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성큼 다가선 자율주행..테슬라 주목할 이유
[칼럼]성큼 다가선 자율주행..테슬라 주목할 이유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8.10.07 08:30
  • 조회수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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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에 근접한 반자율주행 기술..3천만원대 현대차에도 장착

 

자율주행 기술은 전세계 자동차 업계의 뜨거운 화두다. 2020년대 도로에서 자율주행차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이제 꿈만 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2018년 현재는 자율주행으로 가기 위한 사전 단계다. 고급 수입차뿐 아니라 대중 브랜드인 현대차의 경우 3000만원대 이상 차량에는 반자율주행 기능이 상당수 달려 있다. 이들은 전방 장애물 센서와 차선 인식 기술에 기반한다. 하지만 똑같이 해당 센서들이 달려있다고 해서 모든 차가 동일한 수준의 반자율 주행 성능을 보이지는 않는다. 장애물이나 차선을 식별하는 정확도 차이부터 시작해 반자율 운전 모드에서 운전자에게 요구하는 책임에 대한 각 브랜드의 가치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수들이 얽혀있다.

반갑게도 반자율 주행장치의 문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국산차 브랜드를 비롯해 많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고급차뿐만 아니라 그보다 가격이 저렴한 하위 세그먼트 차에도 해당 기능을 제공한다. 덕분에 반자율 주행 자동차는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가까운 존재가 됐다. 요즘 추세는 세그먼트의 등급보다는 차세대 신규 플랫폼으로 개발된 차에 해당 기술 접목이 유리하기 때문에, 나중에 나온 하위 세그먼트의 기능이 상급을 능가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메르세데스-벤츠다.

반자율 주행 장치는 2015년 S-클래스에 먼저 선보였다. S-클래스 역시 장애물이나 차선을 잡아내는 인식률이 평균 이상이었지만 2016년 데뷔한 신형 E-클래스는 더욱 정교한 시스템을 갖췄다. 전방 장애물 인식에 따른 속도 조절이 더욱 부드럽고 여유롭다. 빛의 밝기가 급변하는 상황이나 악천후에서도 차선을 쉽사리 놓치지 않는다. 조향 결정에 있어 차선만을 의지하지 않고, 정체 구간에서는 앞차의 주행 궤적을 따라가는 기능과 차선 변경 기능까지 갖췄다.

앞 차와의 차간 거리를 가늠할 때 흔하게 오류를 일으키는 경우가 급한 커브 구간이다. 앞서 달리는 차가 커브 곡률을 따라 전방에서 옆쪽으로 비틀어지게 보이면 사라졌다고 오판해 속도를 올린다. 운전자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또한 속도가 오르면서 커브에 진입하면 차선 이탈 방지를 위한 스티어링 수정 궤적도 많아지고 반응 허용 시간은 짧아진다. 결국 차로를 유지하는 난이도가 높아져 대다수의 경우 반자율 주행 모드가 해제되기 일쑤다. 국산차 업체 역시 빠른 속도로 반자율 주행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다. 최근 현대기아차는 급격한 커브로 앞차의 추적이 중단되는 경우 사전 설정된 속도로 가속하지 않고 달리던 속도를 유지하다가 코너가 끝나고 앞 차를 탐지하면 다시 차간 거리를 좁히는 방식으로 개선했다. 차 외에 보행자도 구분한다.

 

 

 

 

볼보는 여기에 자전거 탄 사람이나 키가 작은 유아 등을 추가로 인식할 정도로 식별 수준을 진보시켰다. 지난해부터 국내 시판 중인 테슬라 모델 S는 반자율 주행 기능 면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레이더는 전방 세 개 차로에서 달리고 있는 여러 차들을 다표적으로 동시에 인식했고, 상용차인지 승용차인지 구분해 민첩하게 계기판에 표시한다. 차선 유지 능력 역시 타사 방식과 차이를 보인다. 통상적으로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이 들어간 차는 차로 중앙에서 벗어나 차선에 근접할 때까지 시스템이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 영역이 존재한다.

 

테슬라 모델 S는 차로의 중심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려 하면 운전대 조향에 개입하기 시작한다. 오토파일럿 기능을 활성화하면 시스템이 매순간 아주 미세하게라도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고 있음이 손끝에 느껴진다. 사람이 직접 운전할 때보다 더 약하고 세밀한 힘으로 끊임없이 방향을 수정한다. 반자율 주행 모드에서 모델 S는 어느 한 쪽 차선으로 쏠리는 기색이 전혀 없기에 운전자가 느끼는 신뢰감은 더 높다.

내연 기관과 달리 전기모터 고유의 토크 특성과 회생 제동 에너지 생성이 맞물려 앞 차와의 거리 확보를 위해 가감속 하는 동작 또한 매우 자연스럽다.

 

기술 완성도는 높아졌지만 해결 과제는 여전히 많아

반자율주행은 유용한 기능이지만 아직까지는 사고에 대한 책임이나 운전에 대한 주의 의무를 오롯이 운전자에게 남겨둔다. 차가 스스로 차선을 유지하고 장애물을 피해 멈출 수 있음에도 운전자의 손이 운전대에서 떨어지면 경고음을 내는 이유다.

남아 있는 숙제는 자동차와 주변 자동차 사이의 통신, 도로의 통신망을 활용한 지능형 자율 주행 기술이다. 더 큰 과제는 의외로 인문학에 있다. 여기엔 순간 순간 판단을 내려야 하는 인공 지능 프로세서에게 특정 상황에서 누구를 먼저 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선과 도덕적 개념을 프로그래밍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사고시 책임 소재에 대한 부분도 민감한 요소다. 볼보는 완전 자율 주행시 사고 책임은 제조사가 짊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자율 주행 기능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도로 테스트에 들어갔다. 이외에도 각종 현행 자동차 법규의 제도적 변화 역시 자율주행차 시대를 위해 선결해야 할 과제다.

여전히 부작용이 존재하겠지만,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면 지금보다 평균적으로 사고 발생은 줄어든다. 도로 활용 효율은 높아지고 개별 에너지 소비율 역시 하락하는 긍정적 효과가 생긴다. 내연기관 엔진이나 차체, 승차감 같은 자동차 기술은 고도로 발달해서 더 이상 발전할 게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제 나올 기술이 무엇이 남았을까? 없던 기술이 새로 나오는 일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응용과 변형으로 범위를 넓히면 여전히 가능성은 무한하다. 자율주행은 기존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채 뒤흔든다.  제조부터 판매, 부품 및 AS, 금융과 관련된 기존 자동차 업계의 먹이사슬 구조와 완전히 다른 게임의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게임 체인저의 등장이다. 그런 점에서 테슬라를 눈여겨 봐야 한다.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가격이 저렴해진 신형 전기차의 등장 보다는 관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테슬라는 결국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 시대의 강자가 되겠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 새로운 게임을 룰을 만들어 벤츠나 GM 같은 기존 자동차 업계의 강자를 상대하겠다는 전략이다. 

김태진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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