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럭셔리의 저력 CT6...기함을 향한 캐딜락식 해법
아메리칸 럭셔리의 저력 CT6...기함을 향한 캐딜락식 해법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10.13 13:45
  • 조회수 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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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진 기자 carguy@globalmsk.com

캐딜락이 오랜 공백을 깨고 기함 자리를 채웠다. 긴 차체, 가벼운 무게, 캐딜락 아이덴티티와 첨단기술로 캐딜락 특성이 강한 CT6를 만들어냈다.

높은 값대비 가치로 럭셔리 대형 세단 경쟁 구도 변화를 예고한다.

CT6는 한국에서 오랜만에 캐딜락 이름 값을 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월 200대 이상 꾸준한 판매를 이어간다.  절대적 열세인 캐딜락 딜러망을 감안하면  BMW 7시리즈 판매에 버금 가는 인기다. 주문도 500대 이상 밀려 있다.



CT6의 등장으로 럭셔리 대형 세단 시장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독일차 위주로 이뤄지던 경쟁 관계에 미국차가 가세해 선택 폭이 넓어졌다

자동차 분야에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분야는 없지만 그 중에서도 최고는 럭셔리 대형 세단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하거나 방향성을 확립하려면 기함을 잘 만들어야 한다. 럭셔리 브랜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이 때 가장 큰 수익을 안겨주는 분야도 대형 세단이다. 최근 눈에 띄는 곳은 미국 브랜드다.

기함 자리를 비워뒀던 캐딜락과 링컨이 동시에 기함을 재정비해서 내놓았다. 독일 럭셔리 브랜드에 비해 열세였던 대형 세단 세그먼트에서 대등한 경쟁을 펼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름을 정비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한 캐딜락은 대형 세단 CT6를 선보였다. ‘CT+숫자’ 이름을 쓴 첫 모델이다. SUV와 크로스오버는 ‘XT+숫자’로 바뀐다. 캐딜락과 함께 미국 럭셔리 브랜드의 양대 산맥인 링컨은 컨티넨탈을 다시 부활시켜 기함 자리에 앉혔다. 과거 영화를 현대적으로 되살린 링컨과 미래 지향적 새로운 모습을 강조하는 캐딜락의 방식 차이가 두 기함 경쟁에 흥미를 더한다.

2015년 미국 뉴욕 오토쇼에 첫 선을 보인 CT6는 지난 7월 국내에도 공식 론칭했다. 독일 럭셔리 대형 세단 중에서도 S클래스 독주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라 CT6가 경쟁 구도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 지 관심 대상이다. CT6는 ‘착한 가격’으로 주목 받았다. 프리미엄 7880만원, 플래티넘 9580만원으로 가격은 준대형급이다. 크기보다 가격을 한 단계 낮춰 책정하는 캐딜락의 틈새 가격 전략을 CT6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지엠코리아 설명에 따르면 프리미엄은 미국 현지와 가격이 동일하고 플래티넘은 1000만원 이상 낮다고 한다. 크기 대비 저렴한 가격이 영향을 끼치기라도 한 듯 사전계약은 300대를 돌파했다. 1차 및 2차 선적 물량이 모두 동이 났다. 독일 경쟁차 판매량과 차이는 크지만 캐딜락의 국내 판매 실적에 비추면 꽤 의미 깊은 수치다.


쇼퍼드리븐에 최적화



CT6의 길이는 5184mm이고 휠베이스는 3109mm다. 경쟁차의 롱휠베이스 모델에 가깝다. 크기만 놓고 보자면 DTS 이후 비어 있던 기함의 자리를 채우기에 충분하다. 정체성이 강한 캐딜락 디자인의 특성을 그대로 표현했다. 마치 CTS의 크기를 키운 듯한 동질감이 느껴진다.

주된 디자인 테마는 ‘수직’이다. 헤드램프 옆에서 아래로 가늘게 이어지는 주간등이 수직 테마를 더욱 강조한다. 길이가 5m를 넘지만 날씬하고 매끈하다. 뒷바퀴굴림 특유의 비율을 살려서 강하고 역동적인 기운을 풍긴다. 크롬을 두른 그릴이 유난히 커보인다. 기함다운 당당함을 그릴에 표현했다.



캐딜락의 디자인_정체성과 최신 트렌드를 잘 융합한 실내.

실내는 캐딜락의 아이덴티티를 잘 살렸다. 센페시아에는 10.1인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배치했다. 거의 모든 기능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뤄진다. 계기판도 디스플레이다. 테마를 바꿀 수 있고 주행 모드에 따라 그래픽이 변한다. 디스플레이로 기능을 조절하고 개성을 표현하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했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장치, 애플 카플레이 등 모바일 연관성도 높였다. 주목할 장비는 보스(BOSE) 파나레이 사운드 시스템이다. 보스가 CT6를 위해 개발한 사운드 시스템이다. 34개의 스피커로 차 안을 콘서트홀로 만든다.

뒷좌석 승객을 위한 쇼퍼드리븐 차답게 뒷좌석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파워 시트 방향 조절, 리클라이닝, 시트 쿠션 틸팅, 마사지, 히팅 및 쿨링 기능을 집어 넣었다. 에어컨도 실내 네 부분 각각 조절할 수 있다. 리어 카메라 룸미러는 기발한 아이디어다. 룸미러에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영상으로 후방을 보여준다. 후방 시계가 300% 확장되는 효과를 가져온다.


경량화 차체와 첨단 기술


13개의 고압 알루미늄 주조물과 고강성 스틸을 결합시킨 CT6의 차체

CT6는 오메가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차체의 64%에 이르는 부분에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했다. 20만 번에 이르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경쟁 차보다 50~100kg이상 가벼운차체를 완성했다.



CT6의 심장 신형 3.6 V6 직분사 엔진

경쟁 차보다 차체가 길지만 무게는 가볍다. 엔진은 신형 3.6L V6 직분사다.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39.4kg·m 성능을 발휘한다. 굴림방식은 네바퀴굴림이고 8단 자동변속기를 쓴다.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 등으로 퍼포먼스를 극대화 했다.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은 1000분의 1초 단위로 노면 상태를 감지해 각 휠의 댐핑력을 조절한다.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은 주행 시 뒷바퀴가 앞 바퀴와 같은 방향 혹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저속에서는 회전반경이 1m 줄어드는 효과를 얻는다.

공인연비는 복합 8.2km/L이고 도심과 고속도로는 각각 7.2와 9.9km다. 8단 자동변속기는 6단 대비 5% 연비 개선 효과를 낸다. 오토 스톱 앤 스타트 기능, 일정 주행 조건에서 6개의 실린더 중 4개의 실린더만 활성화시키는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갖춰 연료 소모를 최소화 한다.



CT6의 전방 보행자 경고시스템(좌)과 나이트 비전(우)

안전·편의장비도 풍부하다. 360도 서라운드 비전 시스템, 차선 유지 및 이탈 경고, 전방 추돌 경고, 전방 보행자 경고 시스템, 자동 주차 보조, 전후방 자동 제동 기능 등을 갖췄다. 보행자 충돌 방지 시스템은 운전자가 파악하지 못한 보행자를 미리 감지해 보행자 충돌을 막는다. 차선 경계를 감지하는 모니터 시스템을 사용하는 차선 유지 기능은 차선 밖으로 이탈하려 할 때 스티어링 휠을 움직여 차선 중앙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나이트 비전은 열감지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야간이나 악천후 주행 환경에서도 보행자나 장애물을 구별해 감지한다.

CT6의 등장으로 럭셔리 대형 세단 시장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독일차 위주로 이뤄지던 경쟁관계에 미국차가 가세해 선택 폭이 넓어졌다. 럭셔리 제품은 고가 전략이 주효하지만 가격 경쟁력이 큰 상품이 주목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값대비 가치 높은 큰 차를 좋아하는 수요층도 상당하다. CT6는 틈새를 잘 파고 들었다. 그 틈새가 커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신차는 언제든지 환영이다.

크기는 대형이지만 가격은 준대형급이다. 늘 중간 틈새를 노리는 캐딜락의 전략이 대형 세단에도 반영됐다. 가솔린 엔진은 충분히 여유롭지만 엔진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 파워트레인 다양화가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다. 경쟁차와 당장 대등한 경쟁을 펼치기는 힘들지 모르지만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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