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풍요로움과 감성의 자연흡기 스포츠카…렉서스 LC500 컨버터블
[시승기]풍요로움과 감성의 자연흡기 스포츠카…렉서스 LC500 컨버터블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1.07.1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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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렉서스 LC 500 컨버터블

도로를 돌아다니는 차량은 저마다의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유 없는 탄생은 없다. 넓은 적재공간, 풍부한 편의장비 등의 실용성이나 하이브리드와 같은 친환경 파워트레인의 효율성 등이 대표적이다. LC500 컨버터블은 쉽게 정의를 내리기 어렵다. LC500 컨버터블은 렉서스가 추구하는 럭셔리와 스포츠를 모두 갖춘 양날의 검과 같다. 달릴 땐 화끈하게 밀어붙이지만 일순간에 유유자적 달리는 럭셔리 세단으로 변신할 수 있다.

LC500 컨버터블은 해가 쨍쟁 내리쬐는 캘리포니아(가본 적은 없지만 어울릴 것 같다)의 해변가를 유유자적 달려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외모다. 납작하게 깔린 차체와 유독 번쩍이는 21인치 크롬 휠 이제는 익숙해진 렉서스의 스핀들 그릴과 뾰족한 헤드램프까지 어느 것 하나 평범하지 않다.

길다란 도어를 열면 고급 소재로 마감된 실내가 운전자를 반긴다. 전체적인 구성은 렉서스 세단과 거의 비슷하다. 특별함은 떨어지지만 바닥에 딱 붙어있는 시트에 앉으면 생각이 바뀐다. 게다가 직경이 작은 스티어링휠을 손에 쥐면 당장이라도 달려야 한다는 욕구가 가슴은 깊은 곳부터 치솟는다. 스티어링휠 뒤에서 존재감을 뽐내는 마그네슘 패들시프트는 촉감부터 남다르다. 센터페시아는 전투기의 콕핏에 앉은 듯 운전자를 세심하게 감싼다. 시트에서 등을 떼지 않아도 팔만 뻗으면 모든조작이 가능하다. 다만,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터치를 지원하지 않는다. 변속기 뒷 편에 위치한 터치 패드를 통해야 한다. 운전 중 통풍 시트를 끄려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운전에만 집중하라는 렉서스의 세심한 배려인가(?)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혼용한 계기반에는 약간의 재미가 더해졌다. 스티어링휠 왼편에 위치한 버튼을 누르면 가운데 위치한 은색 링이 오른편으로 이동하며 더 많은 정보를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렉서스 답지 않게 반응한다. '우르릉' 거센 엔진소리와 함께 보닛 안에 잠자던 맹수가 깨어난다. 럭셔리한 외모와 다른 우렁찬 시동음이 주차장을 울린다. V8 5.0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 변속기의 조합은 최고출력 477마력, 최대토크 55.1kg.m의 힘을 발휘한다. 해외에서는 자연흡기 엔진을 터보로 튜닝해 600마력 넘는 괴물로 만든 경우도 있다. 터보 엔진에 비하면 출력이나 토크가 높지 않다. 다만, 감성 하나만 놓고 보면 남부럽지 않다. 7천rpm 넘어까지 회전하는 엔진은 속도를 높일수록 발톱을 드러낸다. 예상 외로 부드러운 승차감에 사뭇 놀란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면 ES와 유사하다. 도로의 굴곡을 유연하게 처리한다.

컨버터블 모델임에도 실내는 정숙하기 그지없다. 4겹의 소프트 톱을 적용해 풍절음을 잡았다. 100km/h를 넘어가면 대화가 불가능 할 것이라는 생각은 기우였다. 더 놀라운 점은 톱을 개방했을 때다. 실내로 바람이 거의 들이치지 않는다. 머리카락만 살랑거리며 휘날릴 뿐이다. 10단 자동 변속기의 매칭도 무시할 수 없다. 고속 크루징에서 rpm을 최대한 낮게 쓴다. 100km/h에서 대략 1200~1300rpm 정도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이탈 방지까지 챙겨 장거리 주행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에코, 컴포트, 노말, 커스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스노우 등 총 7가지의 주행모드 중 가장 다이내믹한 스포츠 플러스를 선택했다. 계기반의 그래픽이 바뀌며 단수를 내린다. 한층 묵직해진 스티어링휠과 탄탄해진 하체는 운전자를 보조한다. 가속 페달을 깊숙하게 밟으면 중저음의 배기음이 운전자를 자극한다. 백미는 다운 시프트, 빠르게 달리지 않아도 충분히 감성적이다. LC 목소리의 비결은 사운드제너레이터에 있다. 가속 상황에 따라 배기음을 매만진다. 그렇다고 인위적이진 않다. 고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의 매력을 아는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조율이 잘 된 스티어링휠은 고갯길을 달릴 때 운전자에게 자신감을 준다. 뒷바퀴가 슬금슬금 미끄러지는 상황에서도 저중심 설계된 차체가 안정감을 더한다. 앞 뒤 무게 배분은 거의 50:50에 가깝다. 후륜구동임에도 안정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무거운 소프트 톱을 얹은 것을 만회라도 하려는 듯 뼈대를 보강해 강성을 확보했다. 소프트톱만큼의 무게를 덜어내기 위해 알루미늄, 탄소섬유, 마그네슘 등의 경량 소재를 차체 이곳 저곳에 적용했다.

LC 컨버터블의 진가는 소프트톱을 열고 자연과 맞닿았을 때 배가 된다. 소프트톱은 50km/h 이하에서 15초 만에 열린다. 톱을 열고 달리면 종종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가령, 버스와 나란히 달리는 상황에서 버스 안 승객들의 시선을 받는다거나,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유용하다.

LC 컨버터블은 안락함과 정숙성에 스포츠성까지 더해졌다. 눈으로 보이고 손으로 만져지는 모든 곳에서 고급스러움이 묻어 있다. 그랜드 투어링이라는 장르에 딱 들어 맞는다. 넉넉한 출력과 럭셔리한 실내, 부족함 없는 편의 안전 장비까지 모든 면에서 풍요롭다. 가격은 1억7800만원 단일 트림이다.

한 줄 평

장점 : 우렁찬 자연흡기 엔진 소리와 럭셔리한 소재..역시 렉서스

단점 : 변화의 폭이 적은 전자제어 서스펜션…도대체 터치 기능은 왜 뺀거야

렉서스 LC500 컨버터블

엔진

V8 5.0L 자연흡기 가솔린

변속기

10단 자동

구동방식

후륜구동

전장

4760mm

전폭

1920mm

전고

1350mm

휠베이스

2870mm

공차중량

2060kg

최고출력

477마력

최대토크

55.1kg.m

복합연비

7.5km/L

시승차 가격

1억7800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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