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 여신의 편애? 벤츠 E클래스 거침없는독주
행운 여신의 편애? 벤츠 E클래스 거침없는독주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09.1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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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신 기자 ys.lim@globalmsk.com

수입차 시장에서 벤츠 E클래스의 독주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경쟁 상대였던 BMW 5시지즈, 아우디 A6에 비해 상품성에서 확실한 우세를 보인다. 경쟁 두 차종은 내년 이후에나 풀모델 체인지가 예정돼 있다. 잠재적 경쟁 상대인 재규어 XF는 지난해 풀모델 체인지를 했지만 E클래스가 디자인을 제외하곤 모든 면에서 절대적 우위에 놓여 있다. 오히려 렉서스 ES 하이브리드가 디젤 못지 않는 우수한 연비와 럭셔리한 감성을 내세워 대항마로 부상한다. E클래스가 왜 수입 중형 세단 시장을 평정했는 지 조목조목 따져본다.

신형 벤츠 E클래스는 디자인 정체성을 통일하고 완성도를 대폭 높였다. 경쟁차인 BMW 5시리즈는 노후했고 아우디 A6는 핵심 모델 인증 취소로 힘이 빠졌다. 이래저래 유리한 상황이다.







자동차의 전자장비화는 오래 전부터 이뤄졌다. 기계 장치를 전자 장비로 제어하는 작업이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진행됐다. 전자장비화가 모두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기계 장치의 순수한 느낌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불평도 나왔다. 잔고장도 많고 이상이 생기면 자가 정비도 할 수 없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전자장비화 비율에 따라 브랜드 특성이 갈렸다. 어떤 브랜드는 높은 전자장비화 비율을 내세워 첨단기술 도입에 앞서간다고 주장했다. 전자장비화에 반기를 들고 기계적 순수성을 강조하는 브랜드도 나왔다.

지금 시대는 전자장비화가 보편화 됐다. 경차부터 대형차, 대중 브랜드와 고급 브랜드, 차종 가리지 않고 전자장비화를 받아들인다. 모두가 전자장비화에 앞장서다 보니 특성 차이도 크지 않다. 가끔씩 이질감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익숙해지는 분위기다. 오히려 전자장비화 하지 않은 기계 장치에 불편함을 느낀다.



전자장비화가 평준화되다 보니 전자 기술이 다른 쪽으로 발전의 방향을 틀었다. 이제는 ‘전자제품화’다. 기계 장치를 전자화 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자동차 자체를 전자제품처럼 만든다. 신형 E클래스에 올라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두 개의 대형 디스플레이다. 계기판과 대시보드에 12.3인치 디스플레이 두 개가 자리잡는다. 두 개의 디스플레이는 하나로 연결해 놓아서 기다란 태블릿처럼 보인다. 대형 디스플레이가 점차 필수 요소로 자리잡아 가는데, E클래스는 한단계 더 앞서가는 모양새다.

디스플레이 제어는 스티어링 휠에 달린 버튼을 이용한다. 버튼이라지만 사실상 터치 센서다. 엄지손가락으로 쓱쓱 움직여 메뉴를 이동한다. 1920×720픽셀 해상도, 화려한 그래픽, 한글화가 이뤄진 화면은 태블릿이나 소형 노트북 같은 IT 기기 화면과 별반 다르지 않다. 모니터 안에 표현되는 기능은 엄청나게 많다. 계기판 테마는 스포트·클래식·프로그래시브 세 가지로 나뉜다. 클러스터 한 쪽에는 회전 속도계, 내비게이션, 에코 디스플레이를 채울 수 있는 등 계기판 화면 안에서 변화 폭이 크다. 오른쪽 센터 디스플레이에서는 차의 대부분 기능을 세세한 기능까지 조절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제어가 차의 보조 장비가 아니라 주력 장비처럼 여겨질 정도로 존재감이 크다.




인테리어는 고급스럽고 화사하다. 소재 질감이나 배색도 만족스럽다. 요즘 차들은 실내 디자인도 통일 시키는 추세라 모델 사이에 차별점이 없다. E클래스도 다른 벤츠 모델과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식상할 정도로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공간은 앞뒤 모두 넉넉하고 시트도 편안하다. 휠베이스는 2940mm로 이전 세대보다 65mm 늘었다. 휠베이스가 늘어난 효과는 뒷좌석에 그대로 나타난다. 무릎 공간 여유가 상당하다. 선루프는 앞뒤 분리형으로 돼있어서 앞뒤 모두 개방감이 좋다. 실내 무드램프는 색상이 무려 64가지나 된다.




위급인 S클래스와 아래급인 C클래스와 디자인을 통일해서인지 외부 모습은 그리 새롭지는 않다. S클래스보다는 C클래스에 가깝다. 멀리서 보면 C클래스와 구분이 쉽지 않지만 길이가 4925mm로 길기 때문에 짜리몽땅한 C클래스보다 늘씬해 보인다. 특히 옆에서 보면 짧은 오버행과 뒷바퀴굴림 특유의 비율이 강조돼 역동적인 기운이 물씬 풍긴다. 시승차는 E300이다.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얹는다. 최고출력은 245마력, 최대토크는 37.7kg·m다. 세대교체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를 꼽으라면 엔진이다. 이전 3.5L V6 엔진에서 4기통으로 엔진이 작아졌다. 경쟁 모델에 비해서는 늦은 변화다. V6는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35.7kg·m였다. 배기량이 줄면서 최고출력은 줄었지만 토크는 커졌다. 변속기는 자동 9단이다. 최대토크 발생 시점은 2400에서 1300rpm으로 낮아졌다. 디젤 모델은 최근에야 인증을 통과해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요즘 배기량 수치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속도는 시원스럽게 올라간다. 벤츠 특유의 묵직하고 부드러운 느낌도 여전하다. 터보 래그는 무시해도 될 수준이다. 경박하게 치고 나가기보다는 진중하게 밀어 붙인다. 급하게 가속하면 쾌감을 느낄 정도로 힘차게 뻗어 나간다. 고도의 역동성을 체감하기에는 미흡하지만 일상에서 타고 다니기에는 충분한 역동성을 발휘한다. 이전 세대 E클래스 오너 일부는 4기통이 V6의 감성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지만 선택권 제한은 아쉬운 일이다. 변속은 매우 부드럽다. 스티어링에 패들이 달려 있어서 능동적으로 단수를 조절 할 수도 있다.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트, 스포트 플러스, 개별로 나뉜다. 각 모드간 차이는 급격하지는 않아도 체감할 정도의 변화는 이뤄진다. 연료 절약 모드인 에코 모드에서도 답답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승차감은 적당히 단단하다. 탄탄한 하체에 길들여졌다면 부드럽게 느껴질 수 있고, 푹신한데 익숙하다면 조금 단단하다고 여길 수준이다. E300은 뒷바퀴굴림과 네바퀴굴림 두 가지가 들어온다. 시승차는 네바퀴굴림 모델이다. 움직임은 중립적이다. 급격한 움직임에도 앞뒤가 따로 노는 느낌이 덜하다. 스티어링은 유연한 편이고 움직임에 정직하게 반응한다. 운전의 재미보다는 안정성이 더 크게 다가온다.

첨단 주행장비는 요즘 트렌드 중 하나다. E300에도 수많은 첨단 장비를 집어 넣었다. 주차보조나 사각지대 보조, 브레이크 보조 등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차선과 앞차의 움직임을 고려해 차선을 유지하는 차선 이탈 방지, 사각지대 정보를 바탕으로 방향지시등과 연동해 차선변경을실행하는차선유지보조,보행자등 장애물과 충돌이 예상될 때 스티어링을 조절을 빠르게 앞당기거나 도와주는 충돌 회피 조향 보조기능 등을 집어 넣었다. 잘만 활용하면 운전자의 개입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자율주행에 근접한 기술이다.




E300 4매틱의 공인연비는 1L에 10.3km다. 에어컨을 켜고 성인 남자 한명이 탄 상태로 고속화도로와 시내를 골고루 섞어 달리는 동안 연비는 1L에 9~10km 사이를 오간다. 공인연비를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높은 효율성을 원하는 사람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미흡하다. 가솔린의 장점도 많지만 연비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이라면 디젤 모델을 기다리는 게 낫다.




요즘 벤츠는 잘 나간다. 정체성을 통일한 디자인이 큰 효과를 내고 럭셔리한 감성이 더욱 짙어지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E클래스는 사전 예약만 1만대에 이르렀다. 최근 디젤 모델이 인증을 받았다. 기본 가격이 6000만원대로 E300 기본형 7350만원보다 저렴하다(옵션에는 차이가 있다). 연비 높고 가격이 저렴한 디젤 모델이 나오면 E클래스 판매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클래스는 매우 유리한 상황이다. BMW 5시리즈는 끝물이라 매력이 다했고 아우디 A6는 핵심 모델이 판매 중지 모델에 포함돼 아예 힘을 쓰지 못한다. 독점은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지만 당분간 E클래스의 독주는 계속될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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