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4천만원대 벤츠 SUV 전기차..합리적 '삼각별' EQA
[시승기]4천만원대 벤츠 SUV 전기차..합리적 '삼각별' EQA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1.08.19 09:00
  • 조회수 7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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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EQA
메르세데스-벤츠 EQA

5천만원대 초반에 메르세데스-벤츠 엠블럼을 단 SUV 전기차를 살 수 있다면 누구라도 탐 낼 만하지 않을까. 내연기관 GLA 플랫폼을 그대로 계승한 EQA는 과연 살만한 가치가 충분할까. 정답은 역시나 벤츠다.

EQA는 탄탄한 브랜드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자동차에 관심이 없는 이도 ‘삼각별’ 마크는 동경의 대상이다. 럭셔리 자동차 역사를 주도한 브랜드다. 여기에 5990만원이라는 경쟁력있는 가격표를 붙이고 나왔다. 6천만원을 넘지 않아 보조금을 전액 지원을 받는다. 서울시 기준 5218만원(국고보조금 618만원, 서울시 보조금 154만원)이 실 구매가다. 여기에 딜러의 프로모션까지 더해진다면 4천만원대도 가능하지 않을까. 문제는 인기 폭발에 물량이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엇비슷한 가격대의 모델3 롱레인지보다 매력이 있을까?

EQA는 GLA와 뼈대를 공유한다. 보닛 안에는 내연기관을 덜어내고 전기모터를 심었다. 차체 바닥에는 66.5kWh 용량의 배터리가 깔려있다. 이런 이유로 2열에 앉으면 다소 떠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완전 충전 시 주행거리는 306km다. 비슷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한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는 486km, 현대차 아이오닉5 롱레인지는 429km를 달릴 수 있다. 공인 전비와 달리 실주행에선 이야기가 다르다. EQA는 400km 이상은 너끈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실제 시승을 확인해봤다.

GLA 차체지만 겉모습은 완전히 다르다. 전면에선 EQC 냄새가 솔솔 풍긴다. 그릴과 하나로 엮은 헤드램프는 EQC를 떠오르게 한다. 헤드램프 상단부터 그릴 상단까지 한 줄로 쭉 그려낸 주간주행등은 미래지향적이다. 측면은 GLA와 동일하다. 공기역학을 높이기 위해 적용한 휠만 다를 뿐이다. 후면 역시 전면과 마찬가지로 좌우 테일램프를 한 줄로 그었다. 전면과 일체감을 높이는 요소다.

실내는 기존 벤츠와 큰 차이가 없다. 10.25인치 계기반과 센터 디스플레이를 나란히 배치했다. 마치 하나의 디스플레이처럼 보인다. 대부분의 기능은 동일하지만 순수 전기차답게 에너지 흐름이나 충전량을 확인 할 수 있도록 ‘EQ’ 메뉴를 새롭게 추가했다. 또 전기차 전용 내비게이션을 적용, 경로상 가까운 충전소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기본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무선충전 패드, 공기 청정 패키지도 기본이다. 옵션에 따라 파노라마 선루프, 나파가죽 다기능 스티어링휠, 부메스터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1열 통풍 시트 등이 차등으로 적용된다. 수입 소형 SUV라는 점을 감안하면 편의장비 구성은 나무랄 곳이 없다. 특히 화려하게 실내를 수놓는 앰비언트 라이트는 눈을 사로잡는다. 다양한 선택지 중 취향에 맞는 색을 선택할 수 있다.

2열 공간은 내연기관 플랫폼을 활용해 만든 전기차의 단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1열보다 시트가 아래에 있다. 바닥이 전체적으로 위로 솟아 있어 2열에 앉았을 때 허벅지가 뜬다. 다만, 시트를 낮게 배치한 만큼 머리 공간은 여유가 있다. 무릎 공간도 생각보다 부족하지 않다. 센터 터널의 높이도 낮아 전체적인 거주성이 나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2열 승객을 위한 별도의 송풍구, USB 충전 포트, 센터 암레스트에 마련한 컵홀더까지 필수적인 장비는 꼼꼼하게 챙겼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340L다. 트렁크 바닥에 약간의 공간은 있지만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 대신 부피가 큰 짐을 싣는다면 2열 시트를 폴딩하면 된다. 이 때 공간은 1320L까지 확장된다.

EQA의 공차중량은 1985kg로 배터리 무게로 인해 육중한 몸무게다.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38.2kg.m를 내는 전기모터가 전륜에만 위치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벤츠의 내연기관 만들기 실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차급을 뛰어넘는 안락함과 정숙성, 여기에 배터리 무게로 인한 안정감이 느껴진다. 아래로 깔린 무게 중심이 코너에서도 빛을 발한다. 코너 안쪽을 파고드는 회두성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전체적인 안정감은 상당한 편이다. 승차감이 기존 GLA보다 훨씬 부드럽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8.9초가 소요된다. 폭발적인 가속력은 아니다. 최고속도 역시 160km/h로 제한된다. 다만, 일순간 모든 힘을 쏟아내는 전기모터 특성 덕에 비슷한 출력을 내는 내연기관보다 펀치감은 충분하다. 에코, 노말, 스포츠, 인디비주얼 중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가속 페달의 반응이 한층 민감해진다. 금방이라도 튀어나갈 듯 차체가 움찔거린다.

스티어링 휠 뒷 편에 마련한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회생제동량을 설정하는 것도 새로운 재미다. 가장 강력하게 회생제동이 개입하는 D-부터 회생제동의 개입이 아예 없는 D+까지 설정할 수 있다. D-로 설정하면 시속 10km 까지는 가속 페달로만 주행이 가능하다. 10km/h 이하에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정차해야 한다. 패들 시프트를 계속 당기면 D auto 설정이 가능하다. 이 때는 레이더 데이터를 바탕으로 앞 차와의 거리를 계산해 자동으로 회생제동의 양을 설정한다. 앞 차와의 거리가 충분하면 회생제동을 약하게 걸고, 간격이 줄면 회생 제동이 강하게 개입한다. 회생 제동의 변화가 시시각각 느껴진다. 내리막을 달릴 땐 마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작동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운전자 주행 보조 장비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방지, 사각지대 어시스트, 충돌 회피조향 어시스트 등이 적용되어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세심하게 조절돼 장거리 주행의 피로도를 낮춘다. 다만, 차선 이탈 방지 어시스트 개입은 다소 이질감이 느껴진다. 차선을 이탈한 쪽 바퀴에 브레이크를 강하게 건다. 운전을 하는 도중 깜작 놀라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1박 2일의 시승 간 300km 이상을 주행했다. kWh당 6km의 전비를 기록했다. 그것도 포천 레이스웨이 서킷에서 몰아 붙였는데도 말이다. 차량 반납 전 계기반 상 남은 주행거리는 대략 90km 남짓, 공인 주행거리보다 100km 정도 더 주행 할 수 있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1회 완전 충전으로 400km 이상 주행했다는 동호회 오너의 글에 수긍이 간다.

EQA는 5천만원대 초반에 구입할 수 있는 벤츠 전기차로 입소문을 타 물량이 부족하다. 2년전 국내 처음 출시한 전기차 EQC가 1억원이라는 비싼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았다면 EQA는 다르다. 합리적인 가격과 오랜 기간 자동차를 만들며 축적된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도심 주행을 위주로 하고 때때로 장거리 주행을 한다면 EQA는 레저와 출퇴근을 아우르는 패밀리카로 충분하다.

한 줄 평

장점 : 합리적 가격의 벤츠..주행 안정감과 승차감이 너무 좋다

단점 : 차선 이탈 방지가 너무 과격해…

메르세데스-벤츠 EQA

모터방식

영구자석식 듀얼모터

배터리

리튬이온 66.5kWh

전장

4465mm

전폭

1835mm

전고

1625mm

축거

2729mm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38.2kg.m

완충 시 최대주행거리

306km

시승차 가격

5990만원

 

 

 

 

 

 

 

 

 

 

 

 

남현수 에디터 hs.nam@cagr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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