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위기...테슬라 인수해 자율주행차로 돌파하라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위기...테슬라 인수해 자율주행차로 돌파하라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11.0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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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진 에디터 carguy@globalmsk.com

삼성전자가 자율주행차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전장부품 사업 진출이 신호탄이다.  이런 밑그림의 시발점은 인수합병이다.  지난 8월 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자동차 그룹 피아트 크라이슬러(FCA)의 자동차부품 자회사 마그네티 마렐리의 인수 협상을 시작했다.  인수가는 무려  30억달러(약 3조3500억원)로 삼성전자의 해외 인수합병(M&A) 규모 중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마그네티 마렐리는 FCA가 지분 100%를 보유한 부품업체다.  지난해 매출액은 72억6000만 유로(약 9조200억원)에 달한다. 삼성은 현재 마그네티 마렐리와 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자동차용 카메라 부문(삼성전기) 공동개발 파트너다. 이미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중국 전기차 업체인  BYD의 지분 5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가 끝나면 삼성전자는  전기차의 선두인 테슬라와 제휴하거나 인수하는 그림을 그려봐야 한다. 테슬라 인수를 통해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가 확실해지고 아무도 가지 않아 두려웠던 미로에 대한 지도가 가시화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 시대 성큼...삼성자동차 매각이 잘못된 이유


삼성그룹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주도로 1993년 자동차 사업에 진출한 이래 외환위기 여파로 불과 6년만인 1999년 9 월 법정관리에 들어가 2000년 3월  프랑스 르노자동차에 매각한 바 있다.

외환위기 때 자동차(삼성자동차, 현 르노삼성) 사업을 포기한 것을 두고 잘못된 판단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건희 회장이 병석에 누어 있는 상황이라 말을 아끼는 분위기지만 과거 삼성그룹의 미래 먹거리 그림을 그렸던 비서실 기획팀  출신들의 목소리다.

삼성자동차에서 사장까지 지냈던 J씨는  "외환위기때 구조조정의 칼을 비서실 재무팀에서 휘두르면서 자동차는 한 순간에 날라갔다"며 "요즘  생각해보면  큰 잘못을 했다고 보인다.  15년 만에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사업부를 신설하고 자동차 사업에 재진출하지 않았느냐"고  탄식을 한다. 이어 "병석에 누운  이건희 회장은  미래 자동차는 전자화가 이끌 것이라는 단초를 이미 20년 전에 예견했다지만 재무팀에 동조해 삼성자동차를 요절냈다"고 덧붙인다.

초유의 샤머니즘 국가로 복귀한 최순실 사태에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폭발로 인한 여진이 이어지면서  2016년 11월 한국 경제는  위기론이 고개을 내밀고 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010년 3월 경영에 복귀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진다. 삼성도 어찌 될지 모른다.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이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

삼성자동차를 2000년 프랑스 르노자동차에 매각한 이 회장은 지난 1월 9일 병상에서 75세 생일을 맞았다. 삼성그룹은 자동차를 매각한 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주력해 세계적인 IT기업으로 거듭났다. 이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거대 내수 시장으로 성장하자 스마트폰으로 승부를 걸었다. 운까지 좋았다. 엔고 여파로 일본 경쟁업체들은 지지부진했다. 그 결과 반도체·디스플레이·통신기기·생활가전 4개 사업을 축으로 대한민국 1등 기업으로 우뚝 섰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연 매출 200조원을 넘었다. 현대차그룹도 2000년 이후 비슷한 방식으로 세계 5위권으로 도약했다.

하지만 올해는 모두 상황이 녹녹치 않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매출이 200조원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통신기기 하락세에 갤럭시 노트7 폭발 사고의 여진이 이어진다. 가장 암울한 것은  마땅한 미래 먹거리를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올해 1998년 이후 처음으로(2008년 금융위기 제외) 글로벌 판매대수가 하락, 800만대 판매가 깨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먹구름이 많아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끄는 한국호의 본질적인 걱정은 최순실이 아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앞으로 10년 후나 한국에는 '삼성,현대' 라는 밑그림 밖에 없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현대·기아차도 미래 먹거리가 암울한 게 현실이다. 새로운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공교롭게도 전기차 · 자율주행차가 화두인 것도 요즘의 현실이다. 이미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박람회(CES)’의 주인공이 전자가 아닌 자동차로 바뀌었다. 특히 올해 초 CES의 트렌드는 자동차 전자화의 끝판왕 격인 자율주행자동차(일명 무인자동차)였다. 조금 과장하면 자율주행차는 스마트폰에 바퀴 4개만 달면 된다.

CES 도요타 부스. 이 밖에도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CES에 참여했다.


올해 CES에 참가한 자동차 관련 기업만 150개가 넘는다. 완성차 업체로는 아우디·폴크스바겐을 필두로 BMW,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현대 · 기아차가 참가했다. 보쉬·콘티넨탈·현대모비스 같은 자동차 부품업체도 빠지지 않았다. 범위를 넓히면 삼성·LG전자도 여기에 포함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동차 전장사업을 본격화 했다. LG전자는 2013년 자동차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C 사업부를 독립시켜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는 기존 자동차 메이커가 아닌  IT업체가 주도


그렇다면 자율주행차 개발의 키는 누가 쥐고 있을까. 지금까지 자동차 업계는 럭셔리 브랜드는 벤츠나 BMW, 대중차로는 도요타 · GM 등이 100년 가깝게 패권을 겨뤄왔다. 모두 오랜 역사와 기술력을 보유한 전통 자동차 회사다. 이들의 경쟁우위 요소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내재화한 기계공학이다. ‘0과 1’로 대표되는 IT기술이 아니다. 기계공학은 경험과 개선의 학문이다. 실패의 노하우를 통해 일보 전진한다. 혁신적인 신기술로 판을 뒤집는 IT 산업과 다른 게임 방식이다.

적어도 CES에서 전해진 뉴스를 분석해보면 자율주행차는 기존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미국 IT업계를 대표하는 애플 · 구글이 이끈다. 같은 연장선상에서 삼성 · LG전자도 점점 무게중심을 자동차 전장사업으로 옮기고 있다.

한국 경제는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전자(반도체포함)·자동차·조선·철강·석유화학 5대 업종이 성장과 고용을 이끌어 왔다. 지금은 전자와 자동차를 뺀 3개 핵심 사업이 위기다. 더 이상 고용과 성장을 동반하는 먹거리가 될 수 없다. 백색가전 역시 이미 중국에 기반을 내줬다. 한국 경제가 압축 성장하면서 ‘빠른 추격자(패스트 팔로어)’ 전략이 주효했다. 삼성 · 현대차 역시 원천기술 개발보다는 선두기업을 벤치마킹해 비슷한 상품을 저렴하고 품질 좋게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 내다 팔았다. 패스트 팔로어 전략으로 성장을 일궈낸 셈이다.

한국 경제가 저성장 병에 걸린 데는 더 이상 이런 전략이 먹히지 않는다는데 있다. 패스트 팔로어를 중국이 차지해서다. 중국은 한국의 주력업종인 IT 제품뿐 아니라 철강 · 자동차 · 조선 등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이미 추월했거나 턱 밑까지 올라왔다. 결국 한국 경제가 재도약을 하려면 새 판을 짜야한다. 승부를 유리하게 바꿀 패러다임 시프트가 필요해 보인다. 패스트 팔로어가 아닌 시장 선도자로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간에 시장 선도자로 도약할 답안은 인수합병에서 찾아야 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와병중인 상태에서 사실상 그룹을 이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위기에 선제적 대응’을 화두로 삼았다. 삼성이 과거에는 내부 역량으로 사업을 키워갔다면 이 부회장은 새롭게 도전하는 분야에서는 지분 참여나 인수합병에 대해 망설이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스라엘의 벤처기업인 ‘아르고스 사이버 시큐리티(이하 아르고스)’의 지분 0.39%를 취득했다. 아르고스는 자동차 내 해킹을 실시간 감지 · 경보하는 알고리즘 특허를 출원한 회사다. 해킹 방지 기술은 자율주행차의 핵심 분야다. 이 부회장이 공을 들이는 바이오도 그렇다. 미국 ‘제약업계 애플’로 불리는제약사 퀸타일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지분 2.2%를 투자했다. 퀸타일즈는 임상시험 컨설팅, 신약 프로젝트 관리 같은 신약 개발 노하우로 유명하다. 알츠하이머 신약을 개발한 미국 바이오젠도 복제약을 개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지분 8.8%를 투자했다.



마찬가지로 삼성전자가 막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자동차 사업의 먹거리도 인수합병에서 찾을 수 있다. 전기차의 선두인 테슬라와 제휴하거나 인수하는 그림을 그려봐야 한다. 인수가격이 10조원을 훌쩍 넘는 ‘빅 딜’이 예상되기 때문에 수많은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를 것이다. 입방아만큼이나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가 확실해지고 아무도 가지 않아 두려웠던 미로에 대한 지도가 가시화할 수 있다.

애플의 CEO 팀쿡(좌)과 테슬라 CEO 엘런 머스크(우)


실제로 IT업계 선두 기업인 애플은 2014년만 해도 테슬라 인수에 눈독을 들였다. 애플의 팀 쿡 CEO와 테슬라의 앨런 머스크 CEO가 이 때 만났다. 애플은 테슬라의 전기차 노하우뿐 아니라 2차전지 배터리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충전이 빠르고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테슬라의 배터리가 애플이 꿈꾸는 모든 제품뿐 아니라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한 발 앞당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환상적인 결합은 테슬라의 주가 폭등으로 물거품이 됐다. 테슬라는 2015년 세단형 전기차 모델S를 포함 5만658대 판매에 그쳤다. 당초 목표치인 5만5000대에 못 미쳤다.

테슬라 모델S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전년 대비 60% 이상 성장한 8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아직 멀기만 하다. 2016년 10월 현재 1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엄청나다. 2016년 10월 20일 종가기준으로 약 295억 달러(33조1000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테슬라 인수에 쓸 적정 자금을 최대 100억 달러로 추산한다. 그 이상이면 애플이 관련 직원을 고용해 직접 개발하는 것이 훨씬 더 저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비교해보자. 연간 55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현대자동차의 시가총액(2016년 10월 20일 종가기준)이 29조4000억원이다. 테슬라는 이제 겨우 5만대를 판매한다. 아직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단순히 시가총액을 비교해보면 테슬라가 고평가됐다는 것 보다는 미래가치에 있어 테슬라가 얼마나 평가를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브랜드에서 뒤져 있다. 하지만 큰 그림을 그리고 추진하는 시스템만큼은 애플에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성그룹의 전략 타워인 비서실에 과거 삼성자동차라는 큰 그림을 그려왔던 기획 기능이 아쉬워 보이는 게 그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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