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인피니티 QX60-넉넉한 7인승 유일무이 희귀 품종
[시승기]인피니티 QX60-넉넉한 7인승 유일무이 희귀 품종
  • 홍성국 인턴
  • 승인 2017.01.04 11:09
  • 조회수 5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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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QX60은 7인승 럭셔리 크로스오버라는 흔치 않은 컨셉트를 지녔다.

임유신 에디터 carguy@globalmsk.com

최근 몇 년 동안 럭셔리 브랜드가 추구한 지상 목표는 모델 확대다. 신모델을 만들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판매를 늘리려는 의도다. 통상적인 모델로 확대 범위를 한정하면 금방 한계에 부딪힌다. 이미 나올 차는 다 만든 럭셔리 브랜드는 틈새 모델로 눈을 돌렸다. 없던 시장을 개척해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다. 틈새 모델은 위험성이 크다. 주류가 아니기 때문에 판매량이 많지 않다. 새로 접하는 세그먼트라 낯설기 때문에 잘못 만들면 어설픈 미완성 이미지만 남긴다. 위험하기는 해도 잘하면 대박이 나기 때문에 럭셔리 브랜드는 쉴 새 없이 틈새 모델 개발에 열을 올린다.

틈새 모델이 많아지면서 시장도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다. 성공한 모델이 나오기도 하고 비슷한 부류가 여럿 생기면서 특정 세그먼트는 주류 못지않은 영향력을 보인다. 틈새 모델은 대부분 크로스오버다. 틈새 컨셉트가 이미 정통 세그먼트 사이에 자리잡는 중간 형태이기 때문에 크로스오버와 일맥상통한다. 정통 세그먼트 모델의 특징을 여러 개 혼합해 새로운 형태를 창조해낸다.

틈새 모델도 두각을 드러내는 브랜드는 따로 있다. 아무래도 원조가 주목받기 마련이다. 위험성이 큰 시장에 먼저 뛰어 들었으니 열매를 먼저 많이 따가는 일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4도어 쿠페 시장은 벤츠 CLS를 원조로 본다. 세단을 쿠페처럼 만들고 문은 4개를 유지한 변형 세단이다. 쿠페의 역동적인 감성과 세단의 실용성을 결합해 꽤 인기를 끌었다. 이후 아우디 A7, BMW 6시리즈 그란 쿠페 등 비슷한 모델이 잇따라 나왔다. 쿠페형 SUV는 BMW X6가 대표 모델이다. SUV의 뒤를 쿠페처럼 만들어 형태가 아주 독특하다. SUV의 본질인 공간 활용성을 일부 손해 봤지만 대신 ‘멋’을 얻었다. SUV는 좋아하지만 굳이 패밀리카로 이용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 X6에 열광했다. BMW는 아예 시리즈화 해서 X6보다 작은 X4도 내놓았다. 벤츠도 이에 질세라 GLE 쿠페와 GLC 쿠페를 선보였다.

3열을 세워도 짐 공간이 447L나 된다. 3열이나 2열을 접으면 활용도는 매우 커진다.

페이스리프트로 완성도 높여


각 브랜드가 특기 분야를 하나씩 만들어 갈 때 인피니티는 7인승 크로스오버에 주목했다. 제법 수가 많아 보이는 차종이지만 의외로 럭셔리 브랜드 중에는 이런 컨셉트가 눈에 띄지 않는다. 대부분 SUV에 3열을 만들어 7인승화 하는 방법으로 이 급 차종에 대응한다. 요즘 나오는 중대형급 이상 SUV는 대부분 3열을 갖췄거나 옵션으로 마련했다. 인피니티는 아예 새로운 세그먼트에 도전했다. SUV와 미니밴의 중간 형태인 크로스오버를 만들었다.

인피니티는 2011년 미국에서 열린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에 JX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3열을 갖춘 7인승 크로스오버로 고급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추구했다. 인피니티 에센스 컨셉트카의 디자인 요소를 패밀리 럭셔리 크로스오버 컨셉트에 결합해 독특한 개성과 확고한 정체성을 보여줬다. 그해 11월 미국에서 열린 LA오토쇼에는 양산 모델이 컨셉트카와 거의 같은 모습과 동일한 이름으로 공식 데뷔했다. 2014년에는 인피니티 모델 이름 개편에 따라 JX는 QX60으로 바뀌었다. QX는 SUV와 크로스오버에 붙는 이름이다.

인피니티 특유의 디자인 터치로 마무리한 실내.


QX60은 인피니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미국 시장에서 QX60은 Q50 세단 다음으로 잘 팔리는 모델이다. 국내에서도 비슷하다. 지난해 3월에는 가격을 710만원 내려 분기 판매량이 4배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0% 성장했다. 수치상 성장세를 보면 꽤 잘나가는 듯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긍정적으로 보기만은 어렵다. 올해 8월까지 QX60 누적 판매량은 190대다. 판매량이 원래 많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성장한 듯해 보이는 착시효과다. QX60은 여타 럭셔리 브랜드 SUV에 비해 인지도가 높지 않다.

그나마 다행은 시장 상황이 QX60에 유리하게 돌아간다는 점이다. 지금 시장은 SUV 열풍이 식지 않았다. 디젤 사태 이후 가솔린 SUV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희소한 차를 찾는 분위기도 이어진다. 이 때를 노려 QX60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돌아왔다. 2012년 양산 모델이 나온 이후 5년 만이다. 실내외는 물론 퍼포먼스와 각종 장비를 업그레이드 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인피니티 최신 패밀리룩을 적용한 그릴이다. 더블 아치 형상이 바뀌고 메시 타입으로 교체했다. LED 주간등과 안개등을 더해 표정이 달라졌다. 리어램프 형상을 바꾸고 샤크핀 안테나를 더하는 등 디테일한 부분에도 변화를 줬다. 실내는 도어와 우드 트림 패턴을 바꾸고 시트는 가죽과 대비되는 스티칭과 퀼팅을 적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한다. 전면 어쿠스틱 유리는 고주파 소음 유입을 감소시키고, 측면 유리는 풍절음과 타이어 소음 유입을 줄였다. NVH를 개선해 실내는 더욱 조용해졌다.

3열은 등받이 각도 조절 기능을 넣는 등 제대로 탈 수 있게 만들었다.


공간 여유와 활용은 QX60의 가장 큰 장점이다. 2열 시트는 앞뒤로 14cm 움직이기 때문에 공간 조절이 용이하다. 레버 하나로 2열 시트를 손쉽게 접을 수 있어서 3열에 타고 내리기 수월하다. 2열은 물론 3열도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어서 자세 잡기에 편하다. 3열 공간은 성인이 타기에도 여유로워서 7명이 이동하기에 적합하다. 3열을 폈을 때에도 짐 공간은 447L에 이른다. 3을 접으면 1155L로 커지고 2 · 3열을 모두 접으면 2166L로 늘어난다. 공간 활용에 있어서는 부족할 일 없는 구성이다.

큰 덩치를 안전하게 다룰 수 있도록 안전장치도 다양하게 갖췄다. 어라운드 뷰 모니터는 차 주변 사방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영상을 제공한다. 주차할 때 매우 편하다. 전후방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해 시청각으로 경고하는 ‘무빙 오브젝트 디텍션’(Moving Object Detection) 기능은 예기치 못한 사고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 국내 판매 모델은 사진 속 모델과 상품 구성이 다를 수 있음.

흔치 않은 가솔린 7인승 컨셉트


디젤 인기가 한창이던 때에는 가솔린 SUV나 크로스오버는 디젤 그늘에 가려 기를 펴지 못했다.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디젤 사태로 인증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가솔린 모델을 들여오는 브랜드가 하나 둘 늘어난다. 디젤의 대안으로 여겨지는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일반 가솔린 모델을 찾는 사람도 늘었다. QX60은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구성이다. 가솔린은 3.5L V6이고 하이브리드는 2.5L 4기통 가솔린 수퍼차저에 전기모터가 결합한다. 3.5L V6는 최고출력 265마력, 최대토크 34.3kg · m에 이르는 힘을 지녔다. 하이브리드는 엔진 최고출력 253마력, 최대토크 33.7kg · m이고 모터는 토크가 15kW다. 두 차종 모두 변속기는 CVT를 쓰고 네바퀴를 굴린다. CVT는 유성기어 대신 기어비가 지속적으로 변하는 벨트를 사용한다. 반응이 즉각적이어서 역동적이면서 부드럽다. 지능형 AWD는 동력 배분을 뒷바퀴에 최대 50%까지 보내는 등 실시간으로 제어해 안정성을 높인다. 가솔린 모델의 복합 연비는 1L에 8.9km로 동급 디젤 모델에 비해서는 낮다. 크기와 무게를 생각하면 감안할 수 있는 수치다. 가솔린 모델 가격은 6290만원이다. 비슷한 급 럭셔리 SUV 모델 가격이 8000만~9000만원 대이니 가격 경쟁력은 높은 편이다. 크로스오버는 개성과 희소성은 강하지만 자칫하면 이도 저도 아닌 차가 된다. 성격이 분명해야 제대로 어필할 수 있다. QX60은 컨셉트가 분명하다. 7명이 제대로 앉을 수 있는 럭셔리 크로스오버다. 인원 수송과 공간활용 두 명제를 동시에 만족시킨다. 시장에서 마땅한 경쟁차도 없다. 인지도만 확실하게 올린다면 더 많은 관심을 끌 수 있는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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