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의 변신? 기존 현대차 이미지 버려라
정몽구 회장의 변신? 기존 현대차 이미지 버려라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5.12.01 19:57
  • 조회수 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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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 기준 세계 5위인 현대·기아차는 잘나가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다.



현대차가 대중차 브랜드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고성능·고급차 브랜드는 필수다.
한 해 생산량이 800만대를 기록하고 판매량 기준 세계 5위인 현대·기아차는 잘나가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다.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도 아킬레스건이 있다. 바로 고성능과 고급차 브랜드의 부재다. 요즘 이 두 브랜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 아니다. 세계 정복을 꿈꾸는 브랜드라면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

소비자는 새로운 것을 찾는 습성이 있다. 평범한 대중차에 질린 소비자는 더 강하고 고급스러운 차를 찾는다. 전세계적으로 고급차와 고성능차의 판매는 계속해서 증가한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다.

고성능 모델의 판매 비중도 꾸준히 늘어난다. 고성능 모델은 마진이 높아서 브랜드 내 비중은 작아도 수익 기여도는 크다. 이 두 브랜드를 갖춘 브랜드는 요즘 톡톡히 재미를 본다. 그렇지 않은 브랜드는 손가락만 빨면서 부러운 눈으로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현대자동차가 뒤늦게 프리미엄과 고성능 브랜드 시장에 뛰어 들었다. 아무리 잘나가는 현대차지만 ‘과연 현대차가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바라볼 수밖에 없다. 단순히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한다고, 고성능 모델을 만든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전통·기술·인지도 등 복합적인 요소를 만족시켜야 성공한다.



현대차는 N 브랜드로 WRC에 참가한다. 모터스포츠를 통해 쌓은 기술력을 N에 활용한다.
시작은 고성능 브랜드다. 고급차 브랜드들은 독자적인 슈퍼카 대신 고성능 모델로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다. 메르세데스-벤츠 AMG, BMW M, 아우디 S/RS, 재규어 R/R-S, 캐딜락 V, 렉서스 F 등 예외 없이 고성능 브랜드를 운용한다. 이들 고성능 모델은 양산중인 모델의 성능을 업그레이드 해서 만든다. 성능은 고성능이지만 겉모습은 양산 모델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일반 스포츠카와는 다른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한다.

대중차 브랜드도 고성능 모델을 만든다. 폴크스바겐 R, 혼다 타입R, 도요타 TRD, 닛산 니스모, 포드 SHO, 크라이슬러 SRT 등등. 고급차 브랜드들이 거의 모든 모델에 고성능 모델을 만드는 것과 달리, 대중차 브랜드들은 모델이 한정적이다. 성능에 있어서도 극단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나름대로 개성과 성능의 차별성을 내세워 수요층을 흡수한다.



혼다 시빅 타입 R. 고급차와 대중차 브랜드 가리지 않고 고성능 모델 만들기에 열심이다.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이름을 N(남양연구소의 알파벳 머리글자를 가리킨다)으로 정했다. 영문자 N의 곡선은 레이스트랙의 시케인을 표현해 고성능 모델의 의미를 살렸다. 차종은 i30급 고성능 모델이 확실시 되고, 제네시스와 제네시스 쿠페 후속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지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는 N 브랜드로 i20 WRC 랠리카, N2015 비전 그란 투리스모쇼카를 선보였다.

현대차는 N을 준비하기 위해 BMW M의 고성능차 개발총괄책임자인 알버트 비어만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알버트 비어만은 1983년 BMW에 입사했고 최근 7년 동안 BMW M 연구소장직을 맡았다. BMW M 모델의 개발주역으로, 30년간 고성능차 개발에 매진한 고성능 버전 전문가로 꼽힌다. 현대 N도 BMW M을 벤치마킹 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는 지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N 2025 비전 그란 투리스모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현대차는 N의 기술 개발 원칙을 세가지로 꼽는다. 모터스포츠로부터 영감을 받은 기술, 조화로운 성능 구현, 감성적 즐거움이다. 현대차는 2014년부터 WRC에 참가했다. 올해는 팀 종합순위 3위를 기록해 단기간에 큰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WRC에서 쌓은 경험은 고성능 브랜드 N 개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숙원사입인 고급차 브랜드를 ‘제네시스’라는 이름으로 선보였다.
현대차는고성능 브랜드에 이어 지난 11월 초에는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했다. 제품명인 제네시스의 반응이 좋자 아예 브랜드화 했다. 2020년까지 모두 6종의 제네시스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제네시스 모델 이름은 알파벳 G에 차급을 나타내는 숫자를 붙인다. 대형 세단은 G90, 2세대제네시스는 G80, 2017년 하반기에 나오는 중형 세단은 G70이다. 요즘 고급차 브랜드들이 즐겨 쓰는 작명법을도입해 트렌드를 따르겠다는 의도다.

다만 12월 9일 선보이는 에쿠스 후속은 그동안 쌓은 인지도를 고려해 국내에서는 EQ900으로 부른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 출신 루크 동커볼케도 영입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 출신 루크 동커볼케를 영입했다.
현대차가고급차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시장 성장 가능성과 수익 확대 때문이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IHS 조사에 의하면 2010년~2014년 연평균 판매증가율은 프리미엄 시장이 10.5%, 대중차 시장이 6%로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수익성도 프리미엄 브랜드가 대중차의 두 배가 넘는다. 연간 시장 규모는 830만대에 달한다. 대중차 브랜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급차 브랜드로 뛰어 넘거나, 별도의 고급차 브랜드를 운용해야 한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모델인 G90. 에쿠스 후속으로 국내에서는 EQ900이라 부른다.
현대차의 제네시스 브랜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프리미엄 시장은 기술력도 필요하지만 전통과 인지도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도요타의 고급브랜드인 렉서스는 1989년 출범해 26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독일 빅3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닛산 인피니티와 혼다 아큐라 등도 마찬가지다.

업계는 제네시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비용만 1조원이 필요하다고 예측한다. 현대차 브랜드와 차별화 하기 위해서는 판매망도 새로 갖춰야 한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 넘어 산이다.

업계는 현대가 2004년 제네시스 브랜드 개발 당시에 고급차 브랜드에 진출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주요 업체들이 오래 전에 시도한 일을 이제 와서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고 치러야 할 대가도 크다고 분석한다. 차라리 아직까지 시도한 곳이 적은 전기차나 친환경 브랜드로 방향을 잡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현대차가 고성능·고급차 브랜드를 선보이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기술력의 대한 신뢰를 심어주고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서다. 양적인 성장에 맞춰 질적인 성장을 이루는 계기를 마련하고, 수요가 늘고 있는 고성능·고급차 시장에 진입하려는 의도도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고성능·고급차 브랜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국산 최초 고성능·고급 브랜드가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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