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첨단 전기차 이질감을 없애다..고성능 기아 EV6 롱레인지
[시승기] 첨단 전기차 이질감을 없애다..고성능 기아 EV6 롱레인지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1.10.26 09:00
  • 조회수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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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ia EV6
The Kia EV6

EV6는 전동화 시대를 맞이하는 기아의 시금석이다. 이전까지 기아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디자인, 전동화 플랫폼, 신규 로고 등을 내세웠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와 동일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사용했지만 결이 다르다. 전반적으로 더 스포티하고, 달리기에 집중했다. 아울러 기존 내연기관과 거의 엇비슷한 인테리어와 UI를 사용해 전기차의 이질감을 없앴다. 아이오닉5가 전기차 플랫폼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넓은 공간과 미래형 디자인에 집중한 것과 다른 방향성이다. 내년 출시를 앞둔 EV6의 고성능 모델인 GT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3.5초만에 도달하는 무시무시한 동력성능을 자랑한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GT Line이다. 후륜구동에 롱레인지 트림으로 EV6 모델 중에 주행거리가 가장 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패키지나 BMW의 M스포츠 패키지, 아우디의 S Line과 같은 위치다. 적당한 동력 성능에 스포티한 외관 디자인으로 기본 모델과 차별화한다.  EV6는 어떤 개성으로 무장했을까.

The Kia EV6
The Kia EV6
The Kia EV6
The Kia EV6
The Kia EV6
The Kia EV6

외관은 기존 모델과 확실히 차별화했다. 반대로 말하면 기존 기아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찾아보기 어렵다. 전면유리 상단의 노치 디자인이나 전면의 인상을 좌우하던 호랑이 코 그릴은 사라지거나 희석됐다. 피터 슈라이어가 완성한 기아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새로운 디자인 수장 카림 하비브가 자신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결과다.

CUV를 지향하지만 세단 트렁크를 늘려 놓은 왜건에 가깝다. 전장 4695mm, 전폭 1890mm, 전고 1550mm, 휠베이스 2900mm다. 전장에 비해 휠베이스가 길고, 폭에 비해 높이가 낮다. 덕분에 차가 한껏 웅크린 채 앞으로 튀어나갈 것 같은 인상을 완성한다. 상대적으로 후면에 비해 전면 디자인이 아쉽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타이거노즈에서 진화한 타이거페이스를 적용했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커다란 헤드램프다. 방향지시등의 역할을 겸하는 LED 주간주행등과 헤드램프는 기아에서 보지 못했던 디자인이다. 공력 성능을 높이기 위한 매끈함과 스포티함을 부각시키기 위한 범퍼가 어우러진다. 클램쉘 스타일 후드도 참신하다.

측면은 쿠페스럽다. 아이오닉5보다 후면 유리가 누웠다. 매끈하게 이어지는 루프 라인과 도어 속으로 숨은 손잡이 등이 미래차라는 것을 암시한다. 아이오닉5에 적용했던 디지털 사이드미러가 EV6에는 없다. 일반적인 사이드미러지만 디자인이 독특하다.

GT Line답게 스포일러를 강하게 그려냈다. 테일램프 윗면을 활용한 방식으로 조화롭다. 입체감이 느껴지는 램프는 스포티지의 것과 유사하면서도 디테일 완성도는 EV6쪽이 낫다. 어색함을 참신함으로 바꿔내는데 성공했다.

The Kia EV6
The Kia EV6

새로움이 돋보이는 외관과 달리 실내는 기존 기아와 유사하다. 12.3인치 디스플레이 두 개를 엮어 곡선을 가미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는 K8과 스포티지에서 본 것과 동일하다. 다만, 조작감이 이전 기아 모델과 달리 더디다. 반응 속도가 느려 의도치 않게 두 번씩 터치하는 경우가 종종발생한다. 터치 방식으로 공조기와 미디어 조작부를 변경할 수 있는 것도 눈에 익숙하다. 내연기관과 차별화가 느껴졌던 아이오닉5에의 실내와 비교하면 참신함은 덜하다.

그나마 차별화를 꾀한 곳은 센터 콘솔 조작부. 다이얼 방식의 기어 노브는 동일하지만 주변의 구성을 새롭게 했다. 새로움이 항상 좋지는 않은 법. 열선 및 통풍 기능과 열선 스티어링휠 조작부를 터치로 구성했지만 공조기나 미디어를 조작할 때마다 팔목 혹은 손바닥과 접촉이 된다. 원하지 않게 열선 혹은 통풍 기능이 작동한다. 제대로 작동하려면 손목을 세워 벌을 서는 듯하게 조작해야 한다. 위치를 바꾸거나 물리 버튼을 배치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구성이다. 센터 콘솔 아래쪽을 깊숙하게 파 수납 공간을 마련한 점은 좋다. 최신차답게 USB타입 C와 A를 모두 배치했다. 다만,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 등은 USB 타입 A에서만 작동한다.

헤드업디스플레이는 AR 기능을 지원한다. 기존보다 더 큰 크기를 바탕으로 많은 정보를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가야할 길을 알려주는 점은 좋다. 길을 헤매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2-스포크 D컷 스티어링휠은 새롭다. 여기에 더해 기아의 신규 로고가 완성도를 높인다. 왼편에는 운전자 주행보조 장비를 조작하는 버튼이 있다. 반대편에는 미디어를 조작하는 버튼을 마련했다. 두께감이나 촉감은 평범한 수준이다.

The Kia EV6
The Kia EV6

2열은 아이오닉5에 비해 공간감이 떨어진다. 몇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먼저, 파노라마 선루프 부재다. EV6에는 최근에 찾아 보기 힘든 1열만 열리는 일반 사이즈의 선루프가 적용된다. 루프 디자인 등을 감안한 선택이겠지만 2열의 개방감을 저해하는 요소다. 2열 측면 유리도 다소 좁게 느껴진다. 아이오닉5에 비해 100mm 짧은 휠베이스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마냥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1열보다 2열 시트를 높게 배치해 전면 시야를 확보했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 공간이나 머리 공간이 부족하지 않다. 리클라이닝 기능을 활용해 더 편한 자세를 취할 수도 있다. 2열 승객을 위한 열선 시트나 송풍구도 별도로 마련했다. 다만, 측면 유리에 선쉐이드를 마련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The Kia EV6
The Kia EV6
 The Kia EV6
 The Kia EV6

트렁크 용량은 기본 520L, 2열 시트를 폴딩하면 최대 1300L까지 확장할 수 있다. 2열 시트를 폴딩하면 완전히 평평하지는 않지만 차박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공간이 완성된다. 후륜구동이라 보닛 안에 큼지막한 프렁크 공간을 활용할 수도 있다. 구동 방식에 따라 차이가 난다. RWD 드라이브는 52L, 앞 쪽에 전기모터가 추가되면 20L로 줄어든다.

본격 시승에 나섰다. 시승차는 후륜에만 전기모터가 장착되는 RWD 모델이다. 대신 배터리 용량이 77.4kWh로 큰 롱레인지 버전(20인치 휠)이다. 환경부 공인 1회 완전 충전으로 434km를 주행할 수 있다. 휠 크기를 19인치로 줄이고 빌트인캠을 제외할 경우 최대 주행가능거리가 475km까지 늘어난다. 통상 주행거리가 공인 전비보다 더 나온다.

롱레인지 RWD 버전의 최고출력은 229마력, 최대토크는 35.7kg.m다. 2.0L 가솔린 터보와 흡사한 출력이다. 초반부터 모든 출력이 쏟아져 나오는 만큼 가속력이 월등하다. 드라이브 모드는 총 4가지다. 에코, 노말, 스포츠, 스노우로 나뉜다. 드라이브 모드마다 출력의 차이가 느껴진다.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가속 페달의 민감도를 달리하는 내연기관과 달리 전기차인 만큼 애초에 모터의 출력을 제한하는 모습이다. 배터리 사용량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The Kia EV6
The Kia EV6

무거운 배터리가 차체 바닥에 깔려 있는어 고속 주행 안정감이 상당하다. 고속으로 주행을 하면 차체가 밑으로 촥 깔리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급가속이나 급가속 그리고 급 선회에서도 안정적이다. 롤과 피칭을 잘 잡아냈다. 특히나 코너에서 발군의 실력이다. 코너에서의 한계치가 높다. 단단하게 조인 서스펜션은 호불호가 나뉠 수 있다. 성향에 따라 너무 단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스티어링 휠 뒷 편에 마련한 패들 시프트를 통해 회생제동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 회생제동이 아예 개입하지 0단계부터 브레이크 조작없이 정차까지 할 수 있는 i-pedal까지 총 5단계로 세분화되어 있다.

정숙성은 전기차인지라 당연히 굿이다. 흡음 및 차음재를 넓은 범위에 적용해 외부 소음을 틀어 막았다. 빠른 속도로 주행해도 풍절음과 타이어 소음이 아득히 들려 온다. 흡사 고급 세단에 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꼼꼼하게 챙긴 운전자 주행 보조 장비도 매력. 앞 차와 간격을 맞춰 달리는 것은 물론 차선 중앙도 정확히 인식해 주행한다. 어디까지나 운전을 보조하는 수준이지만 운전자에게 여유를 준다. 덕분에 장거리 주행이나 막히는 길을 주행할 때 피로도가 크게 줄어든다.

The Kia EV6
The Kia EV6

EV6는 엄청난 혁신은 없다. 대신 내연기관 조작에 익숙한 사람이 이질감 없이 전기차를 타도록 콘셉트를 잡은 것에는 이견이 없다. 한국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편의안전장비를 듬뿍 심었다. 수긍할 수 있을 만큼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내연기관을 타다가 첫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EV6는 좋은 선택지다. 그만큼 내연기관과 이질감이 거의 없다. 주행질감을 제외하면…

한 줄 평

장점 : 내연기관을 타다가 넘어와도 조작 버튼에 이질감이 없다

단점 : 첨단과 혁신을 원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개방감이 떨어진다

The Kia EV6 롱레인지 GT-Line

모터방식

영구자석식 듀얼모터

배터리

리튬이온 77.4kWh

전장

4680mm

전폭

1880mm

전고

1550mm

축거

2900mm

공차중량

1945kg

최고출력

229마력

최대토크

35.7kg.m

완충 시 최대주행거리

434km

시승차 가격

6000만원(보조금 혜택 전)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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