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돋보이는 특별함..흔치 않은 푸조 e-2008 SUV 매력
[시승기] 돋보이는 특별함..흔치 않은 푸조 e-2008 SUV 매력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1.08.01 09:00
  • 조회수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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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e-2008 SUV
푸조 e-2008 SUV

도로에서 이목을 끄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값비싼 슈퍼카를 타거나 수천만원을 들여 남과 다른 튜닝을 하는 법이다. 저렴하게 이목을 끄는 방법 중 하나는 흔히 도로에서 볼 수 없는 차를 타는 것이다.

전기차 시장의 이단아가 나타났다. 남들과는 다른 명확한 지향점이 있다. 공기역학을 위해 일부러 앞 코를 뭉개지 않았다. 대신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얼굴을 빚었다. 수 많은 차량이 오가는 도심에서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주행거리가 길지도 그렇다고 폭발적인 가속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대신 합리적인 가격과 매혹적인 디자인을 갖췄다. 푸조 e-2008 SUV가 주인공이다.

바야흐로 전기차 전성시대다. 해가 갈수록 증가하는 판매량은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열렸음을 알린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저마다 새로운 전기차를 선보인다. 전기차 태동기에 나온 초기 모델들은 앞 코가 뭉툭한 것이 특징이다. 공기역학을 최대한 끌어 올리기 위해서다. 바람의 영향을 최대한 덜 받아야 주행거리가 길어진다. 최근에는 각자의 개성을 뽐내는 모델도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행거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푸조 e-2008은 확실히 다르다. 내연기관 모델과 디자인이 거의 동일하다. 주행거리를 높이기 위해 괴상한 디자인 휠이나 그릴을 억지로 달지 않았다. 폼에 살고 폼에 죽는 프랑스 고유의 피가 흐르기 때문일까. 전면은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주간주행등이 자리한다. 그릴은 차체와 동일한 색상으로 마감한 그릴이 위치한다. 푸조의 라이언 앰블럼은 보는 각도에 따라 초록 혹은 푸른 빛이 감돈다. 멀리서 보면 개구쟁이처럼 보이다가도 가까이 다가서면 매서운 눈빛으로 먹이감을 노리는 맹수와 같은 느낌도 풍긴다. 17인치 휠을 감싸는 휠하우스는 무광 검정 패널을 덧대 SUV다운 면모를 자랑한다. 시승차량은 GT라인이다. 검정색 사이드미러가 적용됐다. 일반 모델에 비해 좀 더 스포티함을 강조하기 위한 디테일이다. 주간주행등이 사자의 송곳니라면 테일램프는 사자의 발톱이다. 전면만큼 화려한 디테일은 없다. 간단명료하다. 대신 테일램프가 입체적이다. 멋을 부렸지만 과하지 않다.

푸조를 처음 탄다면 도어를 열자마자 당황할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아방가르드다. 위아래가 뚝 잘려나간 형상의 스티어링휠(더블 플랫 스티어링휠)과 높은 위치에 자리잡은 3D 디지털 계기반, 기어레버가 맞나 싶은 독특한 형상의 변속기와 마지막으로 전투기의 토글이 떠오르는 중앙 버튼까지 어느 것 하나 특별하지 않은 것이 없다. 당황스럽지만 모든 구성이 멋을 위한 것은 아니다. 쓰임새까지 고려, 실사용자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먼저 스티어링휠은 직경이 작아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약간만 돌려도 차가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높은 위치에 자리잡은 3D계기반은 전방 시야를 유지한 채로 각종 정보를 읽을 수 있다. 또 3D로 정보를 나타내 운전자가 0.5초 가량 정보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토글 스위치는 위에서 아래로 누르는 방식으로 직관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버튼을 눌렀을 때 확실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센터페시아 모니터의 크기는 7인치로 다소 작다. 다만, 내비게이션,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 등 필요한 장비는 모두 갖추고 있다. 이 외에 8가지 색상 선택이 가능한 앰비언트 라이트, 프레임리스 룸미러 등이 고급감을 더한다.

2열은 소형 SUV답게 크지 않지만 성인 2명은 넉넉하다. 트렁크는 기본 434L를 제공한다. 2열을 폴딩하면 최대 1467L까지 확장돼 부피가 큰 짐을 실을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차체 바닥에 부피가 큰 배터리를 담았음에도 내연기관 모델과 용량이 같은 점이다.

푸조 e-2008에는 차세대 플랫폼 CMP가 적용됐다. 가솔린,디젤 같은 내연기관 뿐 아니라 전기차 공용으로 사용한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라 아니라고 실망하긴 이르다. CMP 플랫폼은 사실 전기차 전용에 가깝다. 차체 바닥에 배터리 공간을 마련했다. 내연기관 모델을 베이스로 전기차를 만든 차량을 타보면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높은 시트고를 e-2008에선 느낄 수 없는 이유다. 디젤 모델이나 순수전기차 버전이나 실내 공간은 동일하다. 신규 플랫폼은 다양한 소재를 적용해 무게는 30kg 덜어내고 강성은 높였다.

몸을 감싸는 하프레더 시트에 앉아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다. 50kWh 용량의 배터리와 전륜에 묶인 하나의 전기 모터가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26.5kg.m를 발휘한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수치다. 내연기관이라면 그저 그런 파워트레인 중 하나겠지만 전기차라면 말이 다르다. 가속 페달을 밟자 마자 온 힘을 쏟아내는 전기모터의 가속력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봤다면 충분한 출력이라는 것을 단 번에 알 수 있다. 특히출발이 잦은 도심에서 매우 편리하다. 그렇다면 주행거리는 어떨까. e-2008은 환경부 인증으로 1회 완전충전으로 237km를 달릴 수 있다. 이는 수치일 뿐 실제 주행에서는 훨씬 긴 거리가 가능하다. 약 85% 충전한 상태에서 300km 이상도 에어컨을 키고 손쉽게 나온다. 아주 추운 겨울만 아니라면 가능한 수치다.

예상 외의 재미는 와인딩에서 찾을 수 있다. SUV지만 낮은 시트 포지션이 매력이다. 더불어 더블 플랫 스티어링휠은 지름이 작고 운전자의 몸과 가까워 작은 움직임에도 섬세한 핸들링이 가능하다. 안락하지만 탄탄한 느낌의 서스펜션도 일품이다. 소형 SUV라는 세그먼트에 맞지 않는 부드러움 승차감과 어느 정도 스포티한 드라이빙까지 모두 포용한다.

운전자 주행보조 장비도 빵빵하다. 앞 차와의 간격을 맞춰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의 조합이 좋다. 막히는 간선도로나 장거리 주행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 외에 액티브 블라인드 스파 모니터링 시스템, 오토 하이빔 어시스트 등도 적용된다.

푸조 e-2008 또다른 매력은 합리적인 가격이다. 알뤼르 4640만원, GT라인 4940만원이다. 서울시 기준 국고보조금 605만원과 서울시 보조금 302만원을 받으면 3천만원대 중반부터 손에 넣을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자체 할인이 더해진다. 최근 출시되는 전기차들의 가격이 보조금을 받아도 4천만원 전후인 점을 감안하면 가성비가 돋보인다. 특히 출고 대기 없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소진되기 전 바로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남들과 다른 특별한 세컨카를 찾는 이들에게 이만한 선택지는 없어 보인다.

한 줄 평

장점 : 남들과 다른 특별함이 돋보인다…대기없이 받을 수 있다

단점 : 서류상 주행거리가 300km에 근접했어도 더 잘 팔릴 텐데…

푸조 e-2008 SUV GT라인

배터리

50kWh

전장

4,300mm

전폭

1,770mm

전고

1,550mm

축거

2,605mm

공차중량

1,625kg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26.5kg.m

완충 시 최대주행거리

237km

시승차 가격

4940만원(서울시 기준 4033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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