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스포츠 쿠페, 아우디TT 노려라
현대차 스포츠 쿠페, 아우디TT 노려라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5.12.2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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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처음 나온 아우디 TT는 2006년 2세대를 거쳐 올해 3세대 신모델이 등장했다.
아우디 TT는 또렷한 개성을 발산하는 스타일, 콤팩트한 차체, 충분히 재미있게 다룰 수 있는 파워까지 갖춘 스포츠 쿠페다. 스포츠카라고 해서 수백 마력의 출력을 지닌 수퍼카급일 필요는 없다. 운전의 재미가 우선이다.

디자인부터 살피던 버릇과 달리 바로 운전석에 올라탔다. 시트에 앉는 순간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만 더 낮았으면 완벽한 드라이빙 포지션이 나올 법 했다. TT의 시트는 사이드 볼스터까지 조절되는 스포츠 전동 시트다. 모터와 컨트롤 유닛 등의 부피를 감안하면 히프 포인트를 더 낮추기는 힘들어 보인다. 에어 펌프로 몸을 조여오는 버킷 시트의 느낌이 아주 역동적이다.



 
버킷의 느낌이 아주 역동적이다. 시트 포지션이 조금만 더 낮았다면 좋을 뻔했다.
인테리어는 이전 TT와 비교해 가장 많이 변한 곳이다. 통합 MMI 컨트롤러가 기어레버 뒤로 자리잡았다. 다이얼 상단에는 손글씨를 인식할 수 있는 터치 패드가 달려 입력 시간을 줄인다. 센터 콘솔의 MMI는 편의성이 우수하지만 사용 빈도는 떨어진다. 스티어링 휠 스포크 좌측 키패드를 통해서도 똑같은 명령을 수행할 수 있다. 실제로 달릴 때에는 중앙에 있는 다이얼로 손이 가지 않는다. 공조 장치 컨트롤 부분도 파격적으로 변했다.



공조장치 기능을 에어벤트에 통합했다.
모든 공조 스위치는 원형 에어벤트 속으로 숨어 들었다. 제트 엔진 팬을 닮은 에어벤트의 중앙 노브를 누르거나 돌리면 된다. 심지어 히팅 시트 스위치도 양쪽 끝 에어벤트 속에 집어 넣었다. 덕분에 센터페시아에는 버튼 수가 확연히 줄었다. 운전에만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한 개의 조각으로 덮은 대시보드 역시 재질·색감·디자인이 고급스럽다. 소형 스포츠 쿠페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이다.

가장 큰 변화는 계기판이다. 아날로그 게이지들을 모두 몰아내고 하나의 대형 LCD 스크린이 자리한다. ‘버추얼 콕핏’이란 이름의 디스플레이는 엔진회전계와 속도계를 좌우에 배치하고 중앙에 각종 정보 및 내비게이션을 표시한다. 프로그레시브 모드는 중앙 정보창을 전체 화면으로 확장하고 RPM과 속도계를 작게 전환한다. 12.3인치 가득 지도 화면을 띄울 수도 있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있어야 할 MMI 디스플레이 역시 모두 통합했다. 모든 정보를 운전자의 코 앞에 갖다 놓았다.



12.3인치 커다란 계기판은 그래픽이 화려하고 다양한 모드를 지원한다.
드라이브 셀렉트 모드는 연비·컴포트·오토·다이나믹·개별 다섯 가지다. 각각 모드에 따라 엔진 반응성과 변속 타이밍,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 콰트로 시스템 제어, 엔진 사운드가 달라진다. 콤포트 모드와 오토 모드 사이에서는 스티어링 휠 무게 외에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연비 모드에서는 관성 주행시 기어가 중립으로 해제되는 코스팅 기능이 활성화되어 엔진 브레이크 없이 먼 거리를 관성으로 달릴 수 있다.

추천하고 싶은 모드는 역시나 TT의 성격에 가장 잘 맞는 다이내믹 모드다. 엔진 사운드가 또렷하게 살아나고 묵직한 스티어링이 스포츠카의 느낌을 더한다. 고회전으로 도는 4기통 엔진의 질감이 참으로 곱다. 변속기 표시창에는 D가 아닌 S가 기본으로 표시된다. RPM을 높게 쓰는 스포츠 모드를 의미한다. 기어 레버를 아래쪽으로 한 번 당길 때마다 D와 S 모드 사이의 변환이 이뤄진다.

수동 변속 모드로 놓고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변속 반응 속도를 확인해본다. S트로닉이라 부르는 듀얼 클러치 6단 자동변속기가 네바퀴굴림 콰트로 시스템에 물려있다. 전반적으로 시프트다운은 빠르지만 시프트업은 가끔 느리게 반응한다.



S트로닉이라 부르는 듀얼크러치 6단 기어를 쓴다.
오토 모드에서는 변속 질감이 항상 부드럽다. 다이내믹 모드에서 수동 변속기처럼 뒤통수를 때리는 약간의 변속 충격을 기대했지만 별다른 차이가 없다. 매끄러운 변속감과 효율성에 집중한 탓일까? 운전 재미를 위한 감성은 아쉬움을 남긴다.

풀 스로틀로 TT를 출발시켜본다. 0→시속 100km 가속은 5.6초로 빠르지만 몸으로 느껴지는 체감 가속력은 아주 편안하다. 스릴이나 위험성은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몸놀림이 안정적이다. 50kg을 감량한 차체, 강력해진 섀시와 파워트레인이 어우러진 결과다. 이전 세대 TT와 비교해 더 강력한 가속을 쉽게 해내는 모습에서 성숙함이 느껴진다.



2.0리터 터보 엔진의 출력은 220마력이다. 이전 모델에 비해 출력이 늘었다.
2.0리터 터보 엔진의 출력은 220마력으로 구형 모델 대비 소폭 상승했다. 엔진룸을 살펴보면 엔진 뒤쪽으로 IHI 터빈이 당당하게 자리잡았다. 0.8바 부스트를 쓰는 터보차저는 실제 주행시 약간의 터보 래그가 발생한다. 고회전대 구간을 비롯해 엔진 회전 전영역에서 부스트가 다 차기까지 잠시 정적이 흐른다. 퓨어 스포츠카였다면 치명적 단점이지만, TT는 스피드보다 운전의 즐거움을 더 큰 목적으로 삼는다.

터보 래그 이후에 휘몰아치는 가속력이 의외로 쏠쏠한 재미로 다가온다. 코너 탈출시 급격한 토크 상승으로 인해 발생할 법한 언더스티어는 지능적인 콰트로 시스템이 상쇄시킨다. 최고속도는 시속 210km에서 제한된다. 리미터가 없다면 꾸준하게 시속 250km까지 속도를 올릴 수 있는 실력이다. 1.2바의 과급 압력을 쓰는 293마력 TTS 모델도 군침 돌지만 판매 가격 차이를 감안하면 기본형 TT도 매력이 넘친다.

시속 120km를 넘어서면 룸미러를 통해 리어 스포일러가 올라오는 모습이 보인다. 고속 주행시 후미에 발생하는 양력을 줄여 운전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변신 로봇 같은 장비다. 속도가 시속 70km 이하로 떨어지면 조용히 접혀 들어간다. 원한다면 별도 스위치로 항상 스포일러를 펼쳐 놓을 수 있다.



시속 120km를 넘어가면 리어 스포일러가 올라온다. 수동으로도 조절할 수 있다.
고속부터 저속에 이르는 전반적 코너링 성능 역시 우수하다. 245mm에 달하는 네 개의 광폭타이어와 종·횡방향 저항성이 높아진 서스펜션 지오메트리, 날렵한 스티어링 감각 덕분이다. TT의 스티어링 휠은 좌우로 딱 한 바퀴 밖에 돌아가지 않는다.

조타각이 커질수록 앞바퀴가 더 많이 꺾이는 가변 스티어링 비를 지녔다.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마다 재미가 넘친다. 코너에서 강하게 몰아부쳐도 약한 언더스티어에서 이내 뉴트럴 성향을 찾아간다. 꼬리를 화려하게 날리는 드리프트 감각은 경험하기 쉽지 않다. 화려한 몸놀림보다 진중한 안정감이다. 비가 내린 노면에서는 네바퀴 드리프트 주행도 가능하다.



뒷바퀴 토크 배분을 강화할 수 있다면 운전의 재미가 더 커졌을 것이다.
뒷바퀴 토크 배분을 강화할 수 있는 콰트로 제어 시스템이 달린다면 트랙데이용 모델로도 전혀 손색이 없을 듯 하다. 지금도 재미있지만 더 재미있는 차가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

3세대 TT는 둔탁한 느낌을 주던 2세대와 달리 1세대 비율로 돌아갔다. 어느 각도에서 봐도 예쁘다. 등장한지 16년이 지났지만 동그란 알루미늄 컬러 주유구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표면을 가로지르는 엣지들이 더 날카로워 분위기가 역동적이다.



앞모습은 R8 스포츠카 분위기를 많이 살렸다.
전면부는 대놓고 형님 뻘인 R8을 닮았다. 좌우에 입을 쩍 벌린 공기 흡입구는 역동적인 인상을 만들지만 대부분 막혀있어 기능을 하지 않는다. 앞뒤 LED 램프 디자인도 R8과 유사하다. TT와 비교할 수 없는 클래스지만, 오너에게 상급 모델 이미지를 제공하는 접근은 소비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부분이다. 기함 모델의 후광 효과를 최대한 누리고자 하는 의도가 읽혀진다. 양쪽 테일램프 사이를 길게 연결하는 보조 제동등도 새로운 포인트로 자리잡았다.

TT는 차고에 세워두면 자꾸 꺼내서 타보고 싶은 차다. 운전자의 실력에 따라서 정통 스포츠카들을 위협할 수 있는 스피드를 끄집어 낼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스포츠카를 동경하는 사람들이라면 구매 리스트 맨 위에 올려 둘 현실적 대안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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