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CT6, 독일 빅3 대안 충분” 우베 엘링하우스 캐딜락 CMO
"캐딜락 CT6, 독일 빅3 대안 충분” 우베 엘링하우스 캐딜락 CMO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10.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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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지 기자 carguy@globalmsk.com

캐딜락은 독일 빅3의 시장을 뺏어오기보다는 앞으로 럭셔리 차를 살 신규 고객을 상대한다. 독일 브랜드는 아니면서 탁월한 제품 특성을 지니고 독자성이 강한 차를 찾는 젊은 수요층을 끌어 들인다. 이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까?

캐딜락 최고 마케팅 경영자 우베 엘링하우스가 그 답을 말한다. 기함은 한 브랜드의 자존심이다. 럭셔리 브랜드라면 어디 내놓아도 당당한 기함을 라인업에 꼭 갖춰야 한다. 미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인 캐딜락의 기함은 대통령의 차로 쓰이며 미국을 상징하는 차로 자리잡았다. 캐딜락의 기함 자리는 2011년 DTS를 끝으로 공백 상태에 들어갔다. 풀사이즈 급 DTS와 그 아래급 STS를 합친 XTS가 나왔지만 크기나 존재감에서 기함급은 아니었다. 한동안 비어 있던 기함의 자리는 지난해 뉴욕 오토쇼에 첫 선을 보인 CT6가 채웠다. CT6의 등장으로 캐딜락은 벤츠 S클래스나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등과 본격 경쟁할 수 있게 됐다.

CT6는 지난 7월 18일 한국 시장에 공식 론칭했다. 8월부터 CT6는 차가 없어 못 팔 정도로 인기다. 월 200대 이상 꾸준히 팔린다.  대기 물량만 500대가 넘는다. 한국 판매 호조에 대해 우베 엘링하우스 캐딜락 최고마케팅경영자(CMO)는  "벤츠·BMW·아우디로 대표되는 독일 빅3와 확연히 구분되는 디자인에 미국 럭셔리만의 편안함, 그리고 최고 품질의 마무리와 경쟁력 있는 가격이 CT6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럭셔리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2014년 1월 캐딜락 CMO로 부임했다. 글로벌 브랜드 전략과 마케팅을 담당한다. 1998년부터 2012년까지 BMW 그룹에서 일했고, 2년 동안 몽블랑 마케팅과 판매를 총괄했다. 상반된 분야를 두루 경험해 럭셔리 브랜드 전반을 아우르는 전문가로 통한다. 양쪽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CT6 마케팅도 전에 없던 새로운 방향을 추구한다.

 “자동차의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려고 합니다. 캐딜락은 얼마 전 미국 뉴욕 본사 1층에 ‘캐딜락 하우스’를 열었습니다. 차세대 럭셔리 자동차 구매층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에요. 이전에는 마케팅 분야를 자동차와 모터스포츠, 골프 등으로 한정했습니다. 지금은 달라요. 자동차나 스포츠 마니아뿐만 아니라 패션·디자인·건축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려고 합니다. 스폰서 범위를 프로 선수에 한정하지 않고 예술가 등으로 확대해 차세대 구매층을 넓히는 거죠. 새로운 분야의 소비자들이 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다가가서 제품 이외의 활동을 전개합니다. 캐딜락 하우스는 브랜드 경험 센터에요. 캐딜락 모델 전시는 물론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합니다. 패션 디자이너라면 캐딜락 차 옆에 팝업 스토어를 열어서 옷이나 소품을 전시하고 판매할 수도 있어요. 이처럼 다방면의 활동을 펼쳐서 그 곳에 가야 하는 이유를 제시합니다. 자동차 전시 공간이자 컨텐츠를 제공하는 복합 공간이에요.”

캐딜락 하우스에서 강조하는 것은 달라진 캐딜락의 모습뿐만 아니다. 그 안에서 교류하는 대상은 ‘젊은’ 예술가들이다. 캐딜락은 디자인 혁신으로 젊은 분위기를 구축했지만 여전히 구매 연령층이 높다는 선입견이 남아 있다. CT6급을 구매하는 높은 연령대는 벤츠 S클래스에 관심이 더 많다. 아주 젊은 층은 캐딜락을 구매 리스트에 올리지 않는다.

“통계를 보면 중국에서 캐딜락 구매자의 평균 연령은 34세에요. 독일 럭셔리 브랜드 구매층보다 연령대가 낮죠. 젊은 세대에게도 매력적인 브랜드라는 게 통계로 드러납니다. 미국이나 한국에서 캐딜락을 나이 든 브랜드라고 인식하는 것은 사실이에요. 어디까지나 선입견입니다. 한국에서는 ATS와 CTS 위주로 팔기 때문에 주 고객은 30~40대에요. 구매 연령대가 매우 젊습니다. 놀랍게도 미국에서 최연소 연령층이 구매하는 최고가 럭셔리 모델은 에스컬레이드에요.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매력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과거에 캐딜락 대신 BMW·벤츠·아우디를 구매한 사람들이 이제 나이가 들었어요. 캐딜락은 젊은 세대를 겨냥합니다. 1980년대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부모 세대와는 다른 길을 가고 싶어 해요. 부모 세대와 다른 차를 타고 싶어합니다. 과거 독일 럭 셔리 차를 몰았던 사람들에게 캐딜락으로 돌아오라고 호소하지는 않아요. 새로운 세대를 끌어 들 이려고 해요.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는 브랜드로 가고자 합니다.”

캐딜락의 구매 연령층이 낮아진 이유는 단연 디자인이다. 다른 브랜드와 확실히 구분되는 개성이 강하다. 한국 시장에서도 화려한 디자인으로 주목 받는다. 디자인이 중시되는 요즘 큰 장점이 아 닐 수 없다.

“캐딜락 모델은 오버행이 짧기 때문에 비례감이 역동적이고 안정감이 넘칩니다. 게다가 근육질 남성 미를 풍기죠. 수직형 램프도 독창적인 개성입니다. 후드가 길어서 스타일이 웅장합니다. 화려하다 기보다는 독자성을 잘 살리면서 균형미가 우수합니다. BMW·벤츠·아우디는 브랜드 내부 라인업의 각 차는 물론이고 3사에 걸쳐서 디자인이 유사해지는 경향이에요. 그런 점에서 캐딜락은 차별화된 독자적 디자인 언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독일 빅3의 대안이 되는 이유를 디자인으로 보여주죠.”

전세계 럭셔리 브랜드 경쟁이 치열하다. 대부분 럭셔리 브랜드는 판매가 상승세이고 영향력도 커 졌다. 캐딜락도 이런 추세에 맞춰 전략을 펴야 할 때다.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디자인을 넘어서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럭셔리 브랜드는 평균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럭서리 시장 경쟁이 아주 치열 해요. 제대로 진입하고 성공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죠. 현실은 독일 빅3이 전세계 시장을 독점합니다. 전세계 시장의 85%를 차지해요. 캐딜락은 빅3의 시장을 뺏어오기보다는 앞으로 럭셔리 차를 살 신규 고객을 상대합니다. 전면적인 경쟁보다는 개성 넘치는 럭셔리 차를 원하는 미래 고 객을 모으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빅3의 대안이 되는 거죠. 독일 브랜드는 아니면서 탁월한 제품 특 성을 지니고 독자성이 강한 차를 찾는 수요층이 존재합니다. 캐딜락은 그 수요층을 만족시키면서 캐딜락 만의 영역을 넓히고자 합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 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우베 엘링하우스가 그런 경우가 아닌가 싶다. 그는 10년 넘게 BMW그룹에 근무 했다(BMW·미니·롤스로이스를 두루 거쳤다). 브랜드 전략에 주 로 관여 했기 때문에 브랜드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독일과 미국의 양대 럭셔리 브랜드인 BMW와 캐딜락의 차이도 누구보다 잘 안다.

“BMW와 캐딜락은 공통점이 많아요. 열정이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열정 가득한 사람들이 만들죠. BMW는 과거에는 빠르고 민첩하고 운전하기 재미있는 차였습니다. 현재 럭셔리 분야 판매 1위 기 업이 된 이유는 중국이나 유럽, 미국의 수백만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만족시켰기 때문이에요. 그러다보니 제원이 커지고 안락함을 추구하면서 과거 특성이 옅어졌습니다. 캐딜락은 빠르고 민첩하고 운전의 재미가 큰 특성을 여전히 찾는 고객들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어찌 보면 BMW의 과거 특성이 캐딜락의 현재 모습이죠. 모방은 아니에요. 차별화 된 대안이라고 보면 됩니 다. 도전하는 브랜드로써 캐딜락을 찾는 고객들에게 만족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럭셔리 시장은 첨단기술의 경연장이다. 럭셔리의 가치를 첨단기술로 담아낸다. 자율주행은 럭셔리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전체 자동차 시장을 아우르는 미래 먹거리다. CT6도 이를 따르지 않으면 기술 트렌드에 뒤쳐질 수밖에 없다. 캐딜락 전체로도 자율주행은 소홀히 할 수 없는 분야다.

“미국형 CT6에는 2017년 후반이나 2018년에 준자율주행 기술을 집어 넣으려고 계획 중이에요. 캐 딜락 브랜드로 보자면 자율주행 트렌드에 맞춰 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완전 자율주행은 2년 후 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기술 제약은 극복해야 해요.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직면한 문제 죠. 자율주행 법규 정비나 기반 인프라 구축 등 헤쳐나가야 할 문제가 많습니다.”

한국 수입차 시장은 예로부터 럭셔리 브랜드가 주도해왔다. 럭셔리 브랜드에게 기회가 큰 시장이 다. 유리한 상황이지만 캐딜락은 한국에서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한국 시장 특성에 맞는 캐딜 락의 전략이 필요하다.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벤츠 S클래스, 캐딜락 CT6(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한국 수입차 시장은 다른 여러 나라와 마찬가지로 성장 기회가 큽니다. 특히 독일 경쟁사가 성공 한 사실을 보면 럭셔리 브랜드에게 기회가 많아요. 고객들은 독자성이 강한 차를 원합니다. 한국 에서 독일차는 너무 보편화 돼있어요. 희소성과 독자성이 떨어지죠. 캐딜락은 독자성에서 앞서갑 니다. 특히 디자인이 강점이에요. 성장할 여지가 큽니다.” CT6는 캐딜락이 오랜만에 내놓은 풀사이즈 급 세단이다. 캐딜락이 내세우는 바에 따르면 벤츠 S 클래스나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등과 경쟁하는 럭셔리 대형 세단이다. 국내 판매 가격은 7880만~9580만원으로 책정됐다. 중형 럭셔리 세단 급이다. 정확한 포지션이 궁금하다. 앞서 나가 판단하면 CT7이나 CT8도 예상할 수 있다. “CT6를 두 가지 성격으로 구분하자면 대형세단의 안락함과 고급스러움을 제공하는 동시에 중형 세단의 민첩성과 핸들링을 갖춘 차입니다. 대형과 중형 세그먼트를 동시에 추구하죠. 그에 맞게 가격도 중간으로 잡았습니다. CT6는 당분간 캐딜락의 최고 모델 자리를 이어갑니다. 그렇지만 이 차가 캐딜락이 추구하는 비전의 끝은 아니에요. 언젠가는 CT6를 넘어서는 차가 나오겠지만 당분간은 CT6가 캐딜락 브랜드를 이끌어 갑니다.”

럭셔리 브랜드는 기술 면에서 세분화된 다양성을 내세운다. 파워트레인과 굴림방식 등을 세분화해서 소수의 요구까지도 만족시킨다. CT6는 엔진이 3.6L 한가지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다양성 면에서 부족하다고 느낄 만하다.



CT6의 심장 신형 3.6 V6 직분사 엔진

“CT6는 당분간 3.6L 단일 엔진 모델만 나옵니다. 차 성격에 최적으로 맞춘 엔진이에요. 민첩하게 차체를 이끄는 데 부족함이 없고 여유 있는 파워를 지녔습니다. 앞으로 다른 엔진을 얹은 모델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막 신차를 출시한 때인 만큼 이 엔진에만 집중하려고 합니다.” 3.6L 단일 엔진인데다가 가솔린이다. 다양성은 떨어지지만 디젤 게이트 덕분에 가솔린이라 유리한 점도 있다. 가솔린 위주 구성인 캐딜락도 디젤 게이트의 반사이익을 얻었을 법하다.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는지 수치로 정확하게 산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일단 전례 없는 일은 확실해요. 자동차 산업의 큰 축을 담당하는 한 종류의 엔진이 신뢰를 잃고 소비자 불신을 얻은 적은 없었거든요. 럭셔리 디젤이 어떤 평가를 받고 점유율이 어떻게 변할지는 현재 상태에서는 추측만 가능합니다. 해당 제조사가 어떻게 될 지 모르고 디젤의 앞날을 정확히 판단하기도 어려워요. 상황이 정리되면 소비자들이 디젤을 등지고 가솔린으로 갈 지 디젤이 법규를 충족하면 신뢰를 회복할지는 두고 봐야 할 듯합니다.”

CT6의 등장으로 국내 대형 럭셔리 세단 시장은 또 다른 변화를 예고한다. 신차의 등장은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불러오게 마련이다. 수입차는 물론 국산차까지 치열하게 시장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시장에서 CT6가 어떻게 파고들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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