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재규어 이안 칼럼, 패밀리룩 고수…전기차는 헤리티지 유지하며 기존과는 다르게 진화
[인터뷰]재규어 이안 칼럼, 패밀리룩 고수…전기차는 헤리티지 유지하며 기존과는 다르게 진화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7.12.1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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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수 에디터 carguy@globalmsk.com

지난 12월 3일, 재규어 디자인 총괄 디렉터 이안 칼럼이 한국을 방문했다. 2013년 첫 방문 이후 이번이 네번째 방한이다.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열리는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 결선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1월에 이어 올해에만 두번째 방문이다. 그의 행보는 재규어가 한국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대변한다. 또 이안 칼람의 한국의 디자이너들에게 얼마나 관심받고 있는지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피터 슈라이어(좌), 크리스 뱅글(중앙), 이안 칼럼(우)


그는 한국에서 매우 친숙한 자동차 디자이너임과 동시에 피터 슈라이어, 크리스 뱅글과 더불어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 꼽히는 인물이다.

영국 글래스고 예술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영국 왕립 예술대학 자동차 디자인 석사과정을 수료했고 1979년부터 포드 디자인 스튜디오에 근무했다. 포드 RS200·피에스타·몬데오, 애스턴마틴 DB7·뱅퀴시·DB7 등이 그가 포드 시절 남긴 작품이다.

1991년에는 TWR로 옮겨 디자인 수석 디자이너 및 총괄 매니저를 맡았고 1999년부터 재규어에 합류했다. 재규어 합류 후 새로운 디자인 언어로 재규어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 세대 올 뉴 XF, 뉴 XJ, E-type을 계승한 ‘F-TYPE’ 컨버터블과 쿠페,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XE, F-PACE의 디자인을 총괄 지휘했다.

최근 디자인한 차종에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한 브랜드 최초의 퍼포먼스 SUV, F-PACE다. SUV지만 스포츠카와 같은 비율과 외관으로 극찬을 받은바 있는 이 차는 출시 이후 글로벌에서 가장 빠르게 팔린 재규어 모델로 기록됐고 다수의 세계 유명 디자인 어워드를 석권했다.

또 2016 LA오토쇼에서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I-PACE 콘셉트’를 선보이며 미래 재규어가 나아갈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재규어는 ‘재규어 카 디자인 어워드’ 결선 전, 그랜드하얏트서울 호텔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이안 칼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재규어의 현재와 미래차 디자인, 이안 칼럼의 개인적인 의견 등의 내용으로 인터뷰가 시작됐다.

Q) 재규어는 디자인의 해리티지가 강한 브랜드이다. 최근 공개한 I-PACE, F-PACE 등과 같이 새로운 라인들의 기술이나 캐릭터들을 부각하면서 지금까지 재규어가 유지해왔던 디자인 헤리티지를 잘 녹여내기 위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A) 사실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면 더 쉽게 이해가 되실 것 같다. 제가 어렸을 때, 재규어 차를 볼 때는 항상 현대적이고 아름답고 매력적인 차였다. 그 당시에 재규어를 운영했던 윌리엄 라이언스 경은 사실 헤리티지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 헤리티지는 제쳐두고 영국의 감성을 잘 담아 사람들이 보는 것도 즐기고, 타고 싶고, 사고 싶어 하는 현대적이고 럭셔리한 재규어의 차를 만들자는 것이 주된 목표였다. 헤리티지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당시 윌리엄 라이언스 경이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들은 헤리티지가 아니라 오히려 현대성이었던 것이다. 때문에 헤리티지가 강하다 라는 것도 어느정도 장점이 되기는 하지만 헤리티지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재규어가 가진 진정한 헤리티지의 요소들은 현대적인 아름다움 그리고 퍼포먼스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만 잘 고수해서 우리가 디자인을 해낸다면 재규어가 그 시대에 맞는, 그리고 사람들이 선호하는 차 디자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재규어는 패밀리 룩을 고수하고 있다. 타브랜드들에서 전기차와 SUV 라인을 새로 만들 때 패밀리룩에서 많이 벗어난 디자인을 하고 있다. 혹시 재규어도 앞으로 나올 신차들이 패밀리룩에서 벗어난 완전히 다른 방향의 디자인을 가질 것인가?



A) 먼저 재규어 브랜드의 발전단계가 다른 브랜드와는 상이하다. 재규어는 지난 15년동안 브랜드를 탈바꿈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했다. 현재 재규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높아졌지만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 아직까지는 재규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되는 부분이 있다. BMW나 벤츠를 봤을 때처럼, 바로 이 브랜드가 인식이 되는 힘은 아직까지 부족하기 때문에 각 모델 별로 유사한 요소들을 넣어서 패밀리룩 이라는 것을 만들어 낸 것이다. 지금은 아직 가야할 길이 있기 때문에 패밀리룩을 고수를 하는것이다. 앞으로 패밀리룩은 바뀌게 될 것이다. 하지만 패밀리룩과 기본적인 차의 구성으로 인해서 디자인이 나오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 전기차같은 경우에는 그 밑에 어떤 플랫폼이 들어있느냐에 따라서 그 디자인이 바뀐다.

현재에는 패밀리룩 안에 5개 정도 모델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전기차가 된다고 하더라도 차의 앞단 부분의 디자인을 바꿔야할 이유가 없다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그 부분은 어느정도 가져갈 것이다. 전기차 같은 경우에는 많은 사람들이 앞에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 없다 라고 생각을 하거나 테슬라 모델같이 앞이 평평하게 똑 떨어져야한다라고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사실 전기차도 앞에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하고, 또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앞으로도 그 디자인을 사용할 것이다.

Q) 최근 I-PACE 컨셉트를 공개했는데, 전기차 디자인에 대한 아이덴티티는 무엇인가. 또한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디자인이 앞으로 다른 맥락으로 발전해 갈 것인가?

재규어 최초의 전기차 I-PACE 콘셉트


A)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전기차 플랫폼 자체가 굉장히 간단하다. 이를 스케이트 보드형 플랫폼이라고도 말한다. 왜냐하면 배터리를 연결하고 4개의 바퀴가 달려있는 형태이고 모터 자체는 바퀴들 중간에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플랫폼을 봤을 때 차량을 어떻게 패키징을 하느냐 자체가 자율성이 많이 제공된다. 기본적인 플랫폼 위에 차를 구축을 해야했다. 따라서 기본적인 원칙 하에 디자인을 하게됐다. 바퀴 위에 또는 플랫폼 위에 어떤 차를 얹을 것이냐를 생각해봤을 때 내부적으로 많은 변화를 이뤄냈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캡-포워드(Cap-Forward) 디자인을 강조하게 됐는데 이는 스포츠 카들이 특징적으로 가지고 있는 디자인적 특징이다. 스포츠 카는 엔진자체가 중앙에 있기 때문에 앞단이 좀 짧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I-PACE 컨셉트는 이에 많은 영감을 받아서 디자인을 했다.

재규어 C-X75


I-PACE의 특징적인 요소들은 C-X75와 비슷하다. 내연기관과 전기차가 진화방향이 다를 것 이냐고 물어보셨는데, 정말 많이 다를것이라고 생각한다. 전기차 같은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차를 어떻게 패키징을 하느냐가 내연기관 차랑은 많이 다르기 때문에, 외형적인 부분이 많이 바뀔 수 밖에 없다.

Q) 현재 자율주행차가 많은 이슈가 되고있다. 자율주행차가 나온다면, 인테리어 디자인도 다른 컨셉으로 달리 가야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자율주행은 세단계로 이루어질 것 같다. 첫 번째 단계는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이라고 생각한다. 주차 지원이나 바로 옆에 차가 근접해 왔을 때 알려주는 기능과 같이 안전장치가 추가가 되는 방식 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술력은 우리도 이미 도입했다. 두 번째 단계는 자율주행이기는 하지만 운전자의 개입이 있는 자율주행이다. 이 단계까지는 운전자들이 모는 차 라고 생각을 할 수 있다. 운전자들이 운전을 하다가 뭔가 다른 일을 해야 될 때 스위치를 켜면 자율주행차로 전환이 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여기까지는 인테리어라던지 전반적인 디자인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다만 노트북 사용 등에 대비해 공간을 확보하는 정도의 변화만 있을 것이다. 세 번째 단계가 바로 완전 무인자동차다. 그렇게 될 경우 운전석이나 스트어링 휠도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단지 4~5명의 성인들이 앉아서 이동을 할 수 있는 하나의 물리적인 모듈 형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가 되면 엄청나게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전반적인 환경, 사람들이 앉아있는 방식, 서로 소통을 하는 방식 등과 같은 부분에서 많은 디자인적인 요소가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4~5명의 성인들이 앉아서 이동을 하는것에 있어서 필수적인 안전 요소들은 당연히 있어야할 것이다. 다만 마주보고 앉느냐, 양 옆에 앉느냐, 등을 운전석을 등지고 앉느냐 등과 같은 부분들은 충분히 바뀔 수 있다.

Q) 본인이 보기에 패밀리룩과 습관적인 디자인의 차이가 어떻게 다르다고 느끼시는지? 같은 얼굴을 담는다는 것은 좋다고 하는데, 재규어 모델같은 경우에는 신구 디자인의 차이점을 일반인이 신속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기존 디자인의 의존성이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 고객은 재규어다움을 바라기도 하지만 신차에는 재규어의 새로움을 바라는 부분이 있다. 때문에 그 두 개의 차이는 무엇인가?

A) 큰 그림을 먼저 그려드리자면, 재규어 라인업 자체는 특징적인 것이 익사이팅한 프로파일 이라고 볼 수 있다. 재규어 역사적으로 다양한 모델들을 봤을 때도 항상 그래왔다. 우리는 스포티하고 흥미진진한 프로파일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F-PACE나 F-TYPE같은 경우에 굉장히 서로 다른 프로파일을 가지고 있고, XE와 XF도 굉장히 프로파일이 다르다. 결국에 재규어는 차의 크기와 비율로 귀결이 되는 것이다.

이안칼럼이 디자인한 XF(2008). 재규어는 XF를 시작으로 오랜 전통처럼 일관되게 이어오던 클래식한 디자인을 뒤로하고 미래적인 디자인으로 급격히 변화했다.


재규어는 7~8년 전에 새로운 XF가 출시가 된 이후부터 의도적으로 비슷한 룩을 제공하고자 노력해왔다. 이는 브랜드 자체를 조금 더 구축을 하고 키워나가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과거 재규어는 다양한 라인업들을 가지고 있었고 페이스도 다 달랐는데 사람들이 재규어라는 브랜드를 인식을 하지 못했었다. 결국에는 사람들이 XK나 X-TYPE같이 특징적인 모델들을 인식을 하지만 이 모델이 어떤 브랜드인지는 몰랐던 것이다. 때문에 시각적인 공통점들을 도입해 전체적으로 브랜드를 탄탄하게 만드는데 노력을 했던 것이다. 이를 통해 재규어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전반적인 브랜드의 신뢰도를 구축을 하고, 시장에서 가시성을 확보하게 되면 우리는 바뀌어 갈 예정이고 또 바꾸려고 어느정도 계획을 하고 있다. 물론 그릴 부분은 재규어의 특징적인 아이콘이기 때문에 유지를 할 것이다. 비유를 하자면 루이비통 가방이 똑같은 패턴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루이비통이 그러한 패턴을 사용하는 이유는 그 브랜드를 좋아하는 여성분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Q) 프리미엄에 대해서 간단하게 정의를 한다면?



A) 일단 프리미엄 제품이라고한다면 좀 더 강해보여야하고 또 개성이 뚜렷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프리미엄제품 같은 경우에는 비용 부분에서 여유가 있기 때문에 그것이 강점이라고 볼 수 있다. 비용을 조금 타이트하게 가지고 가야하는 다른 브랜드들 같은 경우에는 할 수 없는 것들, 가령 휠 사이즈, 휠의 유형, 휠의 소재, 차체에 들어가는 소재 등과 같은 부분에서 프리미엄 제품들은 조금 더 여유있게, 더 좋은 제품으로 보여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테리어나 기능도 마찬가지다. 더 나은 소재를 통해 더 고급스러워 보이도록 해야 하는 것이고, 더 높은 수준의 기능들을 제공해야 한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야 프리미엄 제품이다 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이 밑에 있는 브랜드들도 계속해서 빠르게 쫓아오고 있기 때문에, 제 역할은 궁극적으로 그 브랜드들 보다 한발 앞서있는 것이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그것 자체도 굉장히 어렵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Q)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차, 타고 있는 차, 그리고 재규어에서 본인이 만든 차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차에 대해 말해달라.

A) 일단 바로 다음에 나올 차가 가장 최고가 되어야한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다음에 나올 차가 가장 마음에 든다. 그런 의미에서 I-PACE 컨셉트가 가장 마음에 든다. 전기차는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프로젝트였고, 그동안 완전히 새로운 개념으로 또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때문에 SUV를 가지고 스포츠카 느낌도 나게 하고, 전통적인 내연기관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엔진을 탑재를 하는 아이디어를 항상 꿈꿔왔는데 실제로 할 수 있게 되어 정말 좋았다. 그래서 나는 정말 이 컨셉트 카가 마음에 들고 앞으로 재규어에 큰 성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이를 시작으로 완전히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그렇게 된다라고 하면 저 또한 굉장히 만족스러울 것 같다. 물론 지금은 컨셉단계이지만, 18개월 뒤에는 실제로 양산차가 나와서 도로에서 볼 수 있게 된다. 실제로 봤을 때는 다른 차들과 많이 다를 것이라고 자부한다.

재규어 F-TYPE 쿠페


현재 내가 타고 있는 차는 F-TYPE 쿠페다. 6개월마다 차를 새로 받기 때문에 굉장히 고맙기는 하지만 계속 F-TYPE을 타고 있다. 그 전에는 XK를 탔다. 스포츠카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이기적인 차다. 왜냐하면 운전자만 생각하는 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이기적이기 때문에 나는 스포츠카를 굉장히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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