사용자 만족도 1등인 비결은 무엇일까.

미국 J.D. 파워의 신차품질조사(IQS: Initial Quality Study)는 1987년부터 시작돼 권위 있는 조사로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프리미엄 브랜드 13개, 일반 브랜드 18개 등 총 31개 브랜드의 189개 차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차량이 고객에게 인도되고 90일 이후에 이뤄진다.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의 사용 3개월 간 고객 경험을 바탕으로 223개 항목에 대한 품질 불만 사례를 집계해 100대당 불만 건수를 점수로 나타냈다.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 만족도가 높다. 지난해 기아차가 1위, 테슬라가 꼴지를 차지했다.

J.D. 파워 2020 신차품질조사
J.D. 파워 2020 신차품질조사

 

테슬라는 J.D.파워의 신차 품질 기준인 미국내 50개주 소비자들로부터 차량정보에 받을 수 없었다. 그 결과 비공식으로 35개주의 소비자데이터를 선별,데이터가 부족한 15개주의 결과를 예측하는 편법(?)을 동원했다. 그 결과 100대의 차량 당 무려 250건의 소비자불만이 발생했다. 한 차량당 2.5개의 결함이 있는 셈이다. 자동차 해부 전문가인 샌디 먼로는 테슬라 모델3에 대해 “1990년대 기아차에서나 볼 수 있는 결함이 있다"며 비판했다. 그는 외부 패널과 페인트 작업 사이에 나타나는 문제점 등을 지적하며 “어떻게 이게 출시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J.D.파워의 데이브 서젠트 자동차 품질담당 부사장은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와 달리 테슬라는 도어, 페인트 및 패널의 외관 품질에 대한 불만이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차품질조사 최하위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테슬라는 사용자 만족도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테슬라 로고
테슬라 로고

 

지난 8일(한국 기준) 미국 비영리 소비자조사기관 컨슈머 리포트(Customer Reports,CR)에 따르면, 테슬라는 고객 만족도 조사(Owner satisfaction survey)에서 27개 자동차 브랜드 중 평점 100점 만점에 88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링컨, 3위는 트럭 전용 브랜드 Ram이 차지했다.테슬라는 타사 전기자동차보다 더 많은 결함 문제를 안고 있었지만 과거에도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매우 좋은 성과를 거뒀다.

실제 테슬라 오너들은 신차 인수시에 풍절음, 단차 문제, 저품질 도장 등 기본적인 품질 문제를 많이 지적하곤 한다. 그러나 인수 후 실제 사용하면 180도 달라진다. 실제 차량 주행 시 느끼는 만족도가 매우 높아 초기품질 문제가 크게 신경쓰이지 않는다고 답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테슬라 소유주들은 주행성능에서의 빠른 가속, 민첩한 핸들링, 그리고 편안함, 순수 전기 드라이브를 장점으로 꼽았다. 이 때문에 라인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품질 문제인 도어(모델X)와 부적절하게 적용된 페인트(모델Y)를 참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테슬라는 보증 기간이 길어 일반적인 수리비를 크게 지불하지 않는 다는 점도 만족도를 높인 원인이라는 것.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소프트웨어’에 있다. 무엇보다도 기존 자동차업체들이 보여주지 못한 테슬라 특유의 오토파일럿(자율주행 서비스), OTA(ON-THE-AIR, 무선 업데이트) 등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테슬라 CEO(최고 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이다. 일반적인 자동차 업체들의 경우 신기술 도입시 수 만번의 테스트를 거쳐 안전성이 입증된 후에야 차기 모델로 출시하는 것에 익숙한데 비해 테슬라는 이와 반대다. 신기술이 나오면 어느 정도 문제가 있더라도 일단 먼저 출시하고, 차량 소유주들의 피드백을 반영하여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하는 완전히 새로운 차량 개발 및 출시 형태를 선보인다. 그리고 이는 소프트웨어 산업과 매우 유사하다. 게임에서의 초기 베타 버전을 출시하고 계속해서 오류를 점검하는 방식을 생각하면 쉽다.

테슬라 차량 내부 사진
테슬라 차량 내부 사진

 

어떤 소프트웨어도 1.0버전부터 완전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을 추가하고, 오류는 수정하게 된다. 테슬라는 이미 버전 10.0을 넘어가고 있다. 테슬라의 전기차는 소유자에게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고, 컨텐츠를 소비하는 매개체가 된다. 차량 가운데에 있는 큰 화면을 이용하여 영화관이 되기도 하고, 게임장이 되기도 한다. 처음 눈에 들어오던 초기 결함보다는 차량이 주는 전반적인 만족감이 테슬라 오너들의 자부심을 세워준다.

테슬라의 OS를 탑재한 차량은 단순히 ‘자동차’의 개념을 벗어난 것이다. 다른 자동차 브랜드보다 테슬라가 앞서있는 이유이다.

강승옥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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