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원 니콜라 수소트럭 보조금만 4억..배꼽이 더 크네
6억원 니콜라 수소트럭 보조금만 4억..배꼽이 더 크네
  • 조희정
  • 승인 2023.01.16 09:00
  • 조회수 7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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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니콜라 트럭에 파격 보조금 4억원 지원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대형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는 2020년 7월에 스위스로 첫 수출을 시작했다. 국내보다 먼저 해외에서 판매했다는게 특이한 부분이다. 국내에서는 드디어 지난달 판매에 들어갔다. 

놀라운 것은 국내 수소트럭 보조금이 4억원을 넘어간다는 사실이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 가격은 6억 1000만원부터다. 국고보조금 2억 5000만원과 지자체 보조금 2억원을 합하면 무려 4억 5000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정부에서 이처럼 파격적인 보조금을 지원하는 이유는 친환경 트럭이 도입될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 효과가 매우 크다는 점 때문이다.  아직 시장에서 수소전기트럭 존재 가치가 미미한 것도 한 이유다. 2040년까지 수소전기트럭 3만대 보급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해 초기에 통 크게 보조금을 푸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현대보다 수소전기트럭 양산이 늦어지고 있는 미국 니콜라도 캘리포니아주에서 4억원이 넘는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고 판매 확대에 나선 모양새다.

미국의 수소전기차 회사 니콜라는 자사 수소전기 대형 트럭 '트레'를 캘리포니아주에 보조금을 받는 HVIP 프로그램에 신청했다. 연방 정부의 세금 공제와 합치면 트럭 1대당 최대 32만8000달러(한화 약 4억826만원)라는 거액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 올 초에 수소전기트럭 양산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본사를 둔 니콜라는 2015년 창업 이래 테슬라의 라이벌로 여겨져 왔다. 제로 에미션 상용차 제조기업이다. 테슬라 트럭 세미의 잇따른 생산 지연에 따른 반사 이익을 본 덕분에 대형 트럭의 혁신을 리드해 온 것은 항상 니콜라였다.

니콜라는 이탈리아의 대형 트럭 제조 기업인 이베코와 제휴해 이 회사의 대형 트럭 S웨이 플랫폼을 베이스로 니콜라 트레 시리즈를 탄생시켰다. 순수전기 트럭은 2022년 3월부터 이미 양산을 개시했다. 수소전기 트럭은 올해 하반기 양산을 시작한다. 

수소트럭 트레 전장이 길어 보이는 이유는 캡(트럭 운전실) 뒤에 수소 탱크를 탑재해서다
 운전석 뒤에 공간이 좁은 데이 캡 스타일로 수소는 캡 아래 탱크에 저장한다

이후 장거리 수송 전용 스타일인 슬리퍼 캡(운전석 뒤에 취침 공간이 있는 형태)을 채택해  900마일(약 1450km)의 주행거리를 자랑하는 수소연료전지차 ‘니콜라 투’ 발매를 예정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니콜라는 캘리포니아주의 대기자원국(CARB)으로부터 제로 에미션 파워 트레인에 관한 행정명령(ZEP-EO)을 받았다. 이는 트레가 캘리포니아주의 대기자원국의 ‘하이브리드 및 제로 에미션 상용차 구입 사업자에 대한 인센티브 보조금 프로젝트(HVIP)’ 프로그램을 받는데 필요한 절차다.

이 프로그램에 의한 보조금은 기본 금액만 트럭 1대당 24만 달러(한화 약 3억 851만원)에 달한다.

장거리를 주행하는 대형 상용차의 경우에는 순수전기트럭 보다 수소전기트럭이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수소충전소 인프라 정비가 더디다는 점과 높은 차량 가격이 보급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 행정 당국은 거액의 보조금을 지우너해 탈탄소에 적극적이다.

 

■ 제로 에미션 운송 수단 보급을 위한 거액의 보조금

캘리포니아주 대기자원국(CARB)의 '제로 에미션 파워 트레인에 관한 행정명령(ZEP-EO)'은 배출가스 제로 기준에 적합한 파워 트레인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는 HVIP 프로그램 신청 조건이기도 하다. HVIP는 캘리포니아주에서 탈탄소 상용차를 보유하는데 드는 금전적 부담을 경감시켜 수소 또는 전기 상용차를 구매하는 데에 드는 비용을 지원해 널리 보급 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제로 에미션 상용차의 보급에 관한 지원 프로그램 중에서도 독특하고 강력한 지원을 보장하는 HVIP는 선착순으로 이루어진다. 기존에 보유한 디젤 트럭 폐차를 요구하지 않는다.

이베코 트럭 베이스로 전기트럭 액슬로 536hp의 힘을 발휘한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주 내의 사업자가 2023년 트레 수소전기트럭을 구입한 후 HVIP를 적용 받으면 트럭 1대당 24만 달러, 드레이지용(컨테이너 육상 운송)일 경우 27만 달러(한화 약 3억 3574만원)가 지원된다. 만약 캘리포니아주에서 환경이 열악한 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10대 미만인 사업자가 드레이지용 트럭을 구매하면 최대 28만8000(한화 약 3억 5812만원)달러의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미국 드레이지 수송은 항만을 중심으로 대형 트럭이 장거리를 주행해 컨테이너를 수송한다. 세계 유수의 허브 항인 로스앤젤레스 항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드레이지 수송에 의한 CO2 배출량이 많아 탈탄소화가 큰 과제다.

HVIP 외에도 미국 연방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의해 2023년 니콜라 순수전기트럭 트레와 수소전기트럭 트레 구매자는 4만 달러의 클린 상용차세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제공하는 지원금과 합하면 트럭 1대당 최대 32만 8000달러가 지원금으로 처리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원금을 모두 합해 원화로 환산하면 약 4억786만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이 나온다. 이 지원금만으로 동급 클래스의 디젤트럭 여러 대 살 수 있다.

HVIP는 드레이지용으로 50대 분, 논드레이지용으로 30대 분의 지원금이 확보돼 있다.

 

■ 보조금으로 경쟁력 확보

니콜라의 사장 겸 CEO 마이클 로셀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코멘트했다.

니콜라 사장 겸 CEO 마이클 로셸러 씨

“니콜라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수소전기트럭 트레의 출시를 향한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 주문은 이미 시작돼 차량 인도는 양산 시작 후인 2023년 하반기다. HVIP 지원금을 합하면 수소전기트럭 트레 구매는 비용 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소 연료 및 인프라를 개발하고, 딜러 네트워크 구축도 병행한다. 아울러 전기트럭 트레 역시 운전자 중심의 설계와 첨단 기술을 적용했다.”

최대 주행거리가 500마일(약 805km)인 수소전기트럭 트레는 시판하는 제로 에미션 대형 트럭 중에서 가장 긴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같은 항속거리를 전기트럭으로 실현하더라도 배터리 중량이나 부피 때문에 적재중량에서 수소전기트럭이 유리하다.

 

■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20분 미만

니콜라 충전소를 이용하면 수소를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분 미만이다. 전기트럭을 도입할 경우 충전 시간 확보를 위해 운행 계획을 대폭 재검토할 필요가 생기기 때문에 수소트럭의 장점이 더욱 돋보인다.

다만 수소전기트럭 보급을 위해서는 인프라 정비가 시급하다. 이 때문에 니콜라는 공공 수소 충전 인프라 네트워크 확대도 진행 중에 있다.

■ 순수전기트럭 추격 거세..낙관하기 어려운 미래 수소시장

현대차 엑시언트, 니콜라 트레 같은 수소트럭이 지금 시점에서는 전기트럭을 앞서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양사 모두 각국 정부의 거액의 지원금 덕분에 가격 경쟁력을 가진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정부 보조금이 없다면 단 1대도 팔 수 없을 만큼 가격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대형 상용차에서는 수소전기차가 장점이 많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비싼 가격이 보급의 최대 약점이라는 얘기다.

배터리 기술 또한 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거듭한다. 1회 충전으로 800km를 달릴 수 있는 대형 전기트럭도 등장하고 있다. 결국 수소 충전 인프라가 확보되지 못할 경우 전기트럭이 미래의 시장을 지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희정 에디터 hj.ch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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