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카의 영원한 아이돌 FIAT 500C
패션카의 영원한 아이돌 FIAT 500C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6.02.11 15:44
  • 조회수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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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해서 찾는 모델이기보다는 예뻐서 갖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 그런 차다.



FIAT 500C
500C는 작은차의 장점을 두루 지녔다. 운전하기 편하고 좁은 길도 잘 지나다닌다. 엔진이 강력하지는 않아도 작은차 특유의 기동성을 발휘해 운전이 재미가 남다르다. 귀여운 외모는 소유욕을 자극한다. 지난 2007년 피아트는 새로운 친퀘첸토(이하 500)의 탄생을 알렸다. 벌써 올해로 10년차다. 신차 개발 주기가 보통 5년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하나의 모델로 장수하는 셈이다. 과거 찬란한 영광을 누렸던 모델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레트로 모델은 특성상 디자인 변형 요구가 크지 않다.

500 같은 경우가 이례적이지는 않다. 같은 해 데뷔했던 2세대 미니는 7년, 레트로 모델의 대표주자인 폴크스바겐 뉴 비틀은 무려 13년 동안 쇼룸 을 지키다 후속 모델에게 바통을 넘겼다. 데뷔 10년차 중견 아이 돌 같은 500이지만 디자인은 여전히 새로워 보인다. 둥글고 앙증 맞은 눈망울로 작은 차의 매력을 제대로 뽐낸다.

500C는 500의 컨버터블 모델이다. 공식적으로는 ‘500 카브리오’ 라고 부른다. 앙증맞은 500C의 폭은 경차 규격보다 단 4cm 넓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4인승 자동차 중 가장 작다. 컨버터블 모델로는 가격대가 가장 저렴하다. 2인승 경차인 스마트 포투 카브리오는 길이가 3m도 되지 않지만 500C보다 가격이 비 싸다. 손을 뻗으면 다 닿을 듯한 실내 공간은 작아서 매력적이다.



센터페시아 모니터를 마련하는 등 인터페이스에 변화가 생겼다.
운전석은 답답할 정도로 좁지는 않다. 시트가 높아 시야가 탁 트였고, 보디 페인팅과 색을 맞춘 대시보드가 실내를 화사하게 장식 하기 때문이다. 앉았을 때 자세는 편하지만 물건들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은 부족해서 아쉬움을 남긴다. 이번 16년식 모델은 아이 보리 가죽 시트를 새로 적용했다. 이전 새빨간 투톤 가죽 시트가 색감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던 점을 반영한 듯하다. 실내에서 가장 큰 변화는 오디오 헤드 유닛이다.



5인치 터치 스크린
최근 신차들의 특성은 개인 스마트 기기와 차의 연동성 개선이다. 500C 역시 그런 추세를 따른다. 도트 매트릭스 타입 헤드 유닛은 5인치 터치 스크린으로 바뀌었다. 유무선으로 스마트폰과 연동해 음악 스트리밍 뿐 아니 라 앨범 커버 이미지까지 화면에 띄운다. USB 포트는 컵홀더 근처 와 글러브 박스 안쪽으로 두 개를 배치해 활용도를 높였다.



자그마한 센터페시아는 원으로 가득하다.
예쁘고 실용적인 소프트톱
개인적으로 변신 로봇처럼 루프가 개방되는 소프트톱을 아주 좋아한다. 지난 8년 동안 차고에는 항상 지붕이 열리는 모델이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 컨버터블 오너들마다 성향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톱을 개방하고 달릴 때 측면 윈도우는 항상 올려두는 편이다. 측면에서 들이치는 주행풍을 맞으며 운전하는 일이 쉽지 않고, 주변 시선으로부터 조금 거리를 두고 싶어서다. 그런면에서 측면 필러를 남겨둔 500C의 독특한 보디 구조는 매우 기발하다. 개방감을 확보하는 동시에 지붕을 잘라낸 차체의 강성 보강 문제와 주변 시선으로부터 보호, 전복 사고 시 안전성을 동시에 해결한 똑똑한 해법이다. 일정하게 주름이 잡히며 사뿐사뿐 접히는 직물 소프트톱의 작동 모습은 재미있고 낭만적이다.

50년대 나온 오리지널 친퀘첸토의 소프트톱 형식을 현대적으로 계승했다. 필러를 남겨놓은 덕분에 고속으로 달릴 때에도 톱의 개폐가 가능한점 역시 큰 장점이다. 컨버터블 오너들이라면 주행 중 갑자기 눈비가 오거나 심한 매연으로부터 실내를 지켜야 할 때, 전화가 걸려와 루프를 닫고 조용히 통화해야 할 때 차의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얼마나 좋은지 잘 알것이다. 루프는 뒷유리가 접혀 사라지는 완전 개방 모드, 예쁘게 주름이 잡히는 스포일러 모드, 선루프처럼 지붕 앞쪽만 열리는 환기 모드까지 세 가지를 지원한다.



프레임은 그대로 두고 지붕만 열리는 독특한 구조다.
스쿠터를 타는 듯 경쾌한 운전의 재미
500C는 102마력 힘을 내는 1.4L 가솔린 엔진을 얹는다. 최대토크는 12.8kg·m이고 6단 자동변속기를 쓴다. 주행을 시작하면 작은 차의 매력은 더욱 커진다. 차체가 작아서 평소에 다니던 도로를 달려도 차선이 광활해 보인다. 최고 출력은 100마력 남짓이지 만 넓어진 차선 폭을 활용해 아웃-인-아웃 라인을 타며 트랙을 누비듯 경쾌하게 달려간다.

타이어 사이즈는 185/55R15로 요즘 기준으로 작은 편이지만 가벼운 차체를 민첩하게 이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적당한 롤과 피칭을 허용해, 무게 중심의 이동을 느끼며 탈 때 진짜 재미를 끌어낼 수 있는 이탈리안 기질을 지녔다. 실내 버튼은 몇 개 밖에 없는데 그 중 하나 는 스포트 버튼이다. 누르면 디지털 계기판의 디자인이 붉은 테마로 변하고 속도계의 폰트 가 역동적으로 달라진다. 속도계 옆으로 가 속 페달 개도량까지 표시하며 엔진 회전수를 높게 활용하는 스포츠 변속 프로그램이 작동 한다. 엔진은 요란하게 회전수를 올리고 스티어링이 묵직해져 귀 엽기만 하던 이미지를 벗어 던진다. 루프까지 내리고 굽은 도로 를 내달리니 흡사 몸을 기울이며 스쿠터를 타는 기분이다.



60여 년 전 태어난 오리지널 친퀘첸토의 콘셉트는 네 바퀴가 달린 바이크였다. 출시 이후 수많은 이탈리아 이륜차 메이커가 문을 닫 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더 바랄게 있을까? 피아트의 자랑인 0.9L 트윈에어 엔진이 들어온다면 금상첨화라 본다. 직접 경험해본 트윈에어 엔진은 가솔린 엔진임에도 고속 연비가 1L에 30km에 달하고, 최고속도를 시속 200km까지 낼 수 있는 아주 당찬 파워 유닛이다. 차기 모델의 새로운 디자인도 관심거리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작은 차의 매력을 배가시켜 줄 2기통 트윈에어 파워트레인 도입이다.

이 차의 진짜 매력은 힘을 빼고 연인과 달콤한 음악을 들으며 크루징을 할 때 가 아닐까? 완전 개방 모드보다 스포일러 모드가 실내로 들이치는 바람이 적어 안성맞춤이다. 머리 위로는 차가운 밤공기가 가득 스쳐가고, 사방은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는 구조로 따뜻한 온기까지 유지해준다. 운전하면서 전면 유리창 위로 조금만 시선을 옮기면 밤하늘 가득한 별들과 마주할 수도 있다. 선루프가 줄 수 없는 감성이다. 장거리 여행도 의외로 편안하다. 질 좋은 가죽 시트는 장거리 드라이 빙에도 지지력이 우수하다. 큰 여행 가방을 좁은 트렁크에 넣기 어렵다면 2열 시트에 싣고 떠나면 된다. 좁고 번잡한 번화가 뒷골목으로의 나들이는 또 어떤가? 평소에 부딪힐까 조심조심 지나가 던 골목길이 대로로 변한다.

작은 차는 운전이 쉽고 편안해서 기분까지 절로 좋아진다. 다른 차에겐 버려진 공간이 500C에겐 훌륭한 주차 공간이다. 작은 차가 주는 기쁨에 빠져들면 헤어나기 어렵다. 이성적인 잣대를 들이대면 500C는 흠이 많은 차다. 편의 장비 도 많지 않고 수납 공간도 부족하다. 소음이 적거나 힘이 아주 강 력하지도 않다. 그렇지만 500C는 보는 사람의 소유욕을 자극한다. 필요해서 찾는 모델이기보다는 예뻐서 갖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 그런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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