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E-GMP에 배터리 공급할 세계 1위 중국업체 어디?
현대차 E-GMP에 배터리 공급할 세계 1위 중국업체 어디?
  • 강승옥 에디터
  • 승인 2021.03.01 09:00
  • 조회수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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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 거침없는 성장 그리고 배터리 세계 1위의 비결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2023년 이후 출시할 전기차 플랫폼 E-GMP에 들어가는 3차 배터리 공급사로 중국 CATL과 SK이노베이션을 선정했다.

 

E-GMP 플랫폼 / 출처 : 현대차그룹
E-GMP 플랫폼 / 출처 : 현대차그룹

 

이번 3차 물량까지 현대차 E-GMP 전용 전기차 배터리는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 CATL 3파전이었다. CATL이 현대차그룹 E-GMP 기반의 전기차 배터리 납품을 따는 것은 16조원 규모의 2차(아이오닉6 등) 물량을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 수주한데 이어 두 번째다.

중국 CATL은 이번에 발주된 3개 차종 가운데 2개 차종의 배터리를, SK이노베이션은 1개 차종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세계 1위 CATL이 더이상 중국 내수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 전기차 수주까지 따내며 배터리 강국 한국을 위협한다. 더구나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유럽 진출도 앞두고 있다.

CATL은 올해 독일 에르푸르트 공장에서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다. 이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는 BMW와 폭스바겐 전기차에 탑재된다. 독일은 CATL의 첫 해외 공장이다.

CATL은 인도네시아에도 무려 51억 달러(약 5조6천억원)를 투입해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세운다. 미국, 일본 등에도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유럽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한국 기업에게는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중국 텃밭 지키기도 적극적이다. CATL은 최근 두달간 약 12조원의 대규모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CATL은 지난해 12월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능력을 키우겠다고 390억 위안(약 6조6400억 원)을 투입한데 이어 1월에는 중국 푸젠성, 쓰촨성, 장쑤성 등에 390억 위안(약 6조64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CATL 로고
CATL 로고

CATL 연료전지 생산능력은 2020년 기준 109GWH이다. 2023년까지 336GWH로 3배 이상 확충할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판도를 바꿔놓은 것은 테슬라 영향이 압도적이었다. EV세일즈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기차 49만대를 판매하며 20% 넘는 점유율을 차지했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선 ‘큰손’인 테슬라는 지난해 미국 외 지역에서 전기차를 첫 제조했을 뿐 아니라 파나소닉 외 다른 제조사로 공급처를 넓혔다.

중국 상하이에서 만들어지는 ‘모델3’에는 연초 LG에너지솔루션이 만든 NCM811(니켈 80%·코발트 10%·망간 10%)의 소형 원통형 배터리가, 4분기부터는 CATL이 생산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각각 투입됐다. 다만 NCM 기반 배터리가 LFP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고 무게가 더 가벼워 효율이 좋다.
 

배터리 업계 전문가들은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전체 배터리 20%가량을 테슬라 모델3에 공급하면서 1위 자리로 오를 수 있었고, 모델3에 배터리 공급을 개시한 CATL도 세 번째로 큰 배터리 제조사로 컸다”며 “테슬라의 지배력이 점점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시장은 어차피 중국 CATL이 1등이라는 논리가 걱정이다. 중국 소식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CATL은 중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약 5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데, 차별적인 보조금 정책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인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계속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ATL 창업자 쩡위췬 / 출처 : https://www.gg-lb.com/asdisp2-65b095fb-26328--2-.html
CATL 창업자 쩡위췬 / 출처 : https://www.gg-lb.com/asdisp2-65b095fb-26328--2-.html

 

수년 전만 해도 CATL 배터리 기술은 한국이나 일본과 비교하면 뒤지는 수준이었다. 다른 중국 배터리 업체도 마찬가지였다. 전기차 원가의 40~50%를 차지하는 배터리 핵심은 가격과 에너지 밀도, 안전성이다. 중국은 배터리 시장의 대세인 리튬이온 배터리 대신 상대적으로 만들기 쉬운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주로 생산했다. 한국·일본의 배터리 생산 원가는 Wh당 1.8위안(약 301원)인데 중국은 2위안이었다. 기술력도 가격도 경쟁이 안 됐다. CATL의 2014년 배터리 생산량은 0.3 GWh(기가와트시), 세계 시장 점유율은 2.1%로 10위권 밖이었다.

예전에는 중국산 배터리의 장점이 저렴하다는 것 뿐이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기술력까지 갖추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폭스바겐, GM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중국으로부터 전기차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배터리업체 CATL, 열관리 부품업체 저장싼화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테슬라가 최근 모델3 가격을 인하하면서 CATL 배터리를 탑재한 것은 CATL이 가격 변동성이 큰 코발트 대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는 한 언론에서 "국내 모 업체가 CATL의 배터리를 뜯어보니 한국에서는 아직 시도조차 안 된 소재를 양산품에 쓰고 있더라"면서 "이미 혁신 기업으로 변모했고 세계적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CATL은 중국 정부의 전기차 육성·보조금 지원 정책과 함께 자국 산업 보호 정책으로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중국 정부는 2016년 말부터 지금까지 중국 업체가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하지 않은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국 배터리 업체를 일방적으로 지원해왔다. 세계 전기차 시장 40%를 차지하는 중국의 탄탄한 내수가 중국 배터리 업체의 든든한 밑거름이 된 셈이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기존의 것을 뒤흔드는 ‘혁신’을 두려워한다면 뒤쳐질 수 밖에 없다. 실패를 도약삼아 전진하고 ‘혁신을 적극 지원하는 중국 정부가 있어 CATL의 글로벌 성장세가 무시무시하게 다가온다.

강승옥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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