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동차는 바퀴 달린 스마트폰?
요즘 자동차는 바퀴 달린 스마트폰?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5.11.23 15:21
  • 조회수 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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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A(Over The Air)방식 업그레이드는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도 2018년쯤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전기차인 테슬라 모델S 운전석 옆에는 커다란 17인치 모니터가 달려 있다. 스마트폰의 앱을 사용하는 것처럼 자동차의 대부분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자동차 회사들은 기계장치의 부족한 점을 전자장비로 보완해 차의 성능을 개선했다. 기계의 한계를 전자장비로 뛰어 넘으면서 차의 성능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전자장비가 많이 들어가면서 잔고장도 많아졌고 주행 감성이 기계가 주는 순수한 맛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나타났지만 장점이 수십 배는 더 컸다. 이제는 전자화를 하지 않고는 자동차를 만들 수 없다. 바퀴달린 ‘전자제품’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전자화의 의미는 시대가 흐르면서 바뀌었다.요즘 전자화는 ‘스마트화’를 뜻한다. 기능의 구현이나 이용방법이 점점 스마트기기를 닮아간다. 사람들의 생활이 스마트폰의 영향 아래 놓이면서, 자동차도 그런 생활방식을 따라가는 셈이다. 차의 각 부분을 제어하는 방법이 스마트폰과 유사해졌다.

GM과 포드 등 미국 브랜드를 중심으로 터치화가 급속하게 이뤄졌다. 센터페시아의 버튼을 딸깍 누르는 고전적인 방식에서 화면 터치로 바뀌었다. 손가락만 갖다 대면 각종 기능이 시행된다. 버튼의 터치화는 자동차 기능 이용 방식에서 혁신적인 변화다.

터치의 또 다른 형태는 터치 스크린 기능 통합이다. 센터페시아 모니터에 대부분 기능을 모아서 터치로 이용한다. 이용방식은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과 비슷하다. 여러 메뉴가 모여 있는 메인 화면에서 각 기능을 찾아 들어가 실행한다. 스마트폰과 사용 느낌이 유사해 거부감이 덜하고 쉽게 익숙해진다. 버튼이 대폭 줄기 때문에 디자인이 깔끔해진다. 피아트·크라이슬러·지프 등이 속한 FCA그룹이 만드는 차들 대부분 이 방식을 쓴다. 제작할 때 부품 수를 줄이고 구조를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통합 터치 스크린의 표본은 전기차 메이커인 미국 테슬라다. 타 브랜드 자동차의 스크린과는 차원이 다르다. 크기도 17인치로 매우 크다. 차의 모든 기능을 스크린 터치로 실행한다. 수행하는 기능도 진짜 태블릿 같고 터치 반응도 매우 빠르다. 차의 기본 기능과 더불어 구글맵을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하는 등 통신 기반 서비스도 다양하게 이용 가능하다. 더구나 모델 S는 전기차라는 장점이 있다. 일반 자동차와 비교해서 전기차는 부품 수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구조가 간단하기 때문에 전자화가 더 쉽다.

계기판의 정보창도 스마트폰 메뉴를 닮아간다. 각종 기능을 메뉴화 시켜서 스마트폰 이용하듯이 기능을 찾아 들어간다. 계기판은 터치가 힘들기 때문에 기능 조작은 스티어링휠에 달린 조작 스위치를 통한다. 주로 엄지손가락을 이용하기 때문에 스마트폰과 사용 느낌이 비슷하다.

계기판 모니터도 스마트화에 발맞춰 진화한다. 이제는 계기판을 통째로 디스플레이로 바꾼다. 컴퓨터 모니터와 비슷하기 때문에 표시하는 정보의 양도 많아지고 그래픽도 다채롭게 변경 가능하다. 요즘은 스마트폰 운영체제와 결합이 대세다.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차 안에 집어 넣어 스마트폰에 익숙한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인다.



11월 시판한 혼다 어코드 페이스리프트 모델에는 스마트폰처럼 사용하는 애플 카플레이가 달려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는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다. 애플 카플레이는 해외 유수 자동차 회사가 앞다퉈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현재 쉐보레 스파크·임팔라, 혼다 어코드 등 일부차에 들어간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한국보다는 해외에서 서비스를 넓히는 중이다.

두 서비스는 세부 기능은 다르지만 스마트폰의 기능을 차 안에서 그대로 쓸 수 있게 한다는 지향점은 비슷하다. 문자·음악·영상·지도·내비게이션 등을 차 안에서 스마트폰과 연동해 이용한다. 스마트폰의 특징 중 하나로 통합성을 꼽는다. 음악·동영상·내비게이션·카메라 등 하지 못하는 일이 없다. 애플리케이션을 깔면 확장성은 더욱 커진다. MP3·PMP·디지털 카메라·내비게이션 같은 기기들이 스마트폰에 통합되면서 별도 제품은 급속히 사라지는 추세다.

자동차의 기능도 스마트폰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요즘에는 차 안에서 블루투스로 스마트폰을 연결해 음악을 듣고,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쓰는 사람이 늘어난다. 이럴 바에는 차에 굳이 그런 장비를 갖출 필요가 없다. 그 대신 탑승자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게 만들면 값비싼 오디오나 내비게이션 장비를 달지 않아도 된다.

이런 시도가 하나 둘 선보인다. BMW 신형 7시리즈는 뒷좌석에 삼성전자가 만든 7인치 태블릿을 설치했다. 팔걸이 암레스트에 쏙 들어가게 만들어 평상시에는 터치 화면으로 각종 기능을 조작한다. 필요할 때는 떼어내서 일반 태블릿처럼 써도 된다.



BMW 7시리즈 터치 커맨드는 탈착 가능한 태블릿으로 각종 기능을 조작하는 시스템이다
자동차 스마트화는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로 이어진다. 자동차 업그레이드는 통상 연식변경·페이스리프트·마이너체인지·풀모델체인지 같은 물리적 방법을 거쳐야 한다. 스마트폰은 OS 업그레이드로 최신 상태를 유지한다. 업그레이드는 통신망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다운받는 식으로 이뤄진다. 이런 방식을 OTA(Over The Air)라 부르는 데 자동차에도 도입될 예정이다. 이미 테슬라는 이 방법으로 자사 모델의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한다.

테슬라는 ‘오토 파일럿’이라는 기능을 제공한다. 교통상황을 인식하는 크루즈 컨트롤·차선 유지·자동 주차·오토 하이빔 등 기능을 포함한다. 이 기능은 소프트웨어적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굳이 그 기능이 들어간 새 차를 살 필요가 없다.

놀라운 사실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무인자동차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법규나 안전 문제로 아직 시제품 수준에 그치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상용화가 가능하다. OTA 방식 업그레이드는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도 2018년쯤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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