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부터 뻥 연비 안녕...실제 도로 테스트 RDE 도입
2017년 9월부터 뻥 연비 안녕...실제 도로 테스트 RDE 도입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10.3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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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구 에디터 carguy@globalmsk.com

요즘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디젤이다. 디젤차는 기름값이 적게 들고 연비가 좋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독일 브랜드의 전방위 마케팅으로 ‘친환경’에 ‘합리적 소비’ 인식까지 생겼다. 많은 사람들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디젤차를 샀다. 기름값을 줄일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 때문이었다. 지난해 9월 폴크스바겐 스캔들이 터지지 않았다면 디젤 광풍은 계속됐다.







분위기가 서서히 변하고 있다. SUV와 수입차를 중심으로 여전히 디젤 엔진 선호도가 높기는 하다. 하지만 다운사이징을 통해 연비를 개선한 휘발유 엔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기대보다 낮은 실제 연비와 높은 가격 때문에 인기가 없었던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도 많이 늘었다. 언론에 연일 폴크스바겐 관련 기사가 오르내리면서 ‘클린 디젤’ 이미지는 사라졌다. 정책 변화가 없다면 경제 논리에 의해 시장의 디젤 선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그럼에도 ‘디젤만이 정답인지?’에 대해 이성적으로 따져볼 수 있는 토대는 마련됐다. 모든 기술에는 장단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보다 연비가 좋지만 정숙성이 떨어진다. 단기적으로 유지비는 적게 들 수 있지만 구입 할 때는 가솔린 엔진보다 비싸다. 주행 여건에 따라 가솔린차가 알맞을 수 있다. 자동차는 집과 함께 가장 비싼 재산 중 하나다. 거금을 들여 구입하는 만큼 어떤 엔진이 달린 차를 선택할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합리적인 판단을 위해 두 엔진의 차이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아직 모델이 다양하지 않은 하이브리드차를 제외하고 디젤과 가솔린 엔진의 차이를 알기 쉽게 풀어봤다.

디젤의 높은 연비는 연료특성 덕분


디젤 엔진에 대한 인식은 ‘연비가 좋다’는 점이다. 같은 양의 연료로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다는 뜻이다. 맞다. 디젤은 가솔린보다 열량이 높기 때문이다. 화석연료 에너지는 탄소와 수소가 결합된 탄화수소 형태로 저장돼있다. 디젤과 가솔린은 모두 석유(원유)로부터 나온다. 일반적인 디젤의 분자식은 C12H23, 가솔린은 C8H18이다. 디젤이 가솔린보다 탄소(C) 4개, 수소(H) 5개 더 많다. 따라서 갖 고 있는 에너지가 많을 수밖에 없다. 같은 양을 주유한다고 가정했을 때 디젤의 열량이 가솔린보다 11%가량 높다. 엔진의 열효율이 같다고 가정한다면 당연히 디젤 엔진의 연비가 좋을 수밖에 없다. 실제 주행을 해보면 디젤차의 연비가 가솔린차보다 30% 정도 높게 나온다. 디젤 엔진의 열효율이 가솔린 엔진보다 20% 정도 더 높기 때문이다. 이 역시 연료 특성과 관련 있다. 디젤은 착화점이 250°C 정도로, 가솔린보다 50°C가량 낮다. 별도의 점화장치 없이 공기를 압축해 온도를 높여 자연 적으로 연소시킨다. 디젤 엔진을 ‘압축착화기관’이라 부르는 이유다.

연료가 착화할 수 있는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압축률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디젤 엔진은 압축비가 높다. 압축비가 높으면 연료가 폭발을 일으킨 후 팽창되는 정도가 더 커진다. 압축비가 높은 엔진이 효율이 좋다. 디젤 엔진은 엔진 출력을 연료 분사량으로 조절한다. 산소가 충분해 린번Lean- burn(희박연소) 상태를 만들기 쉬운 것과 비슷하게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디젤은 가솔린보다 열량이 높아 폴발력도 강하고 효율도 좋다.


늘 연비가 좋지만은 않다. 좋은 연비가 나오기 위해서는 엔진의 온도가 적정 수준으로 올라야 한다. 별도의 점화장치가 없고 엔진의 회전수가 낮은 디젤 엔진은 온도가 오르는 데 시간이 많이 걸 린다. 연소실 온도를 빠르게 올리기 위해 냉 간 시 연료를 많이 분사한다. 충분히 예열될 때까지는 연비가 좋지 못하다. 특히 겨울에 고생이다. 하루 주행거리가 10km 미만으로 짧은 사람이라면 디젤차의 좋은 연비를 체감하기 힘들다. 조용하고 편안한 휘발유 차가 더 좋은 선택이다.





소음·진동과 무거운 무게는 큰 문제


디젤 엔진은 높은 효율이란 장점을 얻은 대신 소음과 진동이라는 큰 단점을 지닌다. 연료 특성과 엔진 구조상 어쩔 수 없는 문제다. 요즘 디젤 엔진이 아무리 조용해졌다고 해도 가솔린 엔진보다 조용할 수는 없다. 최신 승용 디젤차는 흡음재와 방진재를 덧대고 엔진 마운팅 기술을 개선해 소음과 진동을 줄인다. 여전히 가솔린 엔진과 비교하면 부족하다. 소음과 진동에 많이 민감하다면 가솔린차나 하이브리드를 고려하는 편이 낫다. 디젤은 가솔린보다 열량이 높다. 실린더 안에서 연소될 때 폭발력이 가솔린보다 강할 수밖에 없다. 압축비가 높아 폭발력이 더 커진다. 강력한 폭발 이 피스톤을 때리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이 크다. 강력한 폭발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엔진 블록도 가솔린 엔진보다 훨씬 튼튼하게 만든다. 요즘 가솔린 엔진은 대부분 경량 알루미늄 재질로 만든다. 반면 디젤 엔진은 여전히 주철 블록을 널리 쓴다. 알루미늄 블록보다 많이 무겁지만 강한 폭발을 견뎌내기 위한 선택이다. 엔진이 무겁기 때문에 디젤차는 무게 배분이 불리하다.

가솔린은 디젤에 비해 연비는 떨어지지만 높은 회전수를 활용할 수 있다.


스피드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가솔린 엔진을 선택하는 편이 스트레스가 적다. 디젤 엔진은 회전수를 높이 올리기에 적합하지 않다. 저절로 폭발을 일으키는 ‘압축착화기관’의 특성상 피스톤이 왕복하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폭발 시기를 정밀하게 제어하기 힘들다. 저회전에서 두툼한 토크를 살릴 수 있는 롱스트로크 (Long Stroke, 피스톤의 지름보다 움직이는 거리가 긴 것)구조가 알맞다. 디젤 엔진의 회전수가 대부분 4000rpm 언저리인 이유다. 회전수를 높게 쓰지 못하고 최상의 효율을 발휘하는 구간도 짧기 때문에 답답할 수 있다. 가솔린 엔진은 스파크 플러그를 통해 불꽃을 점화시켜 폭발 시기를 정밀하게 제어한다. 필요에 따라 높은 회전수를 쓰도록 만들기도 한다.

서로 닮아가는 디젤과 가솔린 엔진


최신 엔진의 흐름은 효율성 개선이다. 2000년대 들어 디젤 엔진이 새롭게 각광받은 이유도 높은 효율이다. 2005년, 지구온난화 규제 및 방지를 위한 국제협약인 ‘교토의정서 Kyoto Protocol’가 공식 발효되면서 세계 각국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했다. 연소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이려면 같은 일을 하면서도 연료를 조금만 쓰도록 효율을 높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보다 이산화탄소를 25% 정도 적게 배출한다.

과거 디젤 엔진은 ‘검은 매연을 내뿜고 깨끗하지 못하다’라는 선입견이 따랐다. 1990년대 후반 들 어 고압으로 연료를 분사해 연소 효율을 높인 커먼레일 시스템이 나오면서 비로소 ‘클린 디젤’의 이 미지가 생겨났다. 터보차저를 달아 출력도 높였다. 터보차저는 디젤 엔진에 날개를 달아줬다. 낮은 배기량에서도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압축비를 낮추지 않으면서 더 많은 산소를 밀어 넣을 수 있고 인터쿨러로 연소 온도도 낮출 수 있어서 효율이 높아졌다. 디젤 엔진은 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후처리 장치를 보강하고 소음·진동을 개선해 가솔린 엔진을 닮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최신 디젤 엔진은 연료를 1000분의 1초 단위로 다단분사하며 정밀하게 제어해 사용 가능한 회전수를 5천rpm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가솔린 엔진은 연소 효율을 높이기 위해 디젤 엔진처럼 고압 직분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최신 직분 사 엔진을 단 차를 타면 ‘딱딱딱’ 고압 인젝터에서 연료를 분사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압축비도 꾸준히 올리고 있다. 마쓰다의 스카이액티브 가솔린 엔진은 압축비가 14:1에 이른다. 다운사이징과 함께 터보차저도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디젤 엔진과 궁합이 워낙 좋은 덕에 진작부터 쓰였다.





디젤 엔진, 앞으로의 방향은?


대체 에너지를 활용한 차세대 동력원을 섣불리 예상하기 힘들다. 자동차회사조차 갈피를 못 잡는다. 많은 회사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연료전지차까지 모두 개발 중이다. 대세가 어디로 기울든 바로 대응하게 준비한다. 그렇지만 내연기관의 시대는 당분간은 계속된다. 모든 자동차 회사가 끊임없이 새로운 엔진을 준비한다. 가솔린과 디젤 엔진 기술은 여전히 발전하고 있다.

엔진의 구조는 더이상 변화를 주기 힘들지만 가솔린과 디젤 엔진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한다.


디젤 엔진은 뛰어난 효율과 낮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앞세워 지금껏 엔진의 최신 트렌드를 이끌어왔다. 유럽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나 미국의 기업평균연비제도(Corporate Average Fuel Economy, CAFE)를 만족시키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승승장구하던 디젤 엔진에 제동이 걸린 것은 바로 초미세먼지(PM2.5) 때문이다. 각국 정부는 한동안 이산화탄소에 초점을 맞춰왔다. 최근 들어 관심은 초미세먼지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통령까지 나설 정도로 큰 화두다.

디젤 엔진은 초미세먼지와 폴크스바겐 스캔들에 발목을 잡힌 형국이다. 폴크스바겐이 임의 설정을 통해 배출가스를 조작한 것은 분명한 잘못이다. 그러나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디젤 엔진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덮어씌우는 일은 삼가야 한다. 초미세먼지의 원인이 디젤차라는 근거도 빈약하다. 최신 직분사 가솔린 엔진도 초미세먼지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디젤 엔진은 높은 연비와 낮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저감에 분명한 효과를 낸다. 마녀사냥 식으로 몰고 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기업은 자선단체가 아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최소 개발비로 최대 이익을 얻고자 노력하는 일이 당연하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기관은 면밀히 연구해 법을 강화해야 한다. 실제 도로를 달리며 배출가스를 측정하는 RDE(Real Driving Emission) 테스트가 2017년 9월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현재 거의 모든 디젤차가 RDE 테스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시장성이 있다면 자동차회사는 디젤 엔진의 후처리 장치를 개선하고 차체 무게를 줄여 배출가스 기준을 맞추면 된다. 문제는 나날이 높아지는 개발비를 어떻게 감당하느냐다. 디젤의 미래는 시장의 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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