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생명체의 눈 벤츠 멀티빔, 미래 헤드램프를 보다
외계 생명체의 눈 벤츠 멀티빔, 미래 헤드램프를 보다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09.27 07:30
  • 조회수 5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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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E클래스에 달린 2세대 멀티빔 LED 헤드램프. 생명체의 눈처럼 작동한다.


자동차 구조는 인간의 신체와 비슷하다. 힘의 원천인 엔진은 심장과 같고 서스펜션은 관절에 비유할 수 있다. 타이어는 신발 역할을 하고 각종 오일은 혈액과 비슷하다. 헤드램프는 사람의 눈과 비교한다. 자동차의 전면부는 사람의 얼굴 표정과 유사하다. 전면부 양쪽 끝에 위치한 헤드램프는 사람의 눈처럼 보인다. 위치와 모양과 더불어 기능도 눈과 비슷하다. 어두운 밤에 헤드램프는 빛을 밝혀 자동차의 앞 길을 비춘다.

벤츠 헤드램프 변천사. 헤드램프는 자동차 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


헤드램프의 눈 기능은 과거와 요즘이 다르다. 예전에는 단순히 앞 길을 비추는 역할을 했다. 자동차의 눈이라기보다는 운전자가 더 잘 볼 수 있게 하는 사람 눈의 연장이었다. 기능은 어떻게 하면 더 밝고 멀리 비추느냐에 초점을 뒀다. 지금은 다르다. 사람 눈의 보조 역할에서 벗어나 자동차 눈 역할을 한다. 헤드램프가 전방 상황을 파악해 빛을 조절한다. 앞 차나 마주오는 차에는 눈부심이 일어나자 않도록 부분만 빛을 낮추기도 한다. 마치 생명체의 눈처럼 작동한다.

벤츠 멀티빔 LED는 최신 헤드램프 경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헤드램프는 할로겐이 주류이지만 서서히 HID 보급이 늘어난다. HID보다 고급인 LED도 확장하는 추세다. LED보다 우수한 레이저는 극히 일부에서만 쓰인다. 앞으로 한동안 헤드램프의 주력은 LED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LED의 보급율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기술은 첨단을 달린다.

멀티빔 LED는 2014년 CLS에 처음 쓰였다.


멀티빔 LED는 2014년 처음 선보였다. 4도어 쿠페인 CLS에 맨 처음 달려 나왔다. 개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고성능 LED를 24개 집어 넣어 헤드램프 기능을 대폭 확장했다. 멀티빔은 주행 상황에 맞춰 스스로 밝기와 방향을 조절한다. 두 개의 카메라와 레이더, 4개의 센서가 주변 상황을 파악하는데 쓰인다. 이들이 수집한 데이터는 속도 정보와 결합해 1초에 100번씩 분석을 한다. 이 결과를 조명 패턴 조절에 활용한다. 밝기는 무려 255단계나 된다. 도로와 원형 교차로 등 도로 형상을 미리 인식해 최적 조명을 제공한다.

신형 E클래스에는 2세대 멀티빔이 들어간다.


신형 E클래스에 달린 2세대 멀티빔은 한층 더 발전했다. 헤드램프 안쪽에 위치한 메인빔에 3열로 배치한 84개의 LED와 기타 기능을 위한 25개의 LED를 배치했다. 헤드램프에 한 개에 집어 넣은 LED 개수만 109개에 달한다. 보다 정확하고 정밀하게 빛을 조절한다. 개선된 멀티빔은 전자제어식 하향등 기능을 포함한다. 디자인도 멋져서 2016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상황에 따라 색을 달리하는 LED 주간등. E클래스 헤드램프는 미적 아름다운도 인정받아 디자인 상을 수상했다.


84개의 LED는 개별 점멸이 가능하다. 헤드램프로 글씨를 표현할 수 있을 정도다. 코너링 라이트 기능도 기계적인 액츄에이터 없이 구현해낸다. 84개의 LED를 제어하는 4개의 컨트롤 유닛은 주행 상황에 맞는 최적 조명을 1초에 100번 계산한다. 다기능 스테레오 카메라 및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산출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상황에 맞는 최적 조명을 비춘다.

메인빔에만 84개 LED를 배치해 디테일한 표현까지 가능하다.


멀티빔 LED 헤드램프는 스마트하게 작동한다. 운전자 시야 확보는 기본이고 앞서가는 차나 반대편에서 오는 차의 시야까지도 고려한다. ‘오토 모드’에서는 상향등이 자동으로 작동해 시야를 넓힌다. 상향등 조사 범위는 일반 헤드램프에 비해 최대 2.5배 넓다. 상향등은 LED 인텔리전트 라이트 시스템과 어댑티브 하이빔 어시스트 플러스와 결합한다. 주행 상황에 따라 전방 차에 눈부심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향등이 작동해 보다 밝고 넓은 야간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 한다.

멀티빔에서 주목할 기능은 ‘LED 인텔리전트 라이트 시스템’이다. 운전자에게는 환경에 구애 받지 않고 날씨, 빛의 강도, 주행 환경등을 고려해 최상의 시야를 확보해준다. 상대편 차에도 눈부심으로 인한 위험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인텔리전트 라이트를 구성하는 주간 주행등, 방향 지시등, 코너링 라이트, 하향등과 상향등 등은 모두 LED다. 특이하게도 역동성과 퍼포먼스를 조절하는 주행모드처럼 이 시스템도 상황에 맞게 5가지 기능이 작동한다.

주변 환경에 맞게 세부적인 제어가 가능하다.


컨트리 모드는 헤드램프 하향등의 조사량과 조사각을 증가시켜 도로의 양쪽 가장자리까지 조사량을 확대한다. 운전자의 도로 상황 파악을 용이하게 한다. 모터웨이 모드는 고속주행 시 운전자의 원거리 시야확보를 위해 헤드램프의 조사량과 조사거리를 2단계로 자동 증가 시킨다. 1단계는 시속 90km 이상에서 조사거리와 조사각도 확대하고, 2단계는 시속 110km 이상에서 조사거리를 50m 늘린다. 액티브 라이트는 운전자의 스티어링휠 조작에 따라 헤드램프의 조사각을 최대 15도까지 조절한다. 굽은 도로 시야 확보에 유리하다. 예를 들어 반경 190m 굽은 길이라면 일반 헤드램프보다 가시거리가 25m 늘어난다. 헤드램프에 통합된 코너링 라이트는 저속으로 달릴 때 운전자가 방향 지시등을 점등하거나 스티어링휠을 돌리면 회전 방향으로 조명을 강화한다. 후진할 때에는 스티어링휠을 돌리는 방향 반대편으로 조명을 강화해 주변 상황 파악을 용이하게 한다. 강화 안개등은 안개 낀 날씨에서도 최상의 시야를 확보하고 눈부심을 방지한다. 속도가 시속 70km 미만이고 후방 안개등 점등 시 자동으로 작동한다. 운전석 쪽 헤드램프가 왼쪽으로 8도 꺾이 내려가 헤드램프 빛이 안개에 반사돼 운전자의 눈부심 현상을 줄인다. 더불어 도로 가장자리 조명을 향상 시킨다.

헤드램프 기술의 발달은 곧 사고 감소를 뜻한다.


헤드램프 기술의 발달은 운전자 시야를 확보해 안전하고 편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한다. 동시에 사고 위험도 줄인다. 야간 도로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주간보다 5배나 많다. 보통 운전하는 시간 중 야간 운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라고 알려진다. 치명적 사고의 40%가 이 시간에 일어난다고 한다. 야간에 헤드램프가 잘만 비춘다면 사고는 줄어들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달하면서 자동차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기술이 속속 등장한다. 야간에 스스로 달리기 위해서는 잘 비춰야 하고 안전을 위해 존재를 적극 드러내야 한다. 주변차와 보행자에게 눈부심 등 피해를 주지 않는 배려도 필요하다. 스스로 달리는 일 못지않게 영리하게 판단해서 비추는 일도 중요하다. 멀티빔 LED는 미래 헤드램프가 지녀야 할 기능과 덕목을 현실에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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