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코란도 스포츠, 비인기 설움 극복한 유쾌한 반전
쌍용 코란도 스포츠, 비인기 설움 극복한 유쾌한 반전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01.19 10:00
  • 조회수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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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형 쌍용차 코란도 스포츠. 새로 추가된 레드 가죽 시트 패키지가 매력이다.
픽업은 야외활동에 제격이지만 짐차라는 인식 때문에 인기가 없다. 쌍용자동차 코란도 스포츠는 픽업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국내 유일 픽업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는다. 실용성에 낮은 세금이라는 경제성까지 더해 매력을 높였다.

자동차를 보는 관점은 여러 가지다. 이동 수단으로 보기도 하고 스피드를 즐기기 위한 취미용품으로 여기기도 한다. 짐을 실어 나르는 목적도 자동차 이 용에 있어서 꽤 큰 비중을 차지한다. 상용차는 아예 그런 목적으로 만든 차다. 승용차라고 해서 짐을 실을 일이 없지는 않다. 짐 싣기에 가장 좋은 차는 픽업이다. 뒷부분에 개방식 적재함을 만들어서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다. 요즘처럼 여가활동에 차를 이용하는 비중이 높은 때에는 픽업만큼 좋은 차도 없다. 그런데, 픽업은 인기가 없다. SUV가 그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픽업은 상용차 분위기를 풍기 기 때문에 승용차를 사려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이런 시각이 꼭 옳지는 않다. 미국 시장에서는 세단이나 SUV보다 픽업이 더 잘 팔린다. 자동차 시장 통틀어 해마다 1위에 오르는 차는 픽업이다. 픽업을 바라보는 우리만의 시각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픽업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를 부정적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환경이 다 르기 때문이다.



적재함 지붕이 없다는 점이 픽업의 가장 큰 매력이다.
미국에서 픽업이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실용성이다. 미국인 의 생활 속에서 짐 실을 일이 꽤 많다. 미 국은 배달 문화가 발달해 있지 않다. 전자제품을 사도 무료로 배달해주지 않는다.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든가 직접 날라야 한다.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배달료 도 만만치 않다. 큰 짐도 직접 실어 나르는 문화가 발달했고, 짐을 실어 나르기에 픽업만큼 좋은 차도 없다. DIY 문화 발달도 픽업의 인기를 끄는 이유다. 미국에는 DIY 용 가구나 건축재료를 파는 거대한 마트가 많다. 웬만한 집수리는 직접 재료를 사다가 하는 경우가 많다. 길고 큰 재료들을 실어 나르려면 적재함이 개방된 픽업이 유리하다.

미국의 여가 문화에도 픽업이 안성맞춤이다. 미국인들은 여가 시간에 가족과 시 간을 많이 보낸다. 레저와 캠핑을 즐긴다. 다섯 명이 탈 수 있고,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픽업이야말로 캠핑과 레저에 잘 맞 는다. 캠핑 트레일러나 요트 등 무게가 나 가는 것들을 끌고 다니기에도 적합하다. 미국인들은 픽업을 짐차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SUV 같은 다목적 차의 한 종류로 본다. 꼭 짐을 실을 때에만 픽업을 타지 않고, 출퇴근 등 일상적인 용도로도 쓴다. 미국 픽업은 대부분 가솔린 엔진을 얹는다.



차를 탈 때의 느낌도 승용차와 별반 다르지 않다. 배기량도 크고 기름도 많이 먹지만, 기름값이 싸기 때문에 유지비 부담이 덜하다. 자동차 회사들도 픽업 생산에 적극적이다. 시장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전체 수익의 상당부분을 픽업으로 벌어들인다. 개발과 생산이 승용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에 생산비도 적게 든다. 사정이 이러니 미국은 픽업 천국이다. GM·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업체는 물 론이고 도요타·혼다·닛산 등 일본 브랜드들도 픽업 판매에 열심이다. 픽업 애호가라면 미국의 현실이 한없이 부러울 것이다.

다행인 사실은 그나마 국내에도 픽업을 판매한다는 점이다. 쌍용 코란도 스포츠가 그 주인공이다. 무쏘 스포츠(2002년) 시절부터 액티언 스포츠 (2006년)를 거쳐 꾸준하게 국산 픽업 계보를 잇는다. 판매량도 픽업치고는 꽤 많다. 2015년 판매량은 2만5905대가 팔렸다. 국산차 55차종 중에서 19위를 기록 했다. 인기 좋다는 르노삼성 QM3의 2만 4560대보다 많다. 픽업의 실용성을 인정 받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따로 있다. 세금이 1년에 2만8500원 밖에 되지 않고 차 값이 2016만원부터 시작하기 때문이 부담이 그리 크지 않아서다. 그렇지만 아무리 세금이나 가격이 적절해도 용도가 맞지 않으면 선택받기 힘들다. 그 만큼 픽업이라는 차가 꾸준한 수요가 있다는 의미다.



2016년 1월 새해 첫차는 코란도 스포츠 2016년형이었다. 새해 연휴가 끝난 1월 3 일 출시를 알렸다. 페이스리프트라고 하기에는 거창한 연식변경 또는 상품성 개선 모델이다. 안개등에 LED 주간등을 더했고 18인치 블랙 알로이휠을 특정 트림용에서 일반 모델에도 옵션으로 마련했다.

실내는 레드 가죽 시트 패키지를 더했다. 스티어링휠 스티치, 센터콘솔 암레스 트, 에어벤트 몰딩, 카매트 스티치, 도어 센터트림과 암레스트 등에도 붉은색으로 포인트를 줬다. 스타일은 남성적이고 투박한 면이 없지 않은데, 실내를 붉은색으로 단장하니 한층 세련되고 젊어진 느낌이다. 편의장비도 보강했다. 스마트폰 미러링이 가능한 7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 운전석 및 동승석 3단 통풍시트, 2열 암레스트 컵홀더를 새롭게 더했다.



붉은 톤 가죽 옵션을 마련해 화사한 분위기를 살렸다.
코란도 스포츠는 2.0L 디젤 엔진을 얹는다. 최고출력 155마력, 최대토크 36.7kg·m다. 2톤에 이르는 무게를 감당 하기에는 힘이 넘치는 수준은 아니지만, 무리 없이 끌고 다닐 수 있는 여유를 지녔다. e-XDi200 LET라고 부르는 디젤 엔진은 최대토크가 1500rpm부터 나온다. 낮은 회전수에서 최대토크를 구현하는 성격을 강조한다. 자동변속기는 5단이다. 6단이 보편화되어서 그런지 5단만으로는 부족해 보이지만 기능상 큰 무리 없는 성능을 발휘한다.

코란도 스포츠는 뒷바퀴굴림과 네바퀴굴림으로 나뉜다. 네바퀴굴림은 전자식 파트타임 방식으로 2H·4H·4L로 모드를 구분한다. 2H 상태에서는 뒷바퀴를 굴리고 네바퀴굴림으로 전환하면 앞뒤 50:50으로 구동력을 배분한다. 주행 안정성을 높이고자 할 때에는 4H를 쓰고, 험로 탈출 등 강한 구동력이 필요할 때에는 4L로 바꾸면 된다. 코란도 스포츠는 요즘 흔치 않은 프레임 보디 구조다. 온로드용 모노 코크 SUV가 대세인 때에 희귀한 구조라 할 수 있겠다.



승차감이 모노코크 SUV와 는 분명히 다르겠지만 차이를 실감할 정도로 차이가 크지는 않다. 오히려 프레임 보디는 오프로드에 강하다. 네바퀴굴림과 프레임보디가 결합해, 야외활동을 위해 오프로드로 나가도 걱정 없이 다닐 수 있다. 픽업은 공간이 매우 중요하다. 짐을 싣기에 최적이지만 사람도 편해야하기 때문이다. 짐칸과 캐빈 공간을 둘 다 만족시키려면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통풍 시트 등 고급 장비를 더했다.
운전석과 동승석 공간은 넉넉하다. 뒷좌석은 그리 편하지는 않다. 등 받이는 29도 기울어져서 편안한 자세가 나오도록 배려했지만 무릎 공간은 여유 롭지 않다. 이보다 차체가 큰 픽업이라면 뒷좌석 여유를 살릴 수 있었겠지만, 코란도 스포츠만한 크기에서 짐칸을 확보하면서 뒷좌석까지 넓게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적재함 용량은 400kg이다. 본격적으로 상업용으로 쓰기에는 부족하지만 레저용으로 타기에는 여유롭다. 공간이 뚫려 있기 때문에 캠핑장비와 결합만 잘하면 그 자체로 훌륭한 휴식 공간이 된다.



2열 암레스트에도 컵홀더를 만들었다.
한동안 코란도 스포츠는 ‘국내 유일’ 타이틀을 지킬 것이 다. 현대차가 싼타 크루즈 픽업을 개발한다는 소문이 돌지만 어디까지나 미국시 장용이다. 수입차 업체들도 픽업을 들여올 계획이 당분간은 없다. 일부 픽업 마니아들이 미국산 픽업을 비공식 루트를 통해 들여오지만 그 수는 극소수다. 경쟁자가 없으면 시장을 독점하지만 자칫 정체되기 쉽다.

코란도 스포츠가 오래도록 사랑받으려면 픽업으로의 매력을 계속해서 키워나가야 한다. 국내 픽업 시 장을 책임지는 유일한 모델로써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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