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는 더 이상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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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의 가치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 ‘폴크스바겐 골프를 사느니 현대 그랜저를 사겠다’는 건 옛말이다. 차가 작아도 취향에 맞고 살만한 가치가 있다면 비슷한 가격대의 큰 국산차 대신 수입차를 산다. 수입차의 높은 가격을 용인하는 분위기도 수입차 대중화에 영향을 미친다. 준중형급 대중 수입차의 경우 3000만원 이상은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졌다. 폴크스바겐 골프의 경우 국산차 현대 i30와 동급이다. 골프의 가격은 국산 중형·준대형차 가격인 3110만~3840만원이다. 국산 동급차에 비해 가격은 비싸지만 수입차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할 만큼 잘 팔린다.
수입차 시장을 키운 일등공신은 아이로니컬하게도 현대·기아자동차다. 소비자들의 현대·기아차에 대한 반감은 꽤 크다. 노조문제, 내수와 수출 모델 차별, 품질 문제에 대한 미흡한 대응, 소비자를 봉으로 아는 태도 등 이유는 여러가지다. 반감의 근거가 사실이건 아니건 무작정 현대·기아차는 절대로 사지 않겠다는 반(反) 현대·기아차 정서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현대·기아차 대신 다른 국산차를 사려고 해도 한국지엠·쌍용·르노삼성 등 국산차 브랜드는 대안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결국 소비자들은 수입차로 눈을 돌린다. 과거에는 수입차가 대안 역할을 하기 힘들었다. 차 값도 비싸고 차종도 적어서다. 최근 들어 수입차 차종이 많아지면서 현대·기아차가 아니더라도 살 수 있는 차가 늘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하는 수입차는 500종류가 넘는다. 60여 종인 국산차의 8배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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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소형차 시장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회사들도 소형차 라인업을 강화한다. 국내에서는 가격을 맞추기 힘들어 소형차 도입을 꺼리던 수입차 업체들도 소형차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소형차 시장 확대로 가격이 낮아지면 수입차의 대중화 속도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2003년 12월 기준 개인 구매 수입차의 지역별 비중은 서울·경기 지역이 72%를 차지했다. 2015년 10월 현재 그 비율은 53%로 낮아졌다. 지방에도 수입차 업체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수입차 판매가 대폭 늘었다. 수입차 판매가 많은 서울 강남지역이 아니더라도 전국의 중산층이 거주지역에서는 수입차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수입차 판매는 계속 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예상치는 23만5000대다. 내년에는 25만5000대에 이를 전망이다. 전국 어디에서나 골목마다 수입차가 서 있는 모습을 볼 날도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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