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시속 64km로 아이오닉5 충돌해보니..실내 및 배터리팩 멀쩡
[르포] 시속 64km로 아이오닉5 충돌해보니..실내 및 배터리팩 멀쩡
  • 김태진 편집장
  • 승인 2023.01.15 09:00
  • 조회수 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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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 남양연구소 아이오닉5 충돌 시험

“아이오닉5 충돌 결과 승객 공간이 안전하게 유지되어 있고 인체 모형에 큰 상해가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아울러 도어가 열리고 배터리 형상 변경이나 전해액 누유가 전혀 없습니다.(현대기아 남양연구소 안전시험 연구원)”  

 

지난 12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소재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 ‘쾅’ 하는 엄청난 굉음과 함께 시속 6 4km 정면 오프셋 충돌한 아이오닉5의 에어백이 터지면서 허연 연기가 모락모락 솟아 오른다. 

아이오닉5 64km/h 40% 옵셋 충돌 이후 파손 부위를 확인하고 있다

충돌이 얼마나 강력했는지 운전석 타이어가 펑크 나고 차량 전면은 형체를 알아 보기 어려울 정도로 찌그러졌지만 실내는 변형이 거의 없다. 충돌 에너지를 제대로 흡수한 결과다. 주변에는 부서진 부품 파편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옵셋 충돌의 경우 충돌 직후 차체가 회전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체크 사항이다.

 

충돌 직후 안전실 연구원 10여명이 현장에 뛰어 들어가 우선 육안으로 충돌 시험 결과를 조사한다. 10여분 뒤 ‘안전에 이상 없음’을 확인해줬다. 컴퓨터와 고속카메라에 수집된 자료는 약 2주일간 정밀 분석한다.

 

남양연구소는 글로벌 판매 세계 4위권 자동차 업체로 우뚝 선 현대기아 신차 개발 산실이다. 이날 현대기아는 연구소 내 안전시험동에서 아이오닉 5 충돌 안전 평가 현장을 기자단에 공개했다.

 

이날 충돌 안전 평가는 ‘64km/h 40% 옵셋 충돌’이다. 아이오닉5를 시속 64km/h로 차량 전면 운전석 쪽 40%만 변형벽에 충돌시켜 차량내 승객의 충돌 안전성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아이오닉5 64km/h 40% 옵셋 충돌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 협회( IIHS) 충돌 상품성 평가에 포함되어 있는 항목이다. 지난해까지 IIHS에서 64km/h 40% 옵셋 충돌은 운전석 남성 인체 모형만 탑승했다. 향후에는 후석에 여성 인체 모형을 추가해 평가를 진행한다.

 

여기에 맞춰 이번 충돌 시험도 운전석에 남성 승객 인체 모형을, 후석에 여성 승객 인체 모형을 착석시켰다. 아이오닉 5는 지난해 IIHS 해당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훌륭함(Good)’을 받은 바 있다.

 

백창인 현대차 통합안전실개발실장(상무)는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충돌 평가를 진행하는 미국 IIHS에서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의 평가 결과를 기록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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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현대기아,제네시스 브랜드는 지난해 IIHS 충돌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인 TSP+(Top Safety Pick Plus)와 우수 등급인 TSP(Top Safety Pick)를 총 26개 모델에서 획득했다. 폭스바겐그룹이 27개를 받았지만 7개 연식 변경 모델을 포함한 수치다.

 

이어 백 상무는 “신차 개발시 차종당 버추얼 충돌 테스트만 3000번을 진행한 뒤 충돌 해석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이후 실차 충돌 테스트를 여러 차례 진행해 모델 하나당 총 100억여원의 충돌 안전 개발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날 충돌 시험에 사용된 더비 세트만 15억원 상당이다.  

 

또 “자동차 선진국에 수집된 자사 차량의 실제 사고 분석을 통해 불가피한 사고 발생시에도 강건한 차체 구조와 최적의 안전 장치로 승객의 상해를 최소화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버추얼 충돌 시뮬레이션은 슈퍼 컴퓨터로 여러 충돌 상황을 구현하는 것으로, 실제 차량 없이 다양한 상황에 대한 충돌 안전 성능을 개발하고 검증할 수 있어 개발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한 건의 버추얼 시뮬레이션 과정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15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한 차종의 시뮬레이션 충돌 안전 개발에만 45,000시간이 들어간다. 1개 차종에 대해 정면, 측면, 후면 등 다양한 충돌 시뮬레이션을 동시에 수행한다. 

 

최근 전기차 안전이 주요 관심사다. 백 상무는 “전기차의 경우 측면 충돌시 배터리 팩 20~40%가 변형되어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며 “현재 고전압에 의한 화재 가능성, 열폭주 방지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합안전개발실은 인체 모형을 27종 170세트 보유하고 있다

그는 또 “현재 충돌 시험을 통해 사고 99% 대응이 가능하지만 한계 속도를 넘는 시속100km 이상에서 충돌할 경우 현재 차체 구조로는 안전 구현이 어렵다”며 ““과거 복합 충돌의 경우 에어백 전개가 부족한 것을 인지하고 이를 적극 대응해 어느 정도 해결했다”고 덧붙였다.

 

현대기아가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 거듭난 데에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의 충돌 안전 평가에서 세계 톱 수준을 기록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아이오닉 5, EV6, GV60 차량 모두 IIHS에서 TSP+를 받으며 최고의 안전성을 입증했다.

 

유럽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New Car Assessment Program)에서도 전용 전기차 모두 최고 등급인 별 다섯개를 획득하는 성과를 얻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을 고려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충돌 안전 성능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고전압 배터리 모듈/팩의 압축 및 충격 단품 시험 ▲주행 중 하부 충격 시험 ▲실사고 통계 분석을 통한 전기차 개발 기준 적절성 검토 ▲충돌 화재 예방을 위한 패키지 및 설계 구조 검토 ▲전기차 전용 분석 시설 구축 등을 통해 전기차 충돌 안전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3일 신년사에 “우리가 품질과 안전이라는 기본적인 약속을 지켜 나갈 때 고객들도 우리를 믿고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기꺼이 함께 해 주실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평가가 진행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은 2005년 12월 준공됐다. 40,000m²(12,100평)의 시험동과 2,900 m²(877평)의 충돌시험장을 갖췄다.

 

실제 차량을 활용해 충돌 평가를 진행하는 충돌시험장은 100톤의 이동식 충돌벽과 전방위 충돌이 가능한 총 3개 트랙으로 구성된다. 최고 속도 100km/h, 최대 5톤의 차량까지 시험이 가능하다.

 

통합안전개발실은 안전성과 관련해 내수와 수출 구분없이 동일하게 차량을 설계하고 있다. 차량 출시 전 개발 단계별로 정면/옵셋(부분 정면), 차대차, 측면/후방 시험 등 실제 사고를 재현한 다양한 충돌 모드 시험을 차종당 100여 차례 이상 진행한다.

 

매일 100회 이상, 연간 3만회 이상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사고에서 발생하는 여러 충돌 사례 등을 분석, 승객과 보행자의 상해를 줄이기 위한 기술을 개발한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 도입에 따른 승객의 다양한 자세 변화에 맞춰 최적의 안전 장치를 탑재하는 방안을 도출한다. 전기차의 경우 고전압에 의한 화재 가능성, 열폭주 현상을 최소하는 연구도 주력한다.

 

충돌 시험 이후의 차량 안전성 검증 과정 역시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검증 과정은 충돌 직후 검증과 충돌 시험 후 분석 과정으로 나뉘어 이루어 진다.

 

충돌 직후에는 차량의 속도와 충돌 부위 등을 중점적으로 살피며 안전 성능 요구 조건에 만족하는지를 확인한다. 차체 변형, 차량 내부의 특이사항, 누유 및 화재 여부, 에어백 및 안전벨트 등 구속 장치 전개 여부, 문열림 여부 등이다.

 

분석 검증은 충돌 피해를 보다 정확하게 계측하는 과정이다. 더미에 적용된 센서를 통해 상해 데이터를 계산하고 차체 변형 정도를 계측해 종합적인 차량 안전성을 분석한다.

통합안전개발실은 인체 모형을 27종 170세트 보유하고 있다. 영유아부터 다양한 체구의 남녀 성인을 모사하는 인체 모형을 충돌 시험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체 반응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 정면충돌 인체 모형인 쏘오(THOR, Test Device for Human Occupant Restraint)와 측면충돌 인체 모형인 월드SID(Worldwide harmonized Side Impact Dummy)를 중심으로 충돌 안전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쏘오 인체 모형의 경우 기존 모델인 하이브리드-Ⅲ 대비 머리, 목, 흉부, 복부, 골반, 하지 등 부위에 센서를 100개 이상 더 추가해 보다 정밀한 상해 계측이 가능하다.

 

월드SID 모형 역시 기존 유로(Euro)SID 대비 생체와의 유사성을 높이고 센서를 추가해 상해 계측을 더욱 상세하게 할 수 있다. 이날 아이오닉 충돌 시험에 사용된 남녀 더미 세트만 무려 15억원이 들어간다.

 

화성=김태진 편집장 tj.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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