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뷰]티볼리·QM3 게섰거라!성형 끝낸 쉐보레 트랙스 재도전
[카리뷰]티볼리·QM3 게섰거라!성형 끝낸 쉐보레 트랙스 재도전
  • 안혜린 인턴
  • 승인 2016.12.25 18:32
  • 조회수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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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헌 ·서민호 에디터 carguy@globalmsk.com

바야흐로 소형 SUV의 전성시대다. 쌍용차는 소형 SUV 티볼리 성공으로 기사회생을 했다. 르노삼성 역시 스페인에서 수입하는 '사실상 수입차'인 QM3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기아차는 (완전히 동급이라고 보긴 힘들지만)  'SUV 같지 않은' SUV  '니로'를 출시하여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4년 전 쉐보레는 트랙스를 내놓으며 이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후발 주자에게 길만 열어준 꼴이 돼버리며 판매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댔다. 트랙스 라는 차종이 있는지도 몰라 장바구니에 담기 조차 힘든 소비자가 대다수였다. 한국 소비자에게 어필한 제품개발부터 마케팅 홍보까지 낙제 점수를 면치 못한 대표적인 미국차(여기서 미국차의 의미는 '그저 그런 역시나 미국차')였다.

이런 트랙스가 대대적인 성형수술을 거쳐 다시 한번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11월에는 신차 출시 효과에 힘입어 QM3를 제치는 등 괄목할 판매 성장을 보였다. 단순히 신차 효과가 아니다. 놀라운 상품성 개선이 힘을 보탰다.  결과는 긍정적이다. 이런 호조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우선 그동안 가장 단점으로 지적됐던 민민한  앞모습이 확 바뀌었다. 정말 좋아졌다. 쉐보레 패밀리룩이 적용됐다. 더 넥스트 스파크나 말리부의 디자인이 머릿속을 스쳐가지만  SUV  특유의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조됐다. 전 세대 가벼워 보인 디자인은 얼굴이 꽉 찬 짜임새 있는 디자인으로 변했다. 두툼했던 헤드 램프가 얇아졌다.  LED 데이라이트가 추가 되어서 훨씬 더 세련된 느낌을 준다. 기존 클리어타입 헤드램프에서 프로젝션 타입으로 변경됐다.  인상 역시 또렷하고 강렬해졌다. 작아진 헤드램프에 비해 공기 흡입구는 기존에 비해 훨씬 커져 프론트에 빈 여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많이 변한 앞모습에 비해 뒷모습은 살짝 바뀌었다. 면발광을 활용한 테일램프의 디테일 수정과 범퍼 디자인 수정을 통해서 싸구려처럼 보였던 기존 뒷모습을 개선시키는데 중점을 뒀다. 측면 역시 휠 디자인의 수정 이외에 전모델과 차이는 없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만큼 앞모습만큼 큰 외관의 변화는 찾기 힘들었다. 조금 더 과감한 터치가 들어갔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실내 역시 눈에 띄게 달라졌다. 기존 트랙스에서 가장 눈엣가시로 지적됐던 바이크를 연상시키는 디지털 계기판을 버리고 현행 스파크 것을 그대로 사용해 시인성이 좋아졌다. 높았던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높이를 낮춰 시야를 개선했다.  전반적인 레이아웃 역시 투박하고 조잡했던 부분들을 많이 개선해 한층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대쉬보드 일부에 가죽으로 감싼 마감이 들어가 주변을 반무광 크롬으로 마무리 한 것은 급을 뛰어넘는 고급감이 느껴진다. 한국지엠이 트랙스에 공을 들인 것을 알게 해주는 포인트다.  하지만 그 이외의 모든 부분들은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마감돼 살짝 아쉬웠다.

센터페시아는 버튼을 최소화해 깔끔하. 애플 카플레이가 지원되는 7인치 멀티미디어 시스템과 그 밑으로 몇 개의 버튼들이 전부이다. 안드로이드는 지원하지 않는데,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는 운전자라면 7인치 화면을 두고도 네비게이션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을 듯하다. 또 최고사양임에도 불구하고 비상등 옆으로 있는 네 개의 버튼 중 두 개는 일명 멍텅구리 버튼이다.  이 조차 대칭 구도가 아니라 의아했다. 에어컨은 그 전과 동일하게 풀오토 에어컨을 선택할 수 없다. 편의사항에 민감한 소비자들이면 충분히 불만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 수출형을 한국에 맞게 개선하다보니 생긴 어쩔 수 없는 한계다.

가죽시트는 부드럽고 스티치도 감각적으로 들어가 만족스럽다. 착좌감 역시 나무랄 데 없이 무난한 수준이다. 변속레버의 디자인 변화는 없지만 변속기 주변 마무리를 블랙 하이그로시로 변경하여 이전보다 나은 모습을 보인다. 변속레버의 토글스위치는 고집을 꺾지 않고 여전히 탑재됐다.



전반적인 실내 공간은 소형 SUV인 점을 감안하면 만족할 수준이다. 기존보다 낮아진 인스트루먼트 패널로 시각적으로 확 넓어진 느낌이 든다.  앞좌석 거주성도 만족스럽다. 뒷좌석은 기존 트랙스와 달라진 부분은 앞좌석 뒤쪽의 그물망이 동일한 인조가죽 재질로 변경된 점 외에 찾기 힘들었다. 헤드룸은 여유롭고 뒷좌석 레그룸은 조금 아쉽지만 차급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 가능하다. 6:4 폴딩시트는 엉덩이 부분이 들리고, 등받이를 앞으로 접는 구조라 거의 풀플랫이 되어 좁은 트렁크를 보완했다. 제대로 개선한 부분이다.

<최고급 보스 오디오 시스템 음질감 만점>

눈길을 끄는 점은 2600만원대 최고급형 옵션에 달린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다. 볼륨 레벨을 40 가까이 올리고 클래식 음악을 틀어봤다. '찍찍' 거리는 소위 싸구려 스피커와 시스템이 아니다. 제대로 원음을 살려준다. 말 그대로 명품 오디오 '보스' 아닌가. 요즘 20,30 젊은 소비자들은 중고차를 사더라도 오디오만큼은 고급을 찾는다. 스마트폰과 연결된 블루투스 시스템을 통해 나만의 음악을 즐기려는 계층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소리다.  보스 오디오는 고급 옵션을 유혹할만한 충분한 매력 포인트다.




시내주행에서는 트랙스의 정숙성을 느낄 수 있었다. 소형 SUV의 다른 차종에 비해 NVH에 더 많은 신경을 쓴 듯 했다. 심지어 1.6L의 가솔린 모델과 견주어도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정차시에 스티어링 휠과 기어노브 위로 올라오는 진동은 이 차가 디젤모델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고속도로에서는 SUV의 높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준수한 크루징 능력을 보여준다. 풍절음도 크게 들리지 않는다.   100km/h 근처를 넘나들면서 안정감과 연비 또한 나쁘지 않았다. 정통 SUV 보다는 도심형 SUV를 추구하는 서스펜션 세팅이다. 연비는 고속도로에서 18km/L를 가볍게 넘긴다. 시내 주행에서도 좀처럼 15km/L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 독일 오펠사의 디젤과 6단 변속기의 장점이 제대로 드러난 부분이다. 디젤의 좋은 연비와 정숙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은 셈이다.

경사가 높은 산길에서 HAS의 도움을 받아서 정차 후 가속을 하였을 때 무리 없이 재가속을 하는 것을 보며 트랙스는 확실히 QM3나 티볼리에 비해 출력에 여유가 있다. 정숙성에서도 경쟁 모델보다 한 수가 아닌 두 수쯤 우위다.  험로를 주파할 때도 진동을 억제하는 능력이 기대 이상이다 .급커브를 깔끔하게 돌아나가는 걸 보니 강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살짝 주파한 가평 산길에서 적당한 오프로드 능력을 보여준다.

트랙스 역시 쉐보레 특유의 단단한 하체에서 오는 쫀득한 조향 감각이 그대로 드러났다. 타사의 부드럽고 가벼운 핸들감각에 비해 트랙스는 핸들을 중립 상태로 되돌리려는 반력이 상당히 강하다. 코너들 돌아 나온 후 다음 코너에 진입할 때 조향이 훨씬 쉬웠다.  큰 반력이 공도에서는 약간의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요즘 웬만한 차종에는 전부 탑재되는 안전사양들 역시 트랙스의 세이프티 패키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후측방 경보시스템, 전방추돌 경고, 차선이탈 경고시스템 등이 그것이다. 다만 시승차만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차선이탈 경고시스템은 작동이 되는 상황의 정확한 기준을 파악하기 힘들다. 좀 더 세밀한 세팅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트랙스는 대대적인 성형수술를 거쳤고 이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얻었다. 기존 모델에 비해 상품성이 훨씬 좋아졌다. 하지만 소형차 치곤 여전히 비싼 가격과 부족한 편의사항, 저렴한 재질은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타사 대비 안정적이고 인상적인 주행감각을 적극적으로 어필해야만 경쟁이 치열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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