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프리우스 킬 하려다 킬 당할라
현대차 아이오닉…프리우스 킬 하려다 킬 당할라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01.19 09:58
  • 조회수 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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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차종이었던 하이브리드가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각 브랜드가 하이브리드 모델을 여럿 내놓으면서 차종도 많아졌다.

원래 있는 차종을 하이브리드로 개조한 차는 많지만 전용 모델은 드물다. 개발비가 많이 드는데다가 판매가 시원치 않으면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전용모델로는 도요타 프리우스가 대표적이다. 프리우스는 1997년 등장해서 현재 3세대 모델까지 나왔다.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350만대에 이른다. 하이브리드를 통틀어 가장 성공한 모델로 꼽힌다.



1997년 첫 등장한 도요타 프리우스. 현재까지 350만대 이상 팔렸다/제공=도요타
프리우스 이외에는 성공했다고 할 만한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이 드물다. 혼다가 프리우스와 비슷한 크기의 인사이트를 만들었지만 판매는 신통치 않았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은 흔치 않은 하이브리드 전용차 시장을 개척하는 모델이다. 도요타 프리우스를 겨냥한다.

프리우스의 옆모습은 삼각형 형태라 ‘트라이앵글 실루엣’이라 부른다. 공기저항을 가장 적게 받는 물방울 모양이다. 아이오닉도 프리우스와 기본 형태는 비슷하다. 해치백 형태를 기본으로 뒤쪽을 쿠페처럼 다듬고 후면부를 수직에 가깝게 떨어뜨렸다. 후방 시야 확보를 위해 별도의 유리창을 마련한 것도 프리우스와 유사하다.



도요타 프리우스 3세대. 가장 인지도 높은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로 꼽힌다/제공=도요타
프리우스의 실내는 대시보드 상단 중앙에 가늘고 길게 배치한 전자식 계기반과 자그마한 기어 레버가 미래적 분위기를 만든다. 아이오닉은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은 현실적인 디자인이다. 두 차 모두 보급형 대중차라 품질감은 보통 수준이다.

파워트레인은 차이가 있다. 아이오닉은 1.6L 105마력 가솔린 엔진에 43.5마력 모터를 더했다. 프리우스는 1.8L 99마력 엔진과 82마력 모터가 결합한다. 시스템 출력은 아이오닉이 141마력으로 136마력인 프리우스보다 높다. 변속기는 프리우스가 무단변속기를 쓰고 아이오닉은 하이브리드 모델 전용 6단 더블클러치 기어를 사용한다.

복합 연비는 두 차 모두 15인치 타이어의 경우 아이오닉이 1L에 22.4km이고 프리우스는 21.0km이다. 수치상으로는 아이오닉이 우수하다. 17인치 타이어의 경우 아이오닉이 20.2km이고 프리우스는 21.0km로 프리우스가 앞선다.



현대차는 아이오닉은 한 해 1만5000대 이상 팔 계획이다/제공=현대자동차
가격은 아이오닉이 싸다. 세제혜택 전 가격은 아이오닉이 2438만~2898만원이고 프리우스는 3140만~4130만원이다. 아이오닉은 가장 비싼 모델이 프리우스 기본형보다 싸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다.

성능·연비·가격에서 아이오닉은 프리우스보다 앞선다. 이제 막 첫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로 나온 아이오닉이 20년 내공을 지닌 프리우스보다 높은 상품성을 지녔다.

아이오닉이 프리우스보다 낫다고 하기는 이르다. 진짜 승부는 4세대 신형 프리우스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형 프리우스는 그동안 써오던 니켈수소 배터리와 함께 성능이 우수한 리튬이온 모델도 마련하는 등 상품성을 개선했다. 미국 시장에서 도요타가 자체 측정한 복합연비는 1L에 최대 23.8km를 기록해 이전세대 공인연비 21.3km보다 높아졌다. 디자인은 너무 파격적이어서 호불호가 갈리지만 품질은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4세대 도요타 신형 프리우스. 완성도가 높아져 반응이 좋다/제공=도요타
아이오닉은 실물이 공개된 이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신차 발표 행사장에서 “기대보다 품질감이 떨어지고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이 부족하다”며 “연비와 성능에 맞는 품질 완성도는 이루지 못했다”는 미디어 관계자의 평이 잇따랐다. 실제 연비가 공인연비 만큼 나올지 여부도 실사용자들이 시간을 두고 검증해야 한다.

도요타 프리우스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1608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와 해외 시장에 각각 1만5000대를 팔 계획이다. 내년에는 해외 판매를 6만2000대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아이오닉은 성능과 연비는 좋게 나오지만 품질 마무리와 공간 구성이 좁은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가 틈새 모델에 취약한 점도 아이오닉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벨로스터·아슬란·i30·i40 등은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하이브리드도 아직은 시장의 주력 차종이 아니다. 틈새 모델인데다가 품질 완성도까지 낮으면 연비가 높아도 외면 받기 쉽다.

프리우스는 국내에서는 한달 평균 135대 정도 팔린다. 해외 시장의 명성에 비하면 많은 대수는 아니다. 아이오닉은 프리우스보다 조금 더 많이 팔리는 수준으로는 제 역할을 해낸다고 할 수 없다. 판매목표를 넘겨야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공교롭게도 현대차가 판매대수를 공언한 차 중에서 목표를 제대로 달성한 차는 얼마 되지 않는다. 신형 프리우스의 반응이 좋아서 판매대수 격차마저 줄어들면 국산 첫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의 위상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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