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S클래스 타는 맛이 E클래스 그대로...벤츠 E300
[시승기]S클래스 타는 맛이 E클래스 그대로...벤츠 E300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09.01 11:40
  • 조회수 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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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의 가장 '핫'한 시장은 중형 프리미엄 세단이다.

소위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6, 렉서스 ES가 경쟁하는 시장이다. 여기에 재규어 XF가 슬쩍 명함을 내밀었지만 뼈도 못추리는(?) 형국이다. "어디 누울 자리를 보고 누워야지!" 하는 게 수입차 시장의 반응이다.

이 가운데 E클래스는 독보적이다. 올해 나온 따근한 신차 효과가 있다고 해도 반응이 너무 뜨겁다. S클래스의 축소판이지만 S클래스에 뒤질 게 없다는 게 소비자의 반응이다. S클래스를 타는 맛이 3000만원 이상 저렴한 E클래스에서 체험할 수 있다고 하니 소비자들이 앞다퉈 구매 리스트에 올린다.

상대적으로 BMW 7시리즈는 거꾸로다. 판매가 통 시원찮아 천덕꾸러기가 된 지 벌써 1년이다. 신차 효과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5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다는 디자인과 실내 인테리어 때문이다. 5시리즈보다 3000만원 더 비싼 7시리즈를 구입하고도 " 어 이거 5시리즈 아냐?"라는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들을 때마다 "내가 왜 이 차를 샀지"하는 후회가 몰려 올 수도 있다.




E클래스는 뭐가 그리 잘났을까? 시승을 하면서 요모조모 따져봤다. 올해를 넘어 내년에도 인기를 이어갈 지 궁금증을 안고 운전석에 올랐다.

시승차는 E300이다.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는다. 최고출력은 245마력, 최대토크는 37.7kg·m다. 세대교체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를 꼽으라면 엔진이다. 이전 3.5L V6 엔진에서 4기통으로 엔진이 작아졌다. 경쟁 모델에 비해서는 늦은 변화다. V6은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35.7kg·m였다. 배기량이 줄면서 최고출력은 줄었지만 토크는 커졌다. 변속기는 자동 9단이다. 최대토크 발생 시점은 2400에서 1300rpm으로 낮아졌다. 디젤 모델은 최근에야 인증을 통과해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요즘 배기량 수치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속도는 시원스럽게 올라간다. 벤츠 특유의 묵직하고 부드러운 느낌도 여전하다. 터보 래그는 무시해도 될 수준이다. 경박하게 치고 나가기보다는 진중하게 밀어 붙인다. 급하게 가속하면 쾌감을 느낄 정도로 힘차게 뻗어 나간다. 고도의 역동성을 체감하기에는 미흡하지만 일상에서 타고 다니기에는 충분한 역동성을 발휘한다. 이전 세대 E클래스 오너 일부는 4기통이 V6의 감성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지만 선택권 제한은 아쉬운 일이다.
변속은 매우 부드럽다. 스티어링에 패들이 달려 있어서 능동적으로 단수를 조절 할 수도 있다.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트, 스포트 플러스, 개별로 나뉜다. 각 모드간 차이는 급격하지는 않아도 체감할 정도의 변화는 이뤄진다. 연료 절약 모드인 에코 모드에서도 답답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V6 3.5L에서 4기통 2.0L로 다운사이징을 했지만 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승차감은 적당히 단단하다. 탄탄한 하체에 길들여졌다면 부드럽게 느껴질 수 있고, 푹신한데 익숙하다면 조금 단단하다고 여길 수준이다. E300은 뒷바퀴굴림과 네바퀴굴림 두 가지가 들어온다. 시승차는 네바퀴굴림 모델이다. 움직임은 중립적이다. 급격한 움직임에도 앞뒤가 따로 노는 느낌이 덜하다. 스티어링은 유연한 편이고 움직임에 정직하게 반응한다. 운전의 재미보다는 안정성이 더 크게 다가온다.
첨단 주행장비는 요즘 트렌드 중 하나다. E300에도 수많은 첨단 장비를 집어 넣었다. 주차보조나 사각지대 보조, 브레이크 보조 등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차선과 앞차의 움직임을 고려해 차선을 유지하는 차선 이탈 방지, 사각지대 정보를 바탕으로 방향지시등과 연동해 차선 변경을 실행하는 차선 유지 보조, 보행자 등 장애물과 충돌이 예상될 때 스티어링을 조절을 빠르게 앞당기거나 도와주는 충돌 회피 조향 보조 기능 등을 집어 넣었다. 잘만 활용하면 운전자의 개입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자율주행에 근접한 기술이다.
E300 4매틱의 공인연비는 1L에 10.3km다. 에어컨을 켜고 성인 남자 한 명이 탄 상태로 고속화 도로와 시내를 골고루 섞어 달리는 동안 연비는 1L에 9~10km 사이를 오간다. 공인연비를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높은 효율성을 원하는 사람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미흡하다. 가솔린의 장점도 많지만 연비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이라면 디젤 모델을 기다리는 게 낫다.


높은 완성도에 호감 가는 디자인, 이름값에 걸맞은 고급성 등 흥행 요소를 두루 갖췄다.



요즘 벤츠는 잘 나간다. 정체성을 통일한 디자인이 큰 효과를 내고 럭셔리한 감성이 더욱 짙어지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E클래스는 사전 예약만 1만 대에 이르렀다. 최근 디젤 모델이 인증을 받았다. 기본 가격이 6000만원대로 E300 기본형 7350만원보다 저렴하다(옵션에는 차이가 있다). 연비 높고 가격이 저렴한 디젤 모델이 나오면 E클래스 판매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0세대를 이어온 저력과 내공을 무시할 수 없다.



E클래스는 매우 유리한 상황이다. BMW 5시리즈는 끝물이라 매력이 다했고 아우디 A6는 주력 모델이 판매 중지 모델에 포함돼 아예 힘이 빠졌다. 독점은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지만 당분간 E클래스의 독주는 계속될 게 분명하다.

※ 사진 속 모델은 시승차와 다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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