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돌이 시승기]타는 맛,가성비 최고 캐딜락 ATS-V
[서킷돌이 시승기]타는 맛,가성비 최고 캐딜락 ATS-V
  • 정진구 에디터
  • 승인 2016.08.08 08:00
  • 조회수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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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구 기자 jg.chung@globalmsk.com

안녕하세요, 서킷에서0.1초 단축하려고 월급의 절반 이상을 써 버리는 서킷돌이 정진구 기잡니다.  오늘은 간단하게 캐딜락 ATS-V의 시승 느낌을 들려드릴까 합니다. 이번 시승은 저 말고 다른 에디터가 진행한 관계로 제가 오래 타보지는 못했어요. 한 100km 정도밖에 주행을 못해봤기 때문에 아주 심층적인 내용을 전달해드리긴 힘들 것 같아요. 촬영을 마친 후 타 본 관계로 시승은 밤에 진행됐다는 것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그래도 인터넷에 보면 용인에서 열린 행사 시승기가 대부분이고, 인스트럭터가 콘보이하는 것을 따라가는 정도여서 재미없었다는 내용이 대부분인데, 좀 차별화 되는 내용을 알려드릴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디자인은 간략하게 첫인상만 써볼게요. 우선 지하주차장에서 본 첫인상은 노면에 착 붙은 작은 차체와 휠하우스를 꽉 채운 휠타이어가 다부진 모습이었어요. ‘나 좀 잘 달린다’는 모습. ATS는 처음 나올 때부터 “요즘 차 같이 밋밋한 게 아니라 과거 BMW E46 같이 운전이 즐거운 느낌을 최대한 살려내겠다”고 공언을 했었죠. 주행 성능뿐만 아니라 차체 프로포션까지 E46을 빼 닮은 느낌이 들어요. 약간 클래식하달까… 정확히 표현하면 휠하우스 위로 펜더 높이가 높아서 18인치 휠이 들어갔음에도 차체에 비해 휠이 작아 보이는 느낌이 있죠. 요즘 차는 휠을 과도하게 키우잖아요. 여기에 눈이 익숙해지면 ATS의 디자인은 약간 고전적인 느낌이 들어요.



리어스포일러도 단순히 멋을 내기 위해 달진 않은 것 같아요. 사이즈부터 남다르죠?




실내는 기존 ATS를 기본으로 몇몇 부분에 액센트를 줬어요.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레카로(Recaro) 버킷시트와 알칸타라 소재의 스티어링휠. 타이트한 레카로 버킷시트는 운전하는 내내 몸을 잘 잡아줬어요. 편안하면서 몸을 지지해주는 기능성도 높아서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부분이죠.



반면 스티어링휠은 손이 작은 저한테는 잘 맞지 않았어요. 우선 너무 굵었고, 알칸타라 재질도 미끄러운 편이었죠. 스포츠 모드에서는 스티어링휠이 상당히 무거워지는데, 꽉 잡지 않으면 돌리기 힘들 정도였으니까요. 어쨌든 버킷시트와 새까만 알칸타라가 어울린 인테리어는 시각적으로는 ATS와 확실히 차별화되는 것은 물론, 꽤나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스포츠 세단이란 성격과 잘 어울려요.



한국형 내비게이션도 달려 있습니다.


스티어링은 속도 감응형인데, 투어(Tour) – 스포츠(Sport) – 트랙(Track) 모드 간의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져요. 스포츠 모드부터는 꽤나 무거워지죠. 기본적으로 저속에서 묵직하고 고속에서는 상당히 무거운데 핸들을 감싸고 있는 알칸타라가 미끄러워 손에 자꾸 힘이 들어갔었어요. 다른 분들은 이런 문제를 겪지 않은 것으로 봐서 아무래도 제 손이 작은 탓인 것 같아요.


타이어는 크기도 크기지만 단면폭이 무려 앞 255mm, 뒤 275mm였어요. 타이어는 470마략의 강력한 출력을 충분히 뒷받침 하고도 남을 미쉐린 파일럿 수퍼스포츠. 일부 브랜드는 고성능 스포츠 세단에 강력한 성능과 어울리지 않는 빈약한 타이어를 넣어주기도 하는데, ATS-V는 성향에 딱 맞는 타이어가 들어가 있네요. 미쉐린 파일럿 수퍼스포츠는 수퍼카급에도 들어가는 타이어죠. 토크가 무려 61.4kg∙m에 달하고 최고속도가 시속 300km를 넘기 때문에 성능이 수퍼카 급이라 이해하면 됩니다.


한때 캐딜락 V 모델들은 도장깨기를 하고 다녔던 걸로 유명하죠? BMW M5, 벤츠 E63 AMG 등이줄줄이 나가떨어졌죠. 전 세대 CTS-V는 순정 타이어를 그대로 낀 상태로 뉘르부르크링을 7분 59초만에 주파해 한 때 세단으로서는 최고 기록을 갖고 있기도 했고요. 그 DNA를 고대로 물려받은 ATS-V의 성능도 엄청납니다.


엔진은 3.6리터 트윈터보 엔진이 달렸는데요, 요즘 터보엔진답게 저회전에서부터 토크가 넘쳐흘러요. 터보랙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가속페달을 밟는 족족 가뿐하게 쭉쭉 뻗어나갑니다. 공차중량 1.7톤짜리 차체를 그냥 도로로 쏘아 올린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아요. 시속 0-100km까지 가속을 3초대에 마친다고 하니 살벌한 성능이죠. 근데 전혀 불안하지 않아요.

토크가 넘쳐흐르는데 가속페달을 아무리 콱콱 밟더라도 어느 모드에서나 275/35/18 사이즈의 타이어를 불필요하게 미끄러뜨리지 않습니다. 뒷바퀴가 도로에 껌처럼 붙어있는 느낌이에요. 너무 안정적이라 처음에는 사륜구동인 줄 알았다니까요. 그 정도로 트랙션 컨트롤을 잘 해요. 또 하나, 8단 자동변속기 이게 물건이에요. ‘이렇게 부드럽고 직결감도 좋은데, 굳이 DCT가 필요할까’란 생각이 들 정도? 반응 속도로 꽤 만족스럽고 다운시프트 할 때 회전수 보상 기능도 정확해요. 정말 DCT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였어요. 포르쉐 PDK 변속기를 제외하면 거의 최고수준이랄까? 정말 효율적으로 파워를 노면에 전달해요.

끝내주는 엔진, 트랜스미션 성능에 걸맞게 제동 성능도 짱이에요. 앞 브렘보 6P 뒤 브렘보 4P 캘리퍼가 달려있고, 제동 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방출하기 위해 쿨링 덕트도 잘 마련돼있어요. 플로팅 타잎의 로터란 점도 맘에 들고요. 제동에 대한 부분이 아주 만족스러운데, 요즘 GM 차들 브레이크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말리부 때도 느꼈는데, 캐딜락 ATS-V도 정말 훌륭하네요. 브레이크는 성능도 성능이지만, 이상적인 감각을 만들어내는 게 쉽지 않은데, GM의 역사와 내공이 느껴지는 부분이에요.


공도에서 시승을 한 관계로 차를 많이 밀어붙여보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수 차례의 코너링을 해보며 대략적인 느낌을 받을 수는 있었는데, 이 차는 정말 안정적이라 대단히 빠르게 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BMW M3와는 많이 다른 느낌인데, 날카롭다기 보다는 묵직하단 쪽에 가깝죠. 그리고 접지력이 워낙 잘 유지돼서 자신감 있게 차를 다룰 수 있어요. 재미는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안정감을 바탕으로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세팅이란 뜻이죠. 아마 비슷한 수준의 운전자끼리 붙는다면 무조건 ATS-V가 빠를 것 같다는 생각이고요, 설사 경쟁모델이 조금 빠르다고 하더라도 ATS-V를 운전하는 쪽이 피로도나 실수가 적을 것 같아요. 오래 달리면 달릴수록 ATS-V에 유리하겠죠. 빠르게 달리기 위해 이성적으로 접근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반면 감성적인 부분은 좀 아쉬웠어요. 특히 배기음이 그런데, 밟을 때 배기음은 의외로 조용하고요, 거짓말 좀 보태면 무소음 머플러 수준? 흡기음은 크게 들리는데 이게 진짜 흡기음이 아니고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인 듯 해요. 문제는 이게 엔진 회전수 상승에 따라 볼륨만 커지는 재미없는 소리란 점. 오히려 3000~4000 rpm 사이 중속 영역에서 서서히 가속할 때 조용히 들려오는 배기음이 더 매력적이었어요. 개인적으론 ATS-V를 재밌게 타려면 배기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엔드머플러 정도는 손봐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실내 공간은 타이트해요. 물론 달리는 차에서 흠잡을만한 부분은 아니지만요.




그릴 안쪽으로 비치는 엄청난 냉각장치들이 보이죠?

마지막으로 제가 ATS-V에서 가장 감동을 받은 부분을 마지막으로 시승기를 마칠게요. 이 차에서 가장 마음에 들고 든든했던 부분은 바로 냉각이에요. 순정인데도 엔진오일 쿨러, 대용량 라지에이터, 트랜스미션 오일 쿨러, 브레이크 쿨링 덕트 등 냉각 부분이 거의 완벽하게 달려있어요. 이 정도면 트랙에서 아무리 몰아붙여도 지치지 않고 달릴 거라 확신해요. 운전자의 체력이 먼저 바닥나는 것을 걱정해야 될 정도죠. 실제로 엔진 회전수를 높게 쓰는 중 잠시라도 쿨다운을 하면 엔진오일 트랜스미션 오일 온도가 금새 내려가는 것을 계기판 중앙의 다기능 정보창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차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알려주는 다기능 정보창도 정말 정말 좋아요. 별 다섯 개 쾅쾅쾅!



기본형은 8천만 원 약간 안 되는데, 성능을 생각하면 정말 좋은 가격이라고 생각해요. 아마 동급에서 가장 싸고 가장 빠를 것 같아요. 한 마디로 가성비 최고란 말이죠. ATS-V가 이 정돈데 8기통 엔진을 단 CTS-V는 어떨지 정말 기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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