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독주 제동건 탄탄한 기본기, 쉐보레 말리부
쏘나타 독주 제동건 탄탄한 기본기, 쉐보레 말리부
  • 정진구 에디터
  • 승인 2016.08.08 10:30
  • 조회수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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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구 기자 jg.chung@globalmsk.com 

안녕하세요, 서킷돌이 정진굽니다. 오늘은 조금 편안하게 쉐보레 말리부 시승기를 올려볼까 합니다. 앞으로 블로그를 통해 여러분들과 자주 소통하도록 할게요.

 이미 많이들 접하신 외관에 대해서는 크게 다루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하지만, 이거 하나는 알려드리고 싶어요.



 말리부의 실루엣인데요, 중형 패밀리 세단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늘씬한 라인을 보입니다. 특히 지붕에서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매끄러운 라인이 압권인데요, 이 부분만큼은 정말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말리부 디자인의 백미라고나 할까요.





 물론 이런 미끈한 라인은 전체적인 프로포션(차체 비례)이 아주 좋기 때문에 가능해요. 19인치의 큰 휠이 적용돼 멋진 옆모습을 보여주고요.

 

 실내도 기존 쉐보레와 비교하면 일취월장 했습니다. 우선 디자인이 시원시원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느낄 수도 있어요. 현대 쏘나타와 르노삼성 SM6를 비롯한 경쟁 모델이 실내의 감성품질에 있어 여전히 앞서는 모습을 보이죠. 하지만 말리부의 실내에 실망할 정도는 아닙니다. 일부 디자인이 뜬금 없는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각 버튼이 큼직해서 조작하기 편합니다. 위치도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게끔 적재 적소에 잘 배치돼있어요.



 통풍시트와 열선 스위치의 위치는 알아보기는 쉽지만 디자인이 좀 난해하네요…

 

 말리부에는 8인치 모니터와 어울린 ‘쉐보레 마이링크(Chevrolet MyLink)’ 시스템이 들어갑니다. 요즘 추세에 맞춰 CD플레이어는 안 들어갔고요. 도어 잠금을 해제할 때부터 화려한 세레머니로 운전자를 맞이하는 ‘마이링크’는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같은 첨단 기능도 지원합니다. 물론 한국형 내비게이션 시스템도 준비돼 있습니다. 80만원짜리 내비게이션팩을 선택하면 한국형 내비게이션과 함께 9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보스(BOSE) 오디오 시스템이 달립니다.



 한국형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사용하기 무난한데요, 다만 현대나 기아의 내비게이션보다는 그래픽이나 기능이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내비게이션 뿐 아니라 마이링크 자체가 이따금씩 버벅거리기도 하는데, 사용하는 데 불편은 없지만, 경쟁사를 앞서기 위해선 좀 더 발전할 필요가 있겠죠.

 마음에 쏙 부분도 있어요. 우선 계기판 중앙 다기능 디스플레이에서 보여주는 정보가 정말 많아요. 각 타이어의 공기압은 물론 냉각수 온도, 엔진오일 압력, 배터리 전압 같은 정보까지 모두 보여줍니다..



 엔진을 비롯한 차체 각 부분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 운전뿐만 아니라 자동차 관리에도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는 사람들 같은 경우, 앞서 말한 정보를 보기 위해 별도의 게이지를 주렁주렁 달기도 하거든요. 이런 정보를 기본으로 모두 보여준다는 것은 정말 쌍수를 들고 환영할만한 부분입니다.

 

 4.9미터가 넘는 긴 차체에서 짐작할 수 있듯 실내 공간은 정말 여유가 넘쳐요. 앞좌석은 착좌감도 좋고 시트 포지션이 아주 잘 나와 만족스러웠어요. 뒷자리는 공간은 광활한데 반해 시트의 쿠션이 좀 부족하단 생각인데요. 승차감이 적당히 부드러운 편이라 별 불편함은 없지만, 엉덩이 부분 쿠션이 얇아 안락함이 떨어집니다. 다행히 후륜 서스펜션 세팅이 훌륭해 승차감은 괜찮습니다. 아마 구형 K5에 이런 시트를 붙였다면 과속방지턱 넘을 때마다 뒷자리 앉은 사람은 점프를 거듭하며 천장에 머리를 부딪혔을 거에요.



 깜짝 놀란 부분도 있습니다. 쉐보레 말리부에는 별도의 플라스틱 윈도우 트림이 달려있어요. 창틀을 감싸고 있는 검은 플라스틱이 그건데요. 보통 쉐보레 같은 대중 브랜드의 차에는 이정도 마감을 하지 않아요. 차체 페인트와 같은 색상이 그대로 보이거나 검정색 스티커 정도로 마감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그런데 말리부에는 별도의 윈도우 트림이 붙어 있어요. 이 부분만큼은 프리미엄 브랜드에 버금가는 마무리를 보여준다고 할까요.



 트렁크 공간은 충분합니다. 기존 말리부보다 조금 줄어든 사이즈라고는 하지만, 정말이지 충분한 공간이에요.

 

 자 이제 본격적으로 달려보도록 할게요. 시승차는 2.0터보 LTZ에 최고급 사양입니다. 19인치 휠을 기본으로 달고 있죠.



 요즘은 평범한 패밀리 세단에도 거대한 19인치 휠과 단면폭이 무려 245mm나 되는 타이어가 들어가네요. 몇 년 전 스포츠카를 능가하는 사이즈입니다.

 우선 시동을 걸었는데 아주 조용해요. 가속 페달을 살살 밟아 가속해도 부드러운 회전 질감과 조용함이 그대로 유지되고요. 정숙성은 정말 동급 최고네요. 스티어링 감각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딱 좋아할만한 그 느낌입니다. 저속에선 어시스트가 강해 아주 가볍고 속도가 붙을수록 묵직해집니다. 주차할 때 편하고, 고속도로에선 꽤나 묵직해서 안정감을 주는 그 느낌. 자연스러운 감각은 아니지만,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이런 스티어링 느낌을 좋아합니다. 대세를 정확히 짚었네요. 아, 당연히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이에요.

 가속 성능은 차고 넘칩니다. 이 정도면 평범한 패밀리 세단의 수준을 넘어섰어요. 거침없이 달려나갑니다. 이 와중에 놀라운 부분은 엔진의 회전질감과 고속에서도 유지되는 정숙성이에요. 4기통 터보엔진은 고회전으로 올라가서도 대단히 부드럽고 조용해요. 이정도 성능과 정숙성이라면 V6 엔진을 대체하기에 충분합니다. 성능과 감성 모두 만족스러워요. 6단 자동 변속기도 환골탈태했어요. 과거 보령미션이라 놀림 받던 그 변속기가 아니에요. 직결감과 변속 질감, 속도 모두 만족스러워요. 엔진과 변속기의 조화도 훌륭하고요.

 간혹 매뉴얼 변속 모드의 스위치가 직관적이지 못하다는 기사가 보이는데, 저는 별로 문제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리부는 스포츠 세단이 아닌, 패밀리 세단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죠. 적극적으로 변속을 하면서 달리는 것 보다는 가족을 태우고 호쾌하게 크루징을 하는 모습이 더 어울려요. 수동 모드는 가끔 긴 내리막 등에서 엔진브레이크를 거는 용도 정도로 쓰면 적당할 거에요. 말리부의 수동 변속 스위치에 대한 불만이 간간히 눈에 띄는 것은 아마 차의 성능과 밸런스가 스포츠 세단을 떠올릴 만큼 뛰어나서가 아닐까요? 와인딩을 달리며 적극적으로 변속하려 한다면 아무래도 아쉬울 수 있겠죠.

 연비도 준수한 편이에요. 6단이 상당히 롱기어죠. 시속 100km에서 1600~1700rpm 정도를 보입니다. 엔진 회전수를 낮게 유지하는 덕분에 고속도로에서 정속주행하면 순간 연비는 18km/L 선을 넘나듭니다.



 시승기간 동안 연비는 11.5km/L 수준을 기록했고, 평균 시속 50km 정도의 상황에서는 12km/L가 넘는 연비를 보였어요. ISG (Idling Stop & Go, 공회전 방지장치)는 없어요. 시원한 가속성능을 감안하면 연비가 꽤 좋은 편인데요. 제원상 복합연비는 10.8km/L입니다. 평균 시속 30km 안팎의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도 그 정도 연비는 충분히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양쪽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은 서스펜션 세팅과 브레이크의 감각이에요. 몸무게를 줄인 차체와 함께 서스펜션 세팅을 정말 훌륭하게 잡았어요. 싱싱한 댐퍼의 느낌이 일품이에요. 19인치 휠인데도 승차감이 적당히 탄탄하죠. 부드러움과 단단함의 중간값을 잘 찾았어요. 개인적으로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1.5터보에 들어가는 18인치 휠을 택한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아마 주행성능과 승차감에 있어서 최적의 조합에 가깝지 않을까… 르노삼성의 SM6나 현대 쏘나타보다 훨씬 완성도 높은 승차감이에요. SM6는 묵직한 전륜 서스펜션에 비해 후륜 접지가 통통 튀어 불안한 부분이 있고, 현대 쏘나타는 생각보다 너무 단단한 느낌이에요.

 브레이크 역시 정말 만족스러운 부분인데, 유격 없이 바로 단단하게 밟히는 느낌이 들어요. 제가 딱 좋아하는 느낌인데, 평범한 중형 세단에서 이런 느낌을 보여줄 줄이야. 제동력도 충분하고 컨트롤도 편해 원하는 만큼 밟을 수 있습니다. 브레이크 감각에 있어선 웬만한 프리미엄 브랜드 차를 앞선다고 봐도 될 정도에요. 승차감과 브레이크 필링에 있어서는 동급에서 말리부가 단연 최고라고 생각해요.

 

 칭찬 일색의 시승기가 된 것 같은데, 그 정도로 말리부는 만족스러웠어요. 물론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선택이 결정될 거에요. 만약 달리고 돌고 서는 차의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면, 국산 중형차 중 말리부를 선택하세요. 기본기가 훌륭할 뿐 아니라 외관 디자인, 편의장비, 연비 등 모든 부분에서 크게 부족하지 않습니다. 이런 부분은 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봐요. 판매가 말해주고 있지 않습니까? 한 세대 만에 일취월장한 국산 중형차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은 마음으로 시승기를 마칩니다. 다음에 또 뵐게요.

 



송풍구 구멍이 넓어 먼지를 닦아내기 편할 것 같다. 촘촘한 에어벤트에 먼지 쌓이는 것 보면 가슴이 답답했는데…




좌우로 길쭉한 사이드미러는 끝 부분에 광각까지 적용돼 시인성이 좋다.

 



무선충전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폰 수납공간. 굳이 무선충전을 하지 않더라도 전화기가 이리저리 움직이지 않도록 딱 고정돼 마음이 든든하다. 위치와 고무 소재가 아주 맘에 들었던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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