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5단계...인공지능 로봇이 운전하는 세상
자율주행 5단계...인공지능 로봇이 운전하는 세상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7.02.0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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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구 칼럼리스트 carguy@globalmsk.com

누구나 한 번쯤은 인공지능 로봇이 운전하는 자동차를 꿈꿔봤을 것이다. 공상과학 영화에나 등장하던 로봇 자동차가 현실화 될 날이 머지 않았다. 이런 자동차를 일반적으로 ‘자율주행자동차’(Autonomous Car)라고 부른다.

자율주행차 흐름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법적·윤리적인 이유로 시기가 늦춰질 수는 있어도 자율주행차의 상용화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줄 뿐 아니라 파생되는 장점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기술을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는 이유다. 세계 각국에서는 자율주행차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레이스를 시작했다. 우리나라 정부도 미래성장동력으로 5G 이동통신 서비스, 웨어러블 기기 등과 더불어 자율주행 기술을 지목했다. 자율주행 기술에 있어 가장 앞서있는 미국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을 다섯 단계로 나눠 구분한다.

이는 국제적으로도 통용된다. SAE(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자동차기술자협회)에 따르면 그 정의는 아래와 같다.

0단계

차체를 제어하는 자동주행 시스템이 전혀 들어가있지 않은 단계.

운전자가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운전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갖고 있어야 하는 단계.

1단계

자동주행 시스템이 차체를 일부 제어하지만, 운전자가 반드시 언제든 자동차를 통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 단계.

현재 많은 차에 달린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이나 차선이탈방지장치(LKAS) 등이 이에 해당.

2단계

자동주행 시스템이 가속·제동·조향까지 제어하지만, 운전자가 상황을 주시하고 있어야 하고 시스템 오작동 시 즉각 차를 제어해야만 하는 단계. 테슬라의 자동주행 기술인 ‘오토파일럿 (Autopilot)’이 이에 해당.

3단계

고속도로 같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자동차가 스스로 주행하고 운전자는 관심을 다른 데로 돌려도 되는 단계.

4단계

도로 환경에 관계없이 자동차가 완전히 스스로 주행하지만, 악천후 같은 특정 상황에서만 운전자가 안전을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단계.

5단계

목적지만 알려주면 법적으로 자동차가 갈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어떤 상황에서든 사람이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이 자동차가 스스로 주행할 수 있는 단계. 즉 완전 자율주행.

SAE는 자율주행의 필수 요소로 자동차가 ‘스스로 판단’해 차체를 제어할 것을 들고 있다. 운전자의 판단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아직 자율주행에는 못 미치는 ‘자동주행’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도로를 달리는 대부분의 차에는 자율주행기술이 전혀 들어가있지 않다. 즉 0단계다.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 자동차와 비교적 최근에 나온 모델이나 ACC나 LKAS 같은 자율주행 1단계 기술 수준이다. 테슬라 같은 극히 일부 브랜드에만 자율주행 2단계 기술이 들어간다. 자율주행 기술은 상용화 측면에서는 아직 초보 단계다. 사고가 났을 때 책임 문제 등이 대표적인 걸림돌이다. ‘오토파일럿’(테슬라의 2단계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자동주행 하던 테슬라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며 불거진 법적인 문제가 대표다. 자율주행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미 인간 운전자의 수준에 다다랐다.



자율주행차는 수많은 센서로 '무장'한다.


자동차 업체들은 단계별로 목표를 세우고 자율주행 기술을 실현해 나간다.

아우디의 무인차 잭은 2015년 CES 개막 전날 실리콘밸리를 출발해 900km를 달려 라스베가스의 행사장에 도착했다. BMW는 드리프트하는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기도 했다. 4단계 이상의 자율주행차를 만들기 위한 기술 토대는 거의 갖춘셈이다. 이제부터는 정보 인식을 위한 하드웨어보다는 판단을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과 인프라가 훨씬 더 중요하다.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해서는 사고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택해야 할 판단 로직 등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는 어떻게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주행을 하는지 알아보자.


인식 :  각종 카메라 및 센서 기술 

자율주행자동차가 어떻게 주행할 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주변 환경을 파악해야 한다. 운전자는 눈이나 귀 같은 감각기관을 통해 주행 속도, 앞차와의 거리, 뒤에서 다가오는 차를 알아차린다. 인간의 감각기관 역할을 대신 하는 것이 자율주행차의 각종 센서다. 자동차에는 이미 무수히 많은 센서가 달려있다. 현재 판매 중인 대부분 차에는 주행속도나 바퀴의 미끄러짐 같은 정보뿐만 아니라 차체의 기울기나 회전 각도를 측정하는 센서까지 모두 달려있다.



GM도 쉐보레 볼트 전기차로 자율주행차 경쟁에 뛰어 들었다.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도로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눈에 해당하는 센서 정도만 추가하면 된다. 전파를 이용해 장애물을 감지하는 레이더가 대표다. 물체에 부딪히고 돌아오는 전파로 장애물을 감지하고 시간차를 통해 거리도 파악한다. 풀레인지 레이더는 250m 전방 물체를 감지할 수 있다. 100m 이내 짧은 거리는 숏레인지를 쓴다. 사방을 감지할 수 있는 서라운드 레이더로 옆차와 뒷차도 모두 파악한다.

보다 정밀한 센싱을 위해 레이더와 함께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도 쓴다. 원리는 같지만 전파 대신 레이저로 거리를 측정한다. 3차원 고해상도 이미지로 주변 환경을 파악한다. 더불어 카메라도 활용한다. 사람의 눈과 마찬가지로 빛을 받아들이는 만큼 측정 거리는 100m 정도다.

3차원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는 스테레오 카메라나 트라이포컬 카메라를 쓴다. 레이더가 감지하기 힘든 가까운 거리의 보행자나 자전거와 함께 차선이나 도로표지판 등도 인식한다. 그밖에 아주 짧은 거리를 측정하는 초음파 센서나 360도를 감지하는 서라운드 카메라 등도 함께 쓰인다. 사각지대나 뒤에서 따라오는 차를 감지하고 주차할 때도 필요하다. 측정 거리와 각도가 다른 여러 대의 레이더·라이더·카메라를 조합해 주변 360도 상황을 인식한다.

고정밀 지도와 GPS 센서도 달린다. 레이더나 라이다가 감지할 수 없는 수 킬로미터 앞 도로 상황까지도 예상할 수 있다.도로를 달리는 다른 자동차와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한 V2V(Vehicle to Vehicle, 차대차) 통신 시스템도 필요하다. 다른 자동차가 어떻게 움직일 지에 대한 데이터를 공유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자율주행차는 마치 사람이 눈으로 보는 것처럼 주변의 차를 인식하고 판단한다.

자율주행차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수준은 이미 인간 운전자를 앞선다.

판단: 소프트웨어 및 통신 기술

각종 센서로 파악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컴퓨터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구글이나 애플 같은 IT 기업에서 자율주행차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있어서는 IT기업이 자동차 회사를 월등히 앞선다. 5단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모든 차가 정해진 규칙에 따라 주행하게 된다. 높은 주행 성능과 안전을 위해 자동차 회사가 쌓아 올린 기계공학 노하우는 별로 필요 없게 된다. 자동차 산업에 불어 닥칠 패러다임 시프트를 앞두고 자동차 회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다양한 주변 환경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서버와의 통신도 필수다. 애플 아이폰에서 쓸 수 있는 인공지능 개인비서 시스템인 시리가 작동하는 방식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서버와 데이터를 주고 받는 시리는 네트워크가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쓸 수 없다.

자율주행차도 인공지능 서버와 통신을 할 수 있을 때 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센서를 통해 수집한 정보뿐 아니라 다른 차에서 전송된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방대한 데이터의 원활한 전송을 위해 고속 이동통신 기술이 필요하다. 28GHz 초고대역 주파수를 쓰는 5G 이동통신 기술이 안성맞춤이다. 4G(LTE)보다 데이터량이 1000배 많고 속도는 200배 빠르다.

5G 이동통신을 통해 자율주행차 기술은 한층 발전할 수 있다.

운전: 바이와이어 기술 및 전기차

주변 환경에 대한 인식을 끝낸 후 어떻게 주행할지 판단까지 마쳤다면 운전하는 일만 남았다. ‘자율주행차=전기차’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반드시 자율주행차가 전기차일 필요는 없다. 내연기관 자동차로도 얼마든지 자율주행차를 만들 수 있다. 인식을 담당하는 센서부터 운전과 관련된 판단을 내리는 컴퓨터까지 모두 전기적 신호로 처리 되기 때문에 ‘바이와이어’(By-Wire) 기술이 필요하다.

전선을 통해 연결돼있다는 의미의 ‘바이와이어’는 전자제어 시스템을 뜻한다. 현재 시장에 팔리는 모든 차에도 이미 드라이브 바이와이어 기술이 곳곳에 녹아있다. 환경규제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ECU 및 TCU가 달린 전자식 엔진 및 변속기 제어장치가 쓰인다. 일부 브랜드는 전자제어로 방향까지 바꾸는 스티어 바이와이어 기술을 쓰기도 한다.

이미 널리 쓰이는 바이와이어 기술 덕분에 내연기관 자동차라 하더라도 자율주행차로 만드는 일은 전혀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자율주행 시대에는 전기차가 가장 적합하다. 전기차가 갖고 있는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완벽에 가깝게 보완하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주행 제어를 비롯한 모든 부분을 전자식으로 조절한다. 별다른 장치 없이 자율주행 기술을 손쉽게 녹여낸다. 구동계가 매우 단순하기 때문에 넓고 안락한 실내 공간을 갖추는 데도 훨씬 유리하다.

공해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소음과 진동도 없다. 대기 환경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쾌적한 주행을 할 수 있다.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은 제한된 주행거리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다. 자율주행 기술이 있다면 목적지에 도착한 후 스스로 충전소를 찾아가 충전한다. 장거리 여행을 할 때도 충전에 최적화된 경로를 짠 후 사람의 휴식시간에 맞춰 충전을 하면 된다. 충전 혹은 주행거리 스트레스로부터 완벽하게 해방된다. 단순한 구조로 만들기 쉽고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친환경적이고 쾌적한 주행을 보장하는 전기차는 자율주행 기술과 찰떡궁합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머지않아 전기차 시대가 온다고 장담하는 이유다.

머나 먼 미래의 이야기로만 여겨지던 자율 주행 자동차. 언제부터 자율 주행차 개발이 시작됐을까?

개인적 판단하자면 1930년대 보급이 시작된 자동변속기가 이러한 움직임의 시초가 아닐까 한다. 운전자가 신경 써야 할 페달 하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반자율 주행보다 먼저 등장한 자동 주차 보조 시스템도 같은 맥락이다. 차 주변의 장애물과 공간을 센서로 인식해 자동차가 스스로 주차를 위한 진행 방향을 판단한다.

2017년이 된 지금,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거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반자율 주행 자동차는 더 이상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여러 브랜드에서 각자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지능형 크루즈 컨트롤로 불리는 레이더 기반 전면 거리 감지 장비와 차선을 인식하는 차선유지 보조장치 두 가지가 핵심 기술이다.



현재 메커니즘을 더욱 정교하게 발달시켜야 진정한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된다.

자동차를 운전한다는 행위는 굉장히 복합적 사고 및 상황 판단을 요구하는 일이지만 기계 조작면에서 보면 크게 세 가지 요소로 나뉜다. 자동차의 속도를 높이거나 줄이는 가속·감속 동작, 그리고 방향을 바꾸는 선회 동작이다. 주행 속도를 변화시키는 요소는 스로틀 개폐량, 제동 답력, 기어 변속 등이다.

스로틀 제어는 전자 제어로 전환이 일반화 됐고, 제동 답력 역시 ABS 보급으로 손쉽게 제어가 가능해졌다. 기어 변속은 오토매틱 트랜스미션에 의존한다. 따라서 반자율 주행차는 수동기어 기반 차량에서는 구현이 어렵다. 반면 기어 변속 자체가 필요 없는 전기차에서는 속도 조절이 보다 자연스러워진다. 여기에 주변 통행 차나 전방 장애물을 인식하는 레이더를 추가하면 자동차는 언제 가속을 해야할지, 언제 속도를 줄여 위험을 회피해야 할지 판단이 가능해진다.

선회 동작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운전대를 조작할 수 있는 모터가 필요하다. 최근 차들은 연비 절감을 위해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채택한다. 덕분에 운전대를 전동으로 제어하는 손쉬운 길이 열렸다. 필요 조향각이 작은 경우에는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대신 한쪽 바퀴에만 제동을 걸어 진행 방향을 수정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언제 얼마나 조향을 해야 하는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동차가 스스로 도로의 형태를 인식해야 한다.

이는 주행 차로 양쪽 차선을 인식하는 광학 카메라에 주로 의존하는데 차선이 제대로 그려져 있고 카메라에 잘 보여져야 한다. 보다 정확한 조향 기능을 위해 내비게이션의 도로 정보와 현재 위치를 연산해 차선 정보가 부족한 곳에서도 도로 추종을 가능하게 하는 보완책이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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