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럭셔리 SUV, Volvo All New XC90
스마트한 럭셔리 SUV, Volvo All New XC90
  • 정진구 에디터
  • 승인 2016.09.22 15:03
  • 조회수 2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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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킷돌이입니다.

여러분들은 ‘요즘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자동차 브랜드’ 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재규어요? 랜드로버요? 네 맞습니다. 재규어는 다양한 신차 출시를 통해 작년 동기 대비 판매가 많이 늘었고, 랜드로버도 SUV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세일즈가 많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재규어, 랜드로버 외에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스웨덴 자동차 브랜드 ‘볼보’ 입니다. 2016년 8월 판매 기준 작년 동기 대비 3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네요. ‘인피니티’와 더불어 프리미엄 브랜드 중 성장률 3위입니다. 볼보의 이런 빠른 성장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 중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부분이 ‘대폭 높아진 상품성’ 입니다. 3년 전 출시된 V40을 기점으로 순차적으로 모델 체인지를 거치며 상품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죠.


(유연성이 뛰어난 볼보의 SPA는 다양한 차종에 적용 가능하다. XC90과 더불어 S90, V90에도 적용된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볼보의 기함급 SUV, All New XC90 T6 Inscription입니다. SPA (Scalable Product Architecture)라 불리는 볼보의 새로운 플랫폼이 적용된 첫 모델입니다. 신형 XC90외에도 곧 판매가 시작될 S90, V90도 SPA로 만듭니다. 볼보의 최신형 플랫폼이니 만큼 상당히 기대가 되는데요. 저는 아래 내용에 초점을 맞추고 시승을 진행했습니다.


  • 2.0리터 4기통 엔진으로 과연 2톤이 넘는 차체를 부족함 없이 이끌 수 있는가?

  • 4기통 엔진의 주행 질감이 기함급 SUV에 어울리는가?

  • 실제 연비가 확실히 개선 됐는가?

  • 7인승인데 실내 공간 활용성은 어떠한가?




(볼보 All New XC90은 길이가 5미터, 무게가 2톤이 넘는 대형 럭셔리  SUV다.)


All New XC90은 차체 크기가 5미터(4950mm)에 육박하고 공차중량 2톤이 넘습니다(2145kg). 우리나라 기준으론 확실한 대형 SUV죠. T6 모델은 최고출력 320마력, 최대토크 40.8kg·m을 내는 2000cc 과급 엔진이 달렸습니다. 거대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요즘 트렌드에 충실한 다운사이징 엔진을 얹은 것이죠. 트림은 ‘인스크립션’과 ‘R-디자인’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인스크립션’은 B&W 오디오, 나파 가죽 맛사지 시트, 360도 서라운드 카메라 같은 안락함에 초점을 맞춘 옵션을 갖추고 있고요. ‘R-디자인’은 22인치 휠, 에어 서스펜션, 스포츠 시트, 패들 시프터 같은 다이내믹한 주행을 위해 필요한 옵션으로 차별화 했습니다. ‘안전의 볼보’인 만큼, 안전사양에 대해서는 모델에 따른 차별화를 두지 않았답니다. 저는 ‘인스크립션’ 모델을 시승했죠. 구동계는 AWD입니다.


자 그럼 늘 그렇듯 개인 취향에 따른 디자인은 건너뛰고, 앞서 말씀 드린 4가지 질문에만 초점을 맞춰보겠습니다.


  • 2.0리터 4기통 엔진으로 과연 2톤이 넘는 차체를 부족함 없이 이끌 수 있는가?




(320마력을 발휘하는 새로운 4기통 2000cc 엔진은 수퍼차저와 터보차저를 동시에 적용해 성능이 뛰어나다.)


네. 저도 깜짝 놀랐는데요, 파워 충분합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이 놀랍네요. 이제 2000cc 엔진으로 2.2톤에 가까운 SUV를 가뿐하게 이끕니다. 제원상 시속 0-100km까지 가속 시간이 6.5초에요. 실측해보진 않았지만, 진짜 6초대의 느낌이 납니다. 수퍼차저와 터보차저가 모두 적용돼서인지 과급엔진 특유의 터보랙은 제 기준에선 ‘전혀’ 느낄 수 없었어요.

주행 모드는 컴포트, 오프로드, 스포츠, 에코의 네 가지를 지원합니다. 모드 변경에 따른 변화가 아주 큰데, 스포츠 모드에서는 엔진의 반응이 민감해지는 것과 더불어 변속기도 회전수를 높게 유지해 순발력을 높일 수 있게 변합니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는 정말 잘 나갑니다. 오프로드는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오프로드 모드로 설정하면 동력 배분 비율이 변하는지 변속기의 반응과 차체의 움직임이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에코 모드에서는 고속도로 정속주행 시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타력 주행 기능이 활성화 되고요. 계기판 상 레드존은 6500rpm부터인데, 주행 모드나 상황에 따라 6000~6400rpm 사이에서 자동으로 변속합니다. 수동 모드에서도 6500rpm에 다가서면 자동으로 변속합니다. SUV로서는 당연한 세팅이죠.



(시속 180km까지는 시원스레 속도가 올라간다. 레드존은 6500rpm부터!)


8단 자동변속기도 매우 훌륭해요. 직결감이 뛰어나고, 변속이 아주 매끄러워 충격이 전혀 안 느껴질 뿐 아니라 머리도 좋아 허둥대는 모습을 결코 보이지 않습니다. 다운시프트 할 때는 회전수 보상까지 깔끔하게 마치고, 반응 속도도 뛰어나요. 엔진의 성능과 더불어 똑똑한 변속기도 작은 엔진으로 큰 차체를 이끄는데 한 몫 톡톡히 보탭니다. 초반부터 중고속까지 속도가 아주 잘 붙고, 시속 180km를 넘어서면 속도가 오르는 게 둔해집니다. 하지만 대형 SUV로 시속 180km 넘게 달릴 일이 얼마나 될까요? 결론적으로 볼보의 신형 2000cc 엔진은 대형 SUV를 가뿐하게 이끄는 데 충분한 파워를 냅니다. 동력 성능 면에서는 대만족이네요.


  • 4기통 엔진의 주행 질감이 기함급 SUV에 어울리는가?




(역동성에 초점을 맞춘 서스펜션은 주행 안정성은 높지만, 다소 딱딱해 승차감이 떨어진다.)


동력 성능은 대만족이었지만, 주행 질감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많이 느껴집니다. 우선 직분사 시스템이 적용된 4기통 엔진은 회전 질감 자체가 좋지 못해요. ‘4기통스러운 느낌’이 너무 많이 납니다. 회전수가 올라갈수록 매끄럽지 못하고 어딘지 거슬리는 느낌이 들어요. 심지어 동승석에 앉은 사람으로부터 ‘요즘 디젤은 정말 조용하네’란 얘길 들을 정도였죠.

그렇다고 소음, 진동이 크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에요. 오히려 정숙성은 뛰어납니다. 앞유리와 창문은 모두 이중차폐유리가 적용돼 있죠. 아주 조용해요. 진동도 거의 없습니다. 동급 SUV와 비교해도 NVH가 우수한 편이에요. 근데 엔진이 돌아가는 느낌이 별로란 얘기죠. 엔진의 회전 질감 등에 관심 없는 사람은 아주 조용하다고 느낄 수 있어요. 하지만 ‘기함급 SUV’이기 때문에 아쉽다는 얘기를 하는 겁니다. 만약 5~6천만원대 중급 SUV였다면 아주 만족스러웠을 거에요.

엔진과 더불어 아쉬운 부분은 서스펜션 세팅이에요. 엄청 딱딱합니다. 승차감이 별로 좋지 못해요. 역동적인 운동성능에 초점을 맞췄는지 고속주행 안정성이나 코너링 시 차체 평행을 유지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뛰어납니다. 시속 150km 이상의 고속주행에서도 듬직한 느낌이 일품이었어요. 급가속과 급제동을 해도 앞뒤로 출렁이지 않고요. 하지만 럭셔리 SUV로는 너무 딱딱해요. 별로 고급스럽지 못한 승차감이죠. 혹시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된 R-디자인 모델은 좀 다를 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일반 서스펜션은 기대 이하의 승차감을 보였습니다. 주행 질감 자체는 기함급 럭셔리 SUV라기엔 부족하다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 실제 연비가 확실히 개선 됐는가?




(연비는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 평균 연비는 8km/L대 초반으로 차의 크기를 생각하면 좋은 편이다.)


자, 이제 모두가 궁금해하실 연비입니다. 연비는 운전법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공인 복합연비는 8.8km/L로 커다란 차체에 휘발유 엔진이 얹혔다는 것을 생각하면 무난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급가속을 해대고 가속페달을 꽉꽉 밟으면 2000cc 엔진이 8기통 엔진만큼 기름을 퍼먹습니다. 71리터 연료탱크가 가득 찬 상태에서 주행가능거리가 320km까지 떨어진 적도 있어요. 트립 컴퓨터 상에 4km/L대 연비가 찍혔죠. 솔직히 비슷한 조건에서 이전에 시승한 쉐보레 카마로보다 낮은 연비가 나와 경악을 했었죠.

정속주행을 하면 연비는 엄청 올라갑니다. 13~14km/L를 기록하죠. 시속 100km 정속주행 시 엔진회전수는 1600rpm 정도로 배기량을 생각하면 꽤 낮은 편입니다. 전체 시승 기간 기준으론 공인연비와 비슷한 8.2km/L의 연비를 보였어요. 여러 주행 상황을 겪으며 기록한 연비니 실제 운전자들도 비슷한 연비를 기록할 것이라 생각 합니다. 꽤 준수한 연비지만, 2000cc 다운사이징 엔진을 적용한 것을 생각하면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3.5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가진 비슷한 덩치의 SUV들도 비슷한 성능과 연비가 나오거든요. 6기통 엔진이라 회전질감도 좋고요. 연비는 훌륭하지만, 조금 더 개선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7인승인데 실내 공간 활용성은 어떠한가?




(실내는 공간활용성이 대단히 뛰어나다. 크기를 뛰어넘는 만족감을 준다.)


공간 활용성에 있어서는 대만족입니다. 사실 볼보는 ‘왜건 명가’로 유명한데요. 개인적으로 볼보는 실내를 짜임새 있게 구성하는 데엔 능하지만, 공간을 넓게 뽑아내진 못했다고 생각해요. 안전에 대한 집착 때문에 문짝도 두껍고, 내장재도 두툼해 실내 공간을 많이 잡아먹었죠. 신형 SPA의 진가는 패키징에 있었습니다. 이번 XC90은 공간 활용성이 엄청나게 좋아졌어요.

새로 개발한 시트는 얇으면서도 편안합니다. 착좌감은 좀 딱딱한 편인데, 이게 오래 운전해도 아주 편안하네요. 시트로 유명한 볼보가 이번에 새로 개발한 시트에서도 한 건 한 것 같습니다. 최근 시승한 모든 차를 통틀어 편안함에 있어서는 최고입니다. 근데 편안할 뿐만 아니라 두께가 얇아요. 안전에 관한 신기술도 많이 들어갔다는데, 그건 제가 사고가 나본 게 아니라 잘 모르겠고요. 얇으니 앞뒤 공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고요, 2, 3열의 경우 접어서 수납할 때도 장점을 갖습니다.

2열 시트 역시 물건인데요, 최근 시승한 SUV 중 제일 편한 뒷자리였어요. 고급 SUV라도 뒷자리는 널빤지에 앉은 마냥 불편한 경우가 많거든요. XC90은 시트 자체가 편한데다가 등받이 리클라이닝이 되는데, 이게 마치 고급 세단처럼 등받이가 조절되는 각도에 맞춰 방석 부분이 앞으로 이동합니다. 즉 등받이를 눕히더라도 엉덩이가 항상 최적의 위치에 있게 된다는 거죠. 이러니 착좌감이 좋을 수 밖에요. 게다가 쿼드존 공조장치와 시트 열선, 선바이저 같이 뒷자리를 위한 편의장비도 잘 마련돼있습니다.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시트)

3열도 공간이 꽤 잘나온 편이에요. 우선 2열 시트가 앞뒤로 슬라이딩이 되고요, 모든 시트가 얇은 덕분에 앞뒤 공간과 더불어 시트 밑에도 발이 들어갈 수 있도록 공간이 잘 나옵니다. 3열 헤드룸도 잘 유지되는 편이고요. 3열에까지 암레스트와 수납공간, 에어벤트가 마련돼있어 키가 아주 크지만 않다면 성인이라도 큰 불편함 없이 앉을 수 있습니다. 3열 승하차도 큰 불편함 없었고요. 사실 7명이 편안히 앉을 수 있는 SUV는 손에 꼽을만하죠. 이 점만 보더라도 XC90의 공간 활용성은 인정할 만 합니다.



(3열도 꽤 괜찮은 공간이 나온다.)

여기에 2열 시트는 4:2:4폴딩, 3열 시트는 5:5 폴딩이 됩니다. 필요에 따라 시트를 요렇게 조렇게 접어 맞춤형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겠죠.


(볼보의 전매특허 어린이용 부스터 시트도 적용돼있다.)


그밖에 시승을 하면서 몇 가지 인상 깊었던 점을 적으며 마무리 할까 합니다.

  • 철저하게 볼보의 주요 소비자가 관심을 쏟을만한 부분에만 초점을 맞췄다. 아주 스마트한 접근 방식이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민감하지 않은 엔진 회전 질감이나 주행질감 같은 미세한 감성적 부분보다는 안전과 공간, 디자인, 오디오, 연비와 같이 직접적으로 와 닿는 부분에 집중했다.




  • 19 스피커의 B&W 오디오 사운드는 충격적으로 좋았다. 오디오 매니아가 아님에도 확연히 느껴질 정도로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오디오 때문에라도 무조건 인스크립션 이상의 트림을 선택할 것 같다.




  • 실내가 고급스럽다. 가죽의 질과 우드트림의 퀄리티가 뛰어나다. 처음 차에 타는 순간부터 눈이 즐겁다.






  • 9인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신형 센서스 IT 시스템은 반응 속도도 빠르고 UI 디자인도 훌륭하다. (내가 시승하는 동안엔 전혀 문제도 없었고 감탄했었는데, 인터넷을 보니 자잘한 오류가 있는 듯 하다.)




  • 눈이 많이 오는 스웨덴 차인 만큼 언더 커버와 언더 코팅이 아주 잘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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