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카이(TOKAJI)
토카이(TOKAJI)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5.10.26 12:47
  • 조회수 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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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의 토카이 와인은 세계 최초의 스위트 와인이다. 독보적인 맛으로 황실과 귀족의 와인으로 유명했다. 프랑스 황제 루이 15세는 애첩이던 마담 퐁파두르에게 이 와인을 건네며 “와인의 왕(The Wine of Kings, King of wines)”이라고 일컬었다.

귀족ㆍ황제가 즐기던 세계 3대 스위트 와인 


헝가리의 토카이 와인은 세계 최초의 스위트 와인이다. 독보적인 맛으로 황실과 귀족의 와인으로 유명했다. 프랑스 황제 루이 15세는 애첩이던 마담 퐁파두르에게 이 와인을 건네며 “와인의 왕(The Wine of Kings, King of wines)”이라고 일컬었다.






▎로얄 토카이의 찰스 마운트 CEO는 토카이 와인이 여러 음식과 어울리는 테이블 와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토카이는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쏘떼른, 독일의 아이스바인과 함께 ‘세계 3대 스위트 와인’으로 불린다. 지난 6월 로얄 토카이(Royal Tokaji)의 CEO인 찰스 마운트(43)가 수입사인 신동와인 초청으로 서울을 찾았다.

마운트 사장의 경력은 와인 업계에서 돋보인다. 영국 귀족학교인 이튼 칼리지를 졸업하고 ‘킹스 칼리지 런던’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이후 10여 년간 세계적인 명품그룹인 LVMH에서 마케팅과 기획을 담당했다. 3000달러에 달하는 크룩(Krug)의 최고가 샴페인 끌로 당보네(Clos d’Ambonnay)를 성공리에 론칭했다. 그는 “집안 대대로 와인 수입업을 해 평소 와인에 관심이 많았다. 재미없는 변호사보다 와인을 택한 게 잘한 것 같다”며 “토카이를 맛본 뒤 엄청난 잠재성에 끌려 2011년 로얄 토카이로 이직했다”고 말했다. 그는 토카이 와인에 대해 “아직까지 한국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점차 독특한 향과 맛을 찾는 와인 애호가가 늘면서 단맛의 디저트 와인을 넘어 여러 음식과 어울리는 테이블 와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카이 와인은 프랑스 보르도보다 125년이나 앞선 1730년대에 이미 등급 체계를 구축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가졌다. 유럽 왕실뿐 아니라 베토벤,슈베르트,요한 스트라우스, 괴테 같은 당대 최고의 작곡가와 문호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1900년대 초 유럽 레스토랑에서 로얄 토카이는 보르도 최고 등급인 ’샤토 라피트 로쉴드’보다 4배나 비싼 가격에 팔렸다.

“토카이 와인이 유럽 왕실과 예술가 사이에서 호평을 받은 이유를 유추해보면 널리 퍼졌던 연금술의 영향이 있는 듯하다. 당시 설탕이 없어 달콤한 음식이 존재하지 않았고 금에 대한 가치가 매우 높았다. 금색을 띠고 단맛을 내는 토카이가 이런 만족도를 높였다고 본다.”

토카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헝가리의 공산화로 침체기를 맞는다. 공산당 정부는 생산량에 집착하면서 품질이 나빠졌다. 공산당이 몰락하고 1990년대 초 토카이는 르네상스를 맞는다. 해외 자본이 들어와 대형 와이너리가 생겨나면서 토양을 관리하고 품질을 중요시한다. 당대 최고의 와인 평론가였던 휴 존슨은 토카이의 잠재성을 주목한다. 1989년 투자가를 유치해 헝가리에 ‘로얄 토카이 와인 컴퍼니’를 설립했다. 프랑스 최대의 보험회사이자 세계 각지에 유명 와이너리를 소유한 악사(AXA)와 스페인의 와인 명가인 베가 시실리아가 주요 투자가였다.

초콜릿ㆍ매운 음식과 잘 어울려





토카이는 헝가리 동북부에 위치해 여름에 비교적 서늘하다. 이 지역은 슬로바키아ㆍ루마니아 두 국가의 국경과 접한다. 그래서 토카이는 루마니아의 드라큘라 이야기에도 등장한다. 토양(떼루아)은 화산 지역이다. 주로 화산재와 석회질로 이뤄져 와인 생산에 이상적이다. 여기에 2개의 강이 교차해 주변에 습기가 매우 높다. 이런 여건 덕분에 포도 껍질에 곰팡이가 생기는 귀부(Botrytised) 현상이 발생한다. 귀부 현상은 포도 알갱이가 보트리티스 씨네리아라는 곰팡이 균에 감염돼 수분의 80% 이상이 증발하는 것을 말한다. 수분이 줄어든 만큼 껍질이 쭈글쭈글해지면서 당도를 높일 수 있다.

토카이의 주력 품종은 푸르민트다. 껍질이 얇아 귀부 현상을 일으키기에 적합하다. 숙성은 헝가리산 오크통을 쓴다. 미국ㆍ프랑스산보다 나이테 간격이 촘촘해 와인의 풍미를 증가시킨다. 마운트 사장은 “귀부 현상이 생긴 포도를 일일이 손으로 수확한다”며 “정상적인 포도에 비해 포도즙을 얻는 비율이 10%에 불과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보통 와인 병이 750㎖인데 비해 토카이는 500㎖ 사이즈를 주로 사용한다. 비싼 가격 때문이다.

당도를 측정하는 단위인 푸토뇨스(Puttonyos)는 양조할 때 사용하는 26L 나무통을 말한다. 와인을 만들 136L 통에 귀부 현상이 진행된 포도를 몇 푸토뇨스를 넣느냐에 따라 단맛이 달라진다. 푸토뇨스를 5통 넣으면 5푸토뇨스라고 표기한다.

“단맛만 강하면 한 모금 이상 마시기 어렵다. 토카이가 유명해진 것은 적절한 산도를 갖춰 입안에서 녹아들기 때문이다.” 마운트 사장의 토카이 자랑이 이어진다.

토카이 와인과 음식 매칭에 대해 마운트 사장은 “6푸토뇨스 이상은 와인 자체를 즐길 것을 추천한다” 며 “5푸토뇨스는 시가나 초콜릿뿐 아니라 푸아그라와 매우 훌륭한 궁합을 보여준다”고 소개한다. 이어 “아시아 지방의 매운 음식(스파이시 푸드)와도 잘 어울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프랑스 ‘샤또 디껨’과 차이점에 대해선 이렇게 말한다.

“쏘떼른이 포도 알갱이를 압착해 포도즙을 얻는 것에 비해 토카이는 압착을 하지 않는다. 커피로 따지면 핸드 드립처럼 포도즙을 얻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토카이가 좀 더 프레시하고 산도와 당도의 밸런스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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