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km시승기] 너무 정숙하고 나긋나긋한 미국 럭셔리..링컨 노틸러스
[500km시승기] 너무 정숙하고 나긋나긋한 미국 럭셔리..링컨 노틸러스
  • 김태현
  • 승인 2023.03.29 09:00
  • 조회수 2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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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성큼 다가온다. 본격 나들이 철을 앞두고 어메리칸 럭셔리 링컨 중형 SUV 노틸러스를 시승했다. 링컨은 2016년 출시한 MKX를 2차 페이스리프트 하면서 노틸러스로 이름을 바꿨다.

 

내외관 디자인을 최신 링컨 패밀리룩 디자인으로 변경하고 새로운 명명체계에 따라 노틸러스라는 그럴듯한 이름도 생겼다. 출시 7년이 지난 지금 링컨 노틸러스는 두 차례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수입 럭셔리 SUV 시장에서 생존에 성공했다. 나름 링컨만의 뚜렷한 강점을 어필한 결과다.

첫 눈에 예상보다 차가 커보였다. 실제로 보니 높게 솓은 보닛과 대형 크롬 그릴이 꽤나 위압적이다. 큰 그릴 좌우로 LED 헤드램프가 직사각형 형태로 마련되어있다. 방향지시등은 하단에 별도로 한 줄로 자리한다.

 

전체적으로 덩어리감이 큼직하고 단단한 인상이다. 실제 전장이 4,825mm 전폭이 1,935mm로 기아 쏘렌토 4세대 보다도 조금씩 더 크다.

측면은 전형적인 전륜구동 기반의 SUV의 형태를 따른다. 다만 21인치의 대형 알로이 휠과 큼직하게 뻗어있는 크롬라인이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인상을 심어 준다.

21인치 휠에는 컨티넨탈의 크로스컨텍트 LX 스포츠가 달렸다. 사이즈는 265 40 R21이다. 타이어가 워낙 조용한데다 NVH가 뛰어나 노면 소음이 거의 유입되지 않았다.

미국차로써는 이례적으로 호박색 방향지시등이 달려나온다.

후면부는 좌우로 쭉 뻗은 일자 LED 테일램프가 눈길을 끈다. 범퍼 하단에도 동일하게 일자 리플렉터가 통일감을 더한다. 링컨은 과거부터 일자 테일램프를 즐겨 써온 브랜드로 유명하다.

 

최신 링컨 디자인을 적용한 전면부와 달리 후면부는 크게 변경점 없이 일부 디테일만을 수정하는 선에서 그쳤다.

노틸러스로 이름이 바뀌고 가장 크게 변한 부분은 실내에 있다. 13.2인치 대형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피아노 건반을 닮은 버튼식 기어가 가장 큰 특징이다.

계기판은 풀 디지털이지만 화려하기보다는 다소 정적인 느낌의 그래픽으로 이루어져 있다. 크게 속도계와 RPM 게이지가 좌우로 나뉜 형태와 중앙에 속도계만 위치한 두 가지 테마를 제공한다.

13.2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는 시인성이 좋고 화질이 선명하지만 터치 반응이 간혹 느리고 버벅이는 증상이 있다. 무선 카플레이를 지원하지만 카플레이 화면을 전체적으로 사용 할 수 없는 점이 아쉬웠다. 각 메뉴의 번역 역시 어설픈 것도 감점 요소이다.

 

어라운드뷰와 후방카메라 화질은 떨어지지만 어라운드 뷰의 왜곡이 심하지 않고 사실적이라는 점은 실 사용에 무척 편하다. 큰 덩치를 좁은 골목길을 지날 때에 유용하게 사용했다.

미국의 고급 스피커 브랜드 레벨 울티마 스피커가 적용 되어있는데 무려 19개의 스피커가 풍부한 출력과 섬세한 음향을 제공한다. 프리미엄 브랜드 답게 만족스러운 음향 성능을 보여준다. 최근 시승한 차량 가운데 볼보에 필적할 최상의 오디오 음질이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신차가 공조기와 오디오 스위치를 디스플레이에 통합시키는데 비해 별도 버튼 조작부를 마련해 조작하기 편했다. 각 버튼과 다이얼의 역할이 이해하기 쉽고 적절한 위치에 배치돼 있다.

다만 피아노 건반 타입의 버튼식 기어는 적응에 다소 시간이 걸린다. 눈에 잘 띄지도 않을 뿐더러 각 버튼의 간격이 좁아 직접 보고 누르지 않으면 정확한 변속이 어렵다.

개방감이 좋은 파노라마 선루프는 개방 면적이 커 만족스럽다. 다만 넓게 열리는 만큼 속도를 올리면 실내로 꽤 바람이 많이 들이친다.

실내 곳곳에 적용된 무드램프는 베이지 가죽 실내와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느낌을 연출한다.

실내는 중형 SUV에 걸맞는 적당한 넓이를 갖췄다. 시트간 좌우 간격도 비좁지 않고 적절하다. 시트는 질 좋은 베이지 가죽으로 감쌌고 무려 22way로 섬세한 조작이 가능하다. 열선과 통풍, 마사지, 메모리까지 지원한다. 장거리 주행이 많은 미국에서 딱 맞는 편안한 시트다. 약 500km를 주행하면서 전혀 불편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110V 인버터와 USB-C와 A타입 포트가 내장되어있다.

2열은 레그룸이 충분하고 상당히 많이 기울어지는 리클라이닝 또한 지원해 편안했다. 2열에도 열선시트와 에어벤트를 적용해 쾌적한 공간을 제공한다.

롤스크린이 기본 적용된점은 좋은 부분이지만 분리 후 적재할 공간 이없다.

트렁크 공간은 1053L로 차급에 맞는 적절한 사이즈다. 우퍼 등의 이유로 좌우 공간이 넉넉치는 않다. 골프백 기준으로 한다면 2개 정도 들어갈 수준이다.


2열 시트는 6:4로 나뉘어 전동으로 접힌다. 다만 펼 때는 수동이다. 완전히 평평히 폴딩되지 않아 본격적인 차박에는 조금 불편하겠다.

 

2.7L V6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은 무려 333마력을 고출력을 뽑아낸다. 토크는 54.7kgf.m이다 자동 8단 변속기와 맞물려 4바퀴를 구동한다. 시동을 처음 걸면 그다지 조용한 느낌은 아니지만 실내 NVH가 워낙 뛰어나 거슬리는 진동이나 소음은 유입되지는 않는다.

 

출력은 부족함이 전혀 없다. 2톤이 넘는 육중한 몸을 가볍게 가속한다. 하지만 333마력이 온전히 느껴지는 폭발적인 가속력과는 거리가 멀다. 일상 패턴으로 주행하면 한없이 부드러운 질감이다. 하지만 페달을 조금 깊게 밟으면 변속기와 조합이 좋지 않은 탓인지 다소 울컥거린다. 변속기 반응도 빠릿한 것과는 거리가 꽤 있다.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가속 셋팅이다. 크게 변경점 없이 오래사용한 엔진이다 보니 대부분의 시승을 고속도로에서 했음에도 8.9km/l라는 덩치에 비하면 평범한 연비를 기록했다.

 

고속 영역에서 크게 불안한 모습은 아니지만 제동력과 하체 세팅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급격한 거동이 이루어지면 여지없이 큰 덩치와 무게가 느껴진다. 이런 차로 격한 운전을 할 운전자는 많지 않겠지만 프리미엄 동급 모델들의 하체 완성도를 생각한다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일상 영역에서의 승차감은 상당히 나긋나긋하다. 요철이나 방지턱을 넘을 때 감속을 덜하면 차체 전체에 큰 충격이 전해진다. 큰 덩치를 생각하면 다소 당혹스럽다. 

덩치는 국산 중형 SUV보다 조금 큰 수준이지만 실제로 운전을 해보면 높은 벨트라인으로 인해 시야가 제한돼 있다보니 한체급 이상 더 큰 차를 운전하는 느낌이 든다. 평면거울이 달린 사이드미러와 회전반경이 큰 것도 일상 주행에 있어서 불편한 요소다.

 

속도를 올려도 노면소음과 풍절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는 점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모든 유리에 2중접합 차음유리를 적용하고 링컨 특유의 뛰어난 NVH 설계가 빛을 발했다. 고출력을 즐기며 빠르게 다니기 보다 여유롭게 음악을 감상하며 편안하게 이동하는 데에 최적이다.

최신 주행보조시스템도 적용되어 있다. 차간거리 유지는 물론 차선중앙을 유지하는 기능 또한 갖췄다. 근거리에서 끼어드는 차의 인식속도가 빨라 부드럽게 감속하고 멀리서 정차해 있는 차를 인식해 부드럽게 정차한다.

 

하지만 양손으로 핸들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도 핸들을 잡으라는 경고가 계속해서 울린다던지, 조금만 곡률이 생겨도 대응하지 못하는 차선중앙유지 기능은 실망스럽다.

링컨 노틸러스는 두 번째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수 많은 점을 개선했지만 노후 모델을 생명 연장한 느낌을 지울수 없다. 링컨은 최근 세단 라인업을 정리하고 프리미엄 SUV 브랜드로 변신을 계획하고 있다.

 

그 중 메인 볼륨이라 할 수 있는 중형 SUV인 노틸러스는 고급스러운 내외관 디자인과 뛰어난 오디오 시스템 등 분명한 장점과 매력이 존재한다. 문제는 이미 시장에는 너무나도 쟁쟁한 경쟁자가 많아졌다. 링컨코리아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풀모델체인지한 신형 노틸러스를 한국에 선보인다. 얼마나 많은 변화를 이뤄냈을까. 벌써부터 신형 노틸러스에 대한 기대감이 충만해진다.

 

한 줄 평

장점: 어메리칸 럭셔리 디자인, 거대한 디스플레이와 성능이 우수한 오디오

단점: 지울 수 없는 7년의 세월, 방지턱에서는 작아지는 자신감

 

김태현 에디터 th.kim@carguy.kr

 

링컨 노틸러스 A202

 

엔진

V6 2.7 트윈터보 가솔린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사륜구동

전장

4,825mm

전폭

1,935mm

전고

1,700mm

축거

2,848mm

공차중량

2,195kg

최대출력

333마력

최대토크

54.7kg.m

복합연비

8.7km/L

시승차 가격

6,8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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