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스포츠카 아닌감? 기아 K5 하이브리드
이거 스포츠카 아닌감? 기아 K5 하이브리드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5.12.04 11:12
  • 조회수 2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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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성을 전면에 내세운 기아 K5 하이브리드.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그릴의 에어 플랩이 독특하다 / 제공=기아자동차
하이브리드는 이제 특별한 차가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살 수 있는 차종이 됐다. 과거 하이브리드가 희소하던 시절에는 오로지 높은 효율성과 친환경에 목적을 뒀다. 하이브리드 종류가 늘면서 성격도 다양해졌다. 그 중 하나가 역동성을 강조한 하이브리드다.

역동성은 효율성과 양립하기 힘든 요소다. 강한 힘과 빠른 속도를 내려면 연비를 희생해야 한다. 그런데 하이브리드는 이 상충된 개념을 하나로 묶는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연료 소모를 줄이고, 전기모터가 힘을 보태기 때문에 강한 힘을 낸다.

하이브리드 선두주자인 도요타는 효율성을, 렉서스 하이브리드는 역동성을 추구한다.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는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전면에 내세운다.

국내에서는 K5가 ‘스포티 하이브리드’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가솔린을 뛰어 넘는 성능과 역동적인 스타일을 앞세운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앞뒤 범퍼와 휠 디자인에 변화를 줬다. 그릴은 열렸다 닫히는 ‘에어 플랩’ 방식이다. 냉각수 온도와 주행 속도에 따라 라디에이터 그릴의 덮개가 자동으로 열리고 닫혀 효율성을 높인다. 평면으로 되어 있는 그릴이 독특하다. K5 모델 라인업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이 스타일이 가장 역동적이다.

실내는 정보창에 하이브리드 요소를 집어 넣은 것 외에는 큰 변화 없다. 계기반 왼쪽 타코미터 자리에는 충전·에코·파워 등 에너지 상태를 표시하는 클러스터가 자리잡았다. 가운데 디스플레이에도 에너지 흐름도를 추가했다. 센터페시아 모니터에도 연비, 에코 레벨, 에너지 흐름을 나타내는 화면 모드가 나온다. 이런 그래픽들을 보고 있으니 하이브리드 차를 타는 기분이 든다.



K5 하이브리드는 범퍼 등을 손봐 역동적인 분위기를 살렸다 / 제공=기아자동차
시승은 지난 12월 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 열린 K5 하이브리드 발표회 때 이뤄졌다. 킨텍스에서 인천 아라여객터미널까지 왕복하는 60km를 K5 하이브리드를 타고 달렸다.

K5 하이브리드는 156마력 2.0리터 가솔린 엔진에 38kW 전기모터를 결합했다. 변속기는 6단 자동이다. 시동을 걸어도 엔진은 깨어나지 않기 때문에 조용하다. 초반에는 전기모터만으로 달린다. ‘지잉’ 하는 모터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면 엔진과 모터가 함께 작동하며 튀어나가듯 속도를 올린다. 일반 2.0리터 자연흡기 엔진보다 가속이 힘차다.

주행 모드는 에코·노멀·스포츠로 나뉜다. 노멀과 스포츠는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에코는 절약 모드라 힘의 절제가 느껴진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 틈나는 대로 전기모터만으로 달리는 EV 모드에 돌입한다.

K5 하이브리드의 복합연비는 1리터에 17.5km다(16인치 타이어 기준). 중형 세단 치고는 높은 편이다. 시승코스 구간이 짧고 고속도로 위주라 정속주행 연비 위주로 체크해 봤다. 시속 100km 정도로 달릴 때에는 1리터에 14km대를 유지한다. 속도를 80km로 낮추니 평균 연비가 급속하게 올라가 1리터에 19km대로 높아진다. 하이브리드는 도심 연비가 더 잘 나오는데 실생활 주행에서 어떤 수치가 나올지 궁금해진다.

스포츠카와 스포티카는 엄연히 다르다. 스포티카는 ‘무늬만 스포츠카’를 의미한다. K5 하이브리드에 ‘스포티’라는 단어를 붙였는데 제대로 쓴 표현이다. K5 하이브리드는 고도의 역동성을 추구하는 스포츠 하이브리드가 아니다. 가솔린보다 조금 더 힘차게 달리고 스타일이 역동적인 하이브리드다. 분위기가 조금 색다른 연비 높은 중형차를 타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알맞은 차다. 가격은 2824만~3139만원이다.

<관련 박스/성장세 하이브리드 시장 >
국산 하이브리드 모델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하이브리드 인지도가 높아졌고, 폴크스바겐 디젤 사태와 맞물려 관심도 커졌다.

하이브리드 시장의 절대 강자는 도요타다. 1997년 프리우스를 처음 선보인 이후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800만대 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팔았다. 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도요타’라고 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현재 판매하는 하이브리드는 렉서스 포함 9종류다.

국산 하이브리드는 2009년 LPG를 연료로 하는 현대차 아반떼와 기아차 포르테 하이브리드가 나오면서 시작됐다. 생소한 차종인데다가 차 값은 비싸고 연비는 기대만큼 좋지 않아서 반응은 시들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연간 판매 목표는 1만5000대였지만 2014년 단종될 때까지 1만3000대에 그쳤다.

아반떼와 포르테 이후 성능과 연비를 만족시키는 현대차 YF 쏘나타와 기아차 K5 하이브리드가 나오면서 국산 하이브리드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 인기 차종인 그랜저에 하이브리드가 추가되고, LF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선보이면서 국산 하이브리드 판매도 대폭 늘었다. 쏘나타와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많이 팔릴 때에는 각각 월 1000대를 넘기며 친환경 주력차로 자리잡았다.

올 11월까지 현대차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1만9789대에 이른다. K5와 K7 하이브리드를 판매하는 기아차는 11월까지 5440대를 팔았다. 전체 판매량은 2만5229대다. 현대·기아차 승용차 판매량의 2.9%를 차지한다. 모델별 비중은 더 높다. 올해 1~11월 중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1만489대가 팔려 쏘나타 전체 판매량의 11%를 차지했다. 그랜저 9300대로 12.2%, K5는 2787대로 5.5%, K7은 2653대로 14.4%를 기록했다. 10대 중 한대는 하이브리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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