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주행거리의 열쇠..공기저항계수 cd의 함정
전기차 주행거리의 열쇠..공기저항계수 cd의 함정
  • 김현지 에디터
  • 승인 2021.02.26 09:00
  • 조회수 6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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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의 전비(전기차의 연비) 향상 기술을 확보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기술의 핵심은 공기역학 기술이다.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은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짧은 주행거리이다. 따라서 전기차 업체들은 공기역학기술(Aero dynamics)을 통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해 전비 향상과 더불어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주행 중 차량이 공기 저항을 많이 받을수록 배터리 사용량이 커지면서 전비가 악화된다. 공기역학기술을 통해 이러한 단점을 효과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공기역학은 연비 뿐 아니라 동력 성능, 고속 주행 안정성, 소음 등 차량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공기저항은 공기저항계수(Cd: Coefficient of Drag)로 나타낸다. Cd 값이 낮을수록 공기 저항을 덜 받는 것을 의미한다. 아래 표를 보면 형태에 따라 공기저항계수 Cd값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차량 디자인 시 차체를 공기가 매끄럽게 흐르도록 공기역학에 유리하면서도 동시에 실내 공간을 확보하는 게 핵심이다.

 

테슬라 모델3

0.23

테슬라 모델S

0.24

아이오닉 일렉트릭

0.24

토요타 프리우스

0.25

BMW I8

0.26

기아 니로

0.28

현대 코나 일렉트릭

0.29

GM 볼트

0.30

기아 쏘울

0.35

 

위 표는 국내 시판되는 전기차의 공기 저항 계수를 정리한 표다. 공기 저항계수가 10% 낮아지면 연비는 2% 정도 좋아지고 전기차 주행거리는 5%씩 늘어난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일반적으로 공기 저항계수가 0.01Cd씩 낮아지면 40kg씩 가벼워지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가장 좋은 Cd값을 가진 테슬라 모델 3와 현대 코나 일렉트릭 Cd값 차이는 0.06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로 비교해보면 모델 3에 비해 코나 일렉트릭은 26% 가량 Cd값이 높다. 디자인 차이로 약 5% 정도 코나 일렉트릭이 모델 3보다 전비가 나빠진다는 얘기다. 특히 속도가 두 배로 증가하면 공기저항은 제곱으로 커진다. 이 차이는 고속으로 달릴 때 더 커진다. 고속에서 두 모델 간의 전비 차이는 약 25%로 벌어진다. 공차 중량이나 타이어 편평비, 폭 등을 고려하지 않고 같은 조건일 때 디자인에 따른 항력 값을 단순히 비교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값만으로 두 차량의 전비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전기차 업체들이 0.01Cd라도 항력 계수를 낮추기 위해 사활을 거는 이유임을 알 수 있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전기차들은 일반적으로 비슷한 물방울 형상을 따른다. 차량 전면은 자연스런 공기 흐름을 위해 날카로운 모서리를 없애 부드러운 곡선으로 구성한다. 엔진 냉각이 필요 없으므로 전면 그릴 부분은 닫혀 있는 대신 부드럽고 둥근 모양으로 그릴 부분을 다듬어 기류가 차체 하부로 신속히 이동하게 폐쇄형 그릴로 만든다. 후면은 전면과 다소 다른 디자인이다. 범퍼와 리어램프 디자인은 직각 혹은 각진 형태로 만들어 차량 주변에 공기 소용돌이가 발생하지 않거나 그 규모를 줄이도록 했다. 언더바디는 가능한 한 평평하게 해 공기를 부드럽고 빠르게 뒤쪽으로 이동시킨다. 또한 사이드 미러를 없애고 대신 소형 카메라를 장착하여 공기저항을 줄이기도 한다.

 

 

전반적 차체 디자인 뿐 아니라 휠 아치 및 휠도 공기 역학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휠 내부로 공기가 유입되며 생성된 난기류가 측면으로 빠져나가며 주행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대부분 전기차 휠은 캡을 장착해 내부 브레이크가 안 보이는 형태이다. 차가 고속 주행을 하게 되면 휠 사이로 공기가 흘러가며 저항을 일으킨다. 캡을 씌우면 공기가 들어가지 못하고 표면으로 공기가 흘러가 저항을 줄일 수 있다. 단점은 난기류 발생은 줄지만 브레이크가 빨리 가열될 수 있다.

이 점을 해결하기 위해 아우디는 액티브 능동 휠커튼(active shutters)을 개발했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속 주행 시에는 능동적으로 ecu에서 휠 커튼을 닫고, 브레이크 냉각이 필요한 시점에서는 자동으로 셔터를 열어주어 냉각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BMW, 포드, 현대차는 휠 난기류 해결을 위해 휠 모양 뿐 아니라 앞 범퍼에 에어 커튼을 이용한다. 이 기술은 앞바퀴 휠 쪽에 에어 덕트(공기를 유도하는 파이프)의 일종인 에어브리더를 장착한다. 차량 좌우 범퍼 끝 부분에 공간을 만들어 공기가 아예 휠 하우스로 들어와 바깥으로 나가게 한다. 공기가 휠 전체를 여백 없이 감싸면서 난기류를 최대한 잡아주므로 저항을 줄여준다.

전기차 고유 특성인 배터리로 인해 무거워진 차체, 짧은 주행거리를 상쇄하기 위해 전기차 업체들은 막대한 돈을 들여 풍동(Wind Tunnel) 같은 고가의 연구시설을 갖추고 신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차는 무려 300여 차례에 걸쳐 위치와 모양 등을 달리해 풍동 실험을 진행한다. 조금이라도 더 효율을 끌어올려 주행거리를 늘리려는 시도들이 모여 전기차가 내연기관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는 시기를 앞당길 것이다.

김현지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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