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새가 꼬리를 펼치는 듯한 환상적인 여운을 선사한 와인은?
공작새가 꼬리를 펼치는 듯한 환상적인 여운을 선사한 와인은?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5.11.12 22:24
  • 조회수 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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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샴페인을 제외하면 L당 평균 수출가는 뉴질랜드 와인이 가장 비싸다. 이런 원인은 뉴질랜드가 프리미엄 와인 생산을 지향해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소비뇽 블랑, 피노그리 한식 풍미 살리면서 짭짤함과 감칠맛 보완해 










올해 연말에는 한국-뉴질랜드 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이 예정돼 있다. FTA가 발효되면 내년부터는 관세 15%가 없어져 뉴질랜드 와인 가격이 내려갈 수 있는 기회다. 뉴질랜드 무역산업 진흥청(New Zealand Trade & Enterprise) 주최로 10월 2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2015 뉴질랜드 와인 세미나 및 시음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뉴질랜드 최고의 와인 평론가로 유명한 밥 캠벨(Bob Campbell) 와인 마스터(Master of Wine, 이하 MW)가 방한, 뉴질랜드 남·북 섬의 독특한 품종과 개성을 지닌 프리미엄 와인을 소개했다. 그는 뉴질랜드인으로는 2번째 MW가 됐다.

캠벨은 “청정한 지역인 뉴질랜드의 와인은 수량보다는 품질과 맛과 향에서 프리미엄으로 평가받는다”며 “그
레이트 빈티지인 2013·2014·2015년 와인에는 과실의 풍미가 제대로 농축돼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최근 트렌드는 소비뇽 블랑 이외에 샤도네이나 피노그리 품종이 재각광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캠벨은 1990년 오클랜드에 ‘더 와인 갤러리’라는 와인 학교를 설립했다. 현재 뉴질랜드의 가장 성공적인 와인학원으로 유명하다. 지금까지 뉴질랜드·호주·싱가포르·말레이시아·영국 등에서 약 2만2000명이 수강했다. 그는 중국과 홍콩에서 뉴질랜드 와인 인증 과정을 강의한다. 21년간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가장 큰 와인 박람회인 ‘와인 소사이어티 로얄 이스터 와인 쇼’의 심사 위원장을 맡았다.




한국-뉴질랜드 FTA 발효되면 가격경쟁력

그는 ‘완벽한 와인’을 묻자 멋진 답변을 내놨다.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아무 생각 없이 시음했는데 세상이 멈춰 버린 듯한 놀라움이 오감을 통해 다가왔다. 브르고뉴의 뮤지니 피노누아 와인이었다. 마치 공작새가 자신의 맵시를 뽐내며 꼬리 깃털을 펼치는 듯한 환상적인 여운을 선사했다.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와인의 힘이 혀와 목 끝까지 아주 미묘하게 전달됐다. 그런 게 완벽한 와인 아닐까.”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뉴질랜드에서 와인 산업의 비중은?

뉴질랜드의 1등 산업은 관광이다. 이어 유제품·육류·해산물 순이고 와인은 6번째다. 한국과 뉴질랜드의 전체 교역 규모는 5위다. 와인만 따로 구분하면 22번째다. 그만큼 한국 와인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 뉴질랜드 와인은 80개국에 수출한다. 전체 수출액의 1%를 조금 넘는다. 2014년 뉴질랜드 와인 수출 총액은 13억 달러(NDZ)다. 2020년 20억 NDZ 돌파가 목표다. 올해 연말 한국-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면 가격경쟁력이 생겨 내년에는 수출이 더 늘 것으로 기대한다.

뉴질랜드 피노누아의 특징을 든다면.

전 세계에서 피노누아 품종을 생산할 수 있는 지역은 10곳 남짓이다. 뉴질랜드 피노누아는 과실 풍미가 도드라지면서 좋은 질감과 구조를 지닌 게 특징이다. 또 ‘싸구려’가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 높은 품질에 가격 역시 중고가로 평가를 받는다. 피노누아 품종은 프랑스 로마네 콩티 포도나무 가지(클론)에서 나왔다.

뉴질랜드 와인은 미국·남미·호주 같은 신대륙 와인에 비해 가격이 좀 높은 편이다.

한국에 수입되는 뉴질랜드 와인을 총량과 총액으로 구분할 때 병당 가격은 프랑스 다음으로 높다. 여기서 프랑스 샴페인을 제외하면 L당 평균 수출가는 뉴질랜드 와인이 가장 비싸다. 이런 원인은 뉴질랜드가 프리미엄 와인 생산을 지향해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수출 국가에 따른 가격 차별은 없다. 뉴질랜드 와인의 L당 수출 평균가가 프랑스 다음인 것은 전세계 거의 모든 시장에서 비슷하다. 영국은 L당 7파운드 이상(약 1만4000원)인 와인 5병 중 1병이 뉴질랜드 와인이다.

서늘한 기후에서 얻은 와인이 세계적 추세





▎뉴질랜드인으로 2번째 와인 마스터가 된 밥 캠벨이 뉴질랜드 피노누아의 향을 맡고 있다.

 - 뉴질랜드 무역산업 진흥청 제공-
뉴질랜드는 전체적으로 호주와 비교하면 서늘한 편이다. 이런 이유로 뉴질랜드의 소비뇽 블랑은 호주에서 매우 인기가 있다. 호주에서 판매되는 화이트 와인의 40%가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이다. 지난 13년간 매년 호주에서 남반구 와인 품평 대회가 열렸다. 호주·뉴질랜드·남아공·칠레·아르헨티나가 품종별 와인을 출품한다. 뉴질랜드 와인은 지난해 총 16개 카테고리 중 7개 카테고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호주에서 유명한 레드 품종인 시라는 총 13회 가운데 11회 우승했다. 호주의 시라 재배 면적은 4만 헥타르, 뉴질랜드는 400헥타르로 규모가 작다. 뉴질랜드 시라는 후추와 바이올렛 꽃 향이 특징이다.

한식에 어울리는 뉴질랜드 와인은?

소비뇽 블랑은 한국식 해산물 요리에 잘 맞는다. 피노누아나 화이트 품종인 피노그리와 게브르츠트라미너는 약간 스파이시한 한식과 어울린다. 이런 품종은 한식의 풍미를 살리고, 청량한 산미를 지녀 한식이 가지는 짭짤함과 감칠맛을 보완 및 상쇄해준다. 피노누아는 영한 것보다 숙성된 것이 더 잘 맞는다.

뉴질랜드에서 새롭게 각광받는 지역과 품종이 있다면.

소비뇽 블랑의 성장세에 밀렸던 샤르도네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피노그리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비오니에는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지역으로는 와이파라(Wiapara)가 대단히 흥미롭다. 넬슨(Nelson)은 수출량이 적어 해외에서 덜 유명하지만 유망 지역이다. 그 동안 시음한 뉴질랜드 와인 7만5000종 가운데 100점 만점을 준 딱 하나가 넬슨 지역의 ‘뉘도르프(Neudorf) 와이너리 샤르도네’였다. 꼭 시음해보길 권한다. 혹스베이와 와이히키의 김블렛 자갈(Gimblett Gravels)에서 자란 시라도 주목할 만 하다. 숨겨진 와인은 디저트 와인이다. 포도 껍질에 곰팡이가 생겨 수분이 줄어든 귀부한 리슬링 품종을 압착한 것이다. 이 역시 생산량이 적고 매년 생산되지 않는 게 단점이다.

훌륭한 소믈리에의 자질을 말해달라.

훌륭한 소믈리에는 와인 초심자와 전문가를 동시에 만족시킬 줄 아는 사람이다. 현재 세계 각국의 소믈리에는 와인 산업의 보석 같은 존재다. 위상이 매우 높아졌고 앞으로 더 유망하다. 좋은 소믈리에는 유행 와인을 좇아 움직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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