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차별화 애썼는데 정체성은?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시승기]차별화 애썼는데 정체성은?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 남현수 에디터
  • 승인 2021.11.05 08:00
  • 조회수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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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60
제네시스 GV60

요즘 수도권 도로에서는 푸른색 번호판을 달고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를 종종 볼 수 있다. 지금 전기차 시대에 살고 있다는 방증이다. 다양한 브랜드의 전기차가 각자의 개성을 무기로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일각에선 ‘전기차는 무색무취해 내연기관에 비해 감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기존 내연기관 차에 익숙해서 생긴 관점의 차이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제네시스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GV60이다. 시승 전까지 제네시스 전기차 만의 차별점에 대해 고민했다. 현대 아이오닉5, 기아 EV6와 동일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같은 용량의 배터리(아이오닉5도 배터리 용량을 EV6 수준으로 내년 초 올린다), 비슷한 출력을 내는 전기모터까지 GV60만의 차별점을 구현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냥 제네시스 이니까 실내가 럭셔리한 정도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시승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스포츠카와 세단만큼 확실한 차이는 아니지만 GV60 만의 색이 확실하다.

먼저 외관이다. 이번에 배정받은 차량은 상파울로 라임 색상이다. GV60에서 선택할 수 있는 11가지 외장색 중 가장 튀고 화려하다. 여성 운전자가 선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쿠페형 CUV 스타일을 입어 다이나믹하면서도 스포티한 디자인을 완성한다. 전면부 인상을 좌우하는 헤드램프는 두 줄로 그려 넣었다. 이전 제네시스 모델과 같은 디자인 요소로 보다 또렷한 형태의 두 줄이다. 전기차임에도 크게 그려 넣은 그릴은 디자인적 요소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 아이덴티티 중 하나인 오각 형태다.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로 적용한 클램쉘 후드도 특징 중 하나. 파팅 라인을 잘 숨겨 보다 말끔해 보인다.

측면은 쿠페 스타일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 날렵하게 그린 후면 유리가 스포티함을 더한다.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아이오닉5의 것보다 크기를 줄였다. 더불어 전동으로 접었을 때 컴팩트하게 수납이 된다. 오토 플러시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은 주행중에는 안으로 수납되고 도어를 열 때는 자동으로 튀어나온다. 21인치 휠은 내연기관에도 어울릴 만큼 역동적인 디자인을 채용했다. 공기역학 성능을 끌어 올리기 위해 밋밋한 디자인의 휠을 사용하는 다른 전기차들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후면 역시 두 줄 테일램프다. 고정형 리어 스포일러를 적용해 고성능 전기차의 이미지를 각인 시킨다. 번호판 위치를 범퍼로 내려 매끈하게 디자인했다. 좌우로 부푼 펜더 덕에 차가 낮고 넓어 보인다. 안정감이 느껴진다.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은 범퍼에 붙어있다.

본격적인 시승 전 얼굴과 지문을 차량에 등록했다. 별도의 키를 소지하지 않아도 도어를 잠금 및 해제할 수 있다. 인식은 잘 되지만 실사용 빈도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어를 터치하고 안면인식을 진행하는 과정이 스마트키를 소지하고 문을 여는 시간보다 오래 걸린다. 기어노브 앞에 위치한 지문 인식 센서를 이용하면 키 없이도 시동을 걸 수 있다. 안면인식에 비해 훨씬 편리하다. 지문 인식이 스마트폰만큼 뛰어나다.

전기차의 요소와 내연기관의 편리함을 섞었다. 12.3인치 디스플레이 두 개를 엮어 파노라믹으로 배치했다. 각각 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의 역할을 수행한다. 새로운 것은 없다. 전기차 전용 UI를 추가하고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테마가 변한다.

가장 큰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크리스탈 스피어'다. 시동을 걸면 회전을 하며 다이얼 방식의 기어 노브로 변신한다. 전체적인 구성이나 배치는 만족할 만 하다.EV6 처럼 전기차에 기대하는 넉넉한 수납 공간은 다소 아쉽다. 비어있는 센터 콘솔의 바닥 공간을 활용해 수납은 가능하지만 별도의 칸막이가 없어 짐을 두면 사방으로 굴러다닌다. 이 부분을 좀 더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새로운 스타일의 스티어링 휠은 버튼도 큼직하고 그립감도 좋다.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스티어링휠 아래에 위치한 드라이브 모드와 부스트 버튼은 운전 중에도 쉽게 조작이 가능하다. 전체적인 소재는 아쉽게 느껴진다.

2열 공간은 성인 남성이 앉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바닥이 평평해 발공간이 넉넉하다. 다만, 쿠페 스타일로 지붕이 뒤로 갈수록 낮아져 허리를 세우고 앉으면 머리가 닿는다. 리클라이닝 기능을 이용하면 머리도 안 닿고 보다 편리한 자세로 이동할 수 있다. 2열 승객을 위한 수동식 선커튼을 마련한 점도 칭찬할 부분이다. 개방은 안 되지만 넓은 면적의 글라스 루프를 달아 개방감까지 챙겼다.

트렁크 공간은 평이한 수준. 트렁크가 낮아져 위로 물건을 쌓기는 어렵다. 대신 6:4로 폴딩되는 2열 시트를 접으면 부피가 크거나 긴 짐을 쉽게 수납할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차박도 가능하겠지만 길이가 짧아 신장이 길다면 별도의 장비를 활용해야 한다. 전면 보닛에도 작은 프렁크 공간이 있다. 충전콘센트나 V2L 콘센트 등을 넣으면 꼭 맞는 크기다.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다. 시승 모델은 가장 고성능인 퍼포먼스 트림. 앞과 뒤에 최고출력 214마력을 내는 전기모터를 각각 심었다. 합산 최고출력은 482마력(부스트 모드 시), 최대토크는 71.4kg.m(부스트 모드 시)를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단 4초가 걸린다. 현재 국내 시판 국산 전기차 중 가장 빠른 가속력을 자랑한다. 스티어링휠에 위치한 부스트 버튼을 누르면 10초간 54마력의 힘이 추가적으로 발휘된다.

드라이브 모드는 총 네 가지. 에코, 컴포트, 스포츠, 마이 모드다. 시작은 에코 가속페달을 깊게 밟아도 고개 뒤로 넘어갈 만큼의 가속력은 아니다. 말그대로 나긋나긋한 느낌. 모든 반응이 여유롭게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컴포트로 넘어갔다. 에코와 가장 큰 차이는 가속 페달의 감각이다. 동일한 양을 밟아도 에코보다 한층 더 민감한 가속 페달의 반응이다. 안락한 느낌은 에코와 비슷하다. 21인치로 큰 휠을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면의 진동을 걸러내는 느낌이 수준급이다. 마지막으로 스포츠 가속페달을 밟으면 맹렬한 기세로 속도를 높여나간다. 여기에 부스트 모드까지 활성화하면 스포츠카 부럽지 않은 폭발력을 자랑한다.

스포츠모드라고 해서 전체적인 주행 질감이 바뀌지는 않는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있지만 모드를 바꿔도 너무 안락함이 강하다. 2160kg에 달하는 공차중량을 바탕으로 차량을 노면으로 꾹꾹 누르며 주행한다. 출력을 믿고 코너에 차를 내던졌다간 예상치 못한 뒤뚱거리는 거동에 당황할 수 있다. 높은 출력과 다소 반대되는 부드러운 하체 세팅이다. 그렇다고 코너에서의 한계 속도가 낮은 것은 아니다. e-LSD를 적용해 고속 선회시 좌우 바퀴의 최적의 토크를 전달한다. 높은 속도로 코너를 돌아도 타이어는 노면을 움켜 쥔다.

드라이브 모드, 차량 속도, 가속 페달과 연동하는 가상 사운드는 총 세가지로 마련했다. 속도를 높일수록 뱅엔울룹슨 스피커를 통해 가상음을 제공한다. 우주선을 타고 있는 듯한 퓨처리스틱, 가상 엔진음을 표현한 G-엔진, 모터 사운드를 다듬은 E-모드 등이다. 인위적이지만 어색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GV60에는 넉넉한 운전자 주행보조 장비가 장착된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후측방 모니터, 하이빔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후방 모니터, 서라운드 뷰 모니터,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와 전방, 측방, 후방 주차 거리 경고,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 앞 차와 간격을 유지하며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중앙 유지 장비를 활용해 반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인식률도 높고 유연하게 작동한다. 자동차 전용도로는 물론, 도심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고속도로 주행보조2에 적용되는 자동 차선 변경 기능은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만 작동한다. 방향지시등 점등만으로 작동할 수 있다. 계기반과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사용가능 표시가 떠 있을 때만 활용할 수 있다.

77.4kWh 용량의 배터리는 1회 완전충전으로 최대 368km를 주행할 수 있다. GV60 중 가장 긴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스탠다드 후륜(451km)에 비해 다소 짧지만 높은 출력으로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한 번 충전으로 긴 거리를 주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면 스탠다드 후륜을, 운전의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퍼포먼스 트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제네시스 GV60은 안락한 승차감을 바탕으로 충분한 출력이 매력이다. 5990만원부터 시작화는 가격 책정은 소비자의 구미를 당긴다. 올해 생산이 예정된 GV60은 총 1000대 정도. 지금 계약해도 내년 후반기 이후 출고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매력적인 순수전기차를 찾고 있다면 제네시스 GV60도 좋은 선택지다. 

한 줄 평

장점 : 폭발적인 가속력과 안락한 승차감

단점 : 브랜드 빼고 특별한 건 없네...플랫폼 공유의 한계

제네시스 GV60 퍼포먼스

모터방식

영구자석식 듀얼모터

배터리

리튬이온 77.4kWh

전장

4515mm

전폭

1890mm

전고

1580mm

축거

2900mm

공차중량

2160kg

최고출력

486마력

최대토크

72.9kg.m

완충 시 최대주행거리

368km

시승차 가격

8470만원(보조금 혜택 전)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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