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재규어 F-페이스, 알루미늄 섀시 울렁증에 깡통 옵션
1억 재규어 F-페이스, 알루미늄 섀시 울렁증에 깡통 옵션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10.0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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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재 기자 carguy@globalmsk.com

재규어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제 좀 알려진 브랜드다.

재규어는 원래 1960년대에 엄청났던 브랜드다. 이 후광은 80년대 초까지 이어졌다. 서구 세계에서는 재규어는 '좋은 차라 잘 달리고 잘 선다'라는 이야기가 마치 전설처럼 자동차 환자들 사이에 내려왔다. 물론 사실이다. 그 당시 재규어는 디자인도 엄청났다. 오늘날 디자이너들이 핑계대는 보행자 안전이 없어서 그랬을까?

하여튼 대단했다. 하지만 이 꿈 같은 이야기는 80년대 중반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물론 하루아침에 무너진건 아니다. 쌓이고 쌓인 것이다. 그 원인은 바로 품질 불량에 따른 엄청난 고장률이다. 80년대 고질적인 파업에 따른 품질 불량이 이어진 '영국병'이라 불린 증상이다. 이 창피한 전설은 국내에서도 여러 일화가 있다.

물론 오늘날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재규어를 타려면 두 대를 사야 한다"는  전설적인 이야기다.  차가 고장이 너무 잦고 부품값이 비싸, 한대를 더 구매해 고장 증상에 따른 부품용으로 사용하는게 훨씬 저렴하다는 의미다. 물론 이 이야기는 심한 과장이라고 재규어 오너들은 혀를 내 두른다. 이런 재규어는 1989년 미국의 포드사에 매각된다. 프리미엄 시장에 입지를 다지기 위한 포드의 전략이었다. 그 후 재규어는 포드의 기술력이 투입돼 고장률을 현저히 낮췄다.

이 이야기는 2007년까지다. 2008년에는 포드가 재규어를 인도의 타타모터스에 매각했다. 재규어는 포드 산하에서 아주 특출나지는 않지만 잔고장을 최대한 줄였다. 재규어만의 시장을 구축한 셈이다. 타타에게는 이런 재규어가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재규어는 타타의 수혈을 받으며 신이 났다. 포드는 매우 보수적인 회사라 재규어에 개발비를 제대로 대준 적이 없었다. 더불어 제대로 된 의사결정도 내린적이 없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허다하다. 이로 인해 재규어 직원들은 판매 부진이나 품질 불량 문제가 생길 때마다 답변이 "포드때문에"라는 말이 입에 붙었을 정도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이미 과거다. 오늘날 재규어는 타타의 자금력으로 원하는 차를 새로 설계해 팡팡 찍어내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실력은 포드보다 나을까라는 의문점이 든다. 전문가가 아니라 일반인이라도 당연한 얘기다.  그들만의 힘으로 뭘 해본게 벌써 40년전이기 때문이다. 과연 포드보다 더 잘해 낼 능력이 있을까하는 의문이다.



재규어는 포드의 식민지배 시절을 떠올리듯 과거를 열심히 청산하고 있다.  처음으로 SUV를 개발했다. 바로 F-페이스다.

디자인


F-PACE의 모티브가 된 콘셉트카 'C-X17'


재규어 디자인 총괄은 국내에 특히 잘 알려진 이안 칼럼이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국내 미디어가 엄청나게 잘 포장한 디자이너다. 내세울게 없던 재규어코리아로써는 이안 칼럼을 홍보 컨셉으로 잡았는데 꽤 잘 먹혔다. F 페이스의 외관은 특출나지는 않지만 저렴해 보이진 않는다. 그렇다고 흔해보이는 디자인도 아니다. 묘하게 비싸 보이는 디자인인데 오늘날 재규어의 아이덴티티를 잘 녹여놨다. 콘셉트카는 데이타임 드라이빙 램프를 범퍼에 일체형 디자인으로 했지만  양산차는 제작하기 쉽게 헤드램프 안에 넣었다.



실내 디자인은 단순하다. 재규어를 접하면 기어레버 대신 로타리 쉬프트가 특징이다.  문제는 장점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공간을 기존 레버랑 동일하게 차지한다. 전체적으로 디자인은 무난해 특별한 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유저 인터페이스


F-PACE의 터치감이 싸구려 느낌이 나는 계기반


F-Pace의 유저 인터페이스는 최근 몇 년간 접해본 차량 중 최하위권에 속해 큰 아쉬움을 남겼다. 우선 LCD 계기반은 사이즈가 너무 작다.  인터페이스 디자인은 10년 전에나 볼 수 있을법한 디자인이다. 심플해서 좋다고 할 순 있으나 해상도가 너무 낮다. 거친 도트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센터 모니터에는 차량의 전반적인 오디오, 네비게이션, 스마트폰 등을 조종할 수 있는데 계기반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우선 시승 도중, 시간이 맞질 않아 시간을 바꾸려고 시도해봤으나 시간 설정란을 찾을 수가 없었다. 혹시 GPS로 시간을 잡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니 시스템 시간은 유럽의 시간을 가르키고 있었다. 또한 블루투스 장비도 문제가 많다. 스마트폰과 연결이 불가능했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너무나도 난감했다. 이 외에도 시스템은 계속 프리징 현상이 발생해 제대로 써먹을 수가 없었다. UI도 직설적이지 않아 사용이 불편했지만 제대로 작동조차 되지 않아 실망감이 컸다. 시승차 문제이지 않을까 했지만 이미 F 페이스를 구매한 국내 소비자들이 이런 불편을 겪고 있다는 제보가 속속속 들어오고 있다.  하루 빨리 해결해야될 문제같다.

파워트레인과 샤시


경량 알루미늄 구조의 F-PACE


시승 차량은 V6 디젤이다. V6 디젤은 접하기 쉬운 엔진은 아니다. 현대차 또한 베라크루즈 출시전 PSA에서 납품을 받을 것을 고려하기도 했다.

F 페이스의  가속력은 폭발적이다. 2.4톤의 차체가 가볍고 경쾌하다. 하지만 알루미늄으로 만든 샤시는 문제가 좀 심각하다. 알루미늄으로 만드는 이유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인데 무게는 강철로 만든 SUV와 차이가 없다. 게다가 샤시가 주는 주행 감성은 자동차를 접한 이후 20년만에 느끼는 충격이다. 알루미늄 샤시가 주는 뒤틀림강성은 형편없이 다가왔다. 특히 서브프레임의 강성이 받쳐주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이로 인해 샤시는 앞/뒤/좌/우 로 울림현상이 일어나 멀미가 났다. 재규어 XE를 몰때도 느꼈던 똑같은 느낌이다. 재규어의 알루미늄 샤시의 완성도는 심각한 수준이다. 샤시가 울리면 리니어한 코너링은 물론 아늑한 승차감도 기대하기 어렵다. 무척 안타까웠다.

서스펜션과 시트




자동차의 샤시가 주는 피드백은 서스펜션, 서브프레임 그리고 시트로 전달된다. F페이스는 샤시의 울림이 심해 서스펜션의 피드백이나 시트의 느낌을 느끼기가 어려웠다. 시팅 포지션은 좋다. 운전석· 조수석 그리고 뒷좌석까지 무난하다.

마치며...


F페이스는 재규어의 첫 SUV다. 랜드로버를 같이 만드는 브랜드로써 걸출한 SUV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했다. 알루미늄 샤시의 문제는 이미 해외 언론에서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이밖에  F페이스의 완성도에 많은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말이다. 내 인스타그램에 최근 F페이스를 구입한 한 프랑스인은  "절대로 구입하지 말라"는 댓글을 길게 남겼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시승차는 1억원이 넘는데  통풍시트도 없고 사각지대 경고시스템도 없는 소위 '깡통'이다.

F페이스를 구입한 한 프랑스인의 댓글


F페이스는 재규어의 첫 SUV다. 물론 한번에 잘 해내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가격대비 어떤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해도 옵션이 턱없이 부족하다. 차량의 완성도는 타타의 초저가차 나노 1세대 모델 수준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런 호기심으로 인해 F페이스와 관련된 해외 시승기를 찾아봤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이 있었다. 대부분 자동차 전문 매체의 평가는   "F페이스는 다이나믹하다"는 칭찬 일색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F페이스를 몰면서 드리프트를 하는 시승기는 찾기 어려웠다. 말이 앞뒤가 안맞는 글들이 많아 놀랐지만 그래도 재규어 홍보팀은 상품팀과 달리 일을 잘하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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