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 만난 패러데이 퓨처, 전기차의 진정한 미래인가?
암초 만난 패러데이 퓨처, 전기차의 진정한 미래인가?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7.01.22 19:25
  • 조회수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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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빛 에디터(인턴) carguy@globalmsk.com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7 소비자가전쇼(CES:Consumer Electronics Show)는 향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가능성을 가늠해 볼 시금석으로 의미가 있다. 가장 눈길을 끈 회사는 중국 자본이 투입된 패러데이 퓨처(Faraday Future, 이하 FF)다.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이 회사는 CES에서 양산 전기차인 ‘패러데이 퓨처 91(FF91)’ 컨셉카를 공개했다. 이어 2018년 양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FF91은 자율주행 전기차로 기본을 충족한다. 운전자의 요구나 의도를 파악하는 인간과 비슷한 식스 센스를 갖고 있다. 600km 이상을 주행할 고성능 2차전지 배터리뿐 아니라 무중력 시트(제로G)라는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이 시트는 중력 장치를 이용해 자동차의 주행이나 요철 진동을  운전자와 탑승객에게 극소화하는 첨단 장치다.

이 차의 예상 가격은 최대 29만2645달러(약 3억3000만원)다. 당초 예상한 가격보다 높다. 기존 내연 기관을 단 포르셰 같은 프리미엄 스포츠카 가격보다 비싸다. 현재 5000 달러를 내면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이 행사에서 한가지 흠은 CES 무대에서 FF91의 자율주차 시스템을 선보이려 했지만 실패했다.

문제는 FF91의 흥행 여부다. 오토블로그 등 미국 현지 언론은 FF91을 5000 달러를 지불하고 사전 예약을 할 필요가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산재한 각종 개발 관련 소송으로 이 차가 제 때 상용화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이다. FF와 무중력 첨단 시트를 공동 개발하는 퓨처리스(Futuris Automotive)는 지난해 12월 FF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FF가 10만 달러의 개발비를 지급해야 하는데 그 중 7만 달러를 한 달 이상 체납했다는 내용이다. 이번 소송으로 FF는 새로운 시트 공급처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캘리포니아 남부에 창고를 소유한 베임메이플 부동산회사(Beim Maple Properties)가  FF를 상대로 낸 임대료 10만 달러 체불 소송이다. 이미 FF 공장의 건설을 맡은 AECOM 역시 2016년 9월까지 2100만 달러의 보증금을 받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일련의 소송 사건이 불거지면서 FF의 자금력에 대한 의심이 커졌다.

FF의 대주주는 중국계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게 중국 배터리 업체인 리에코(LeEco)다. FF의 글로벌 CEO인 딩 레이(Ding Lei)가 리에코의 보드 멤버다. 사실상 FF를 직접 지휘하는 지아 위에팅(Jia Yueting)는 리에코의 설립자이자 CEO다. 사실상 FF는 리에코의 자회사 관계로 볼 수 있다.


리에코에서 발표한 LeSEE의 모습


지아 위에팅은 지난해 리에코 브랜드로 콘셉트 전기차인 리씨(LeSEE)를 발표한 바 있다. 문제는 리에코 경영이 어렵다는 점이다.  지아 CEO 스스로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고 언급한 만큼 리에코의 경영난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모회사인 리에코가 경영난을 겪는 상황에서 FF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질지 의문이다.

FF가 테슬라와 달리 FF91의 생산 시설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도 딜레마다. FF는 지난해 네바다주에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이후 네바다 주정부에서 약 3억 달러의 인센티브를 받았지만  실제 공장 건설은 미궁이다. FF의 대변인은 지난해 11월 ‘라스베가스 리뷰’ 저널에 “투자 재원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공장 건설을 맡은 AECOM 역시 지난해 11월 공식적으로 FF의 공장 설립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네바다주 댄 슈워츠(Dan Schwartz) 재무국장 역시 FF의 자금조달 능력에 문제를 제기한다. 이런 상황에도 FF의 수석 부사장인 닉 샘슨(Nick Sampson)은 2017 CES에서 “FF91은 생산 2단계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2단계가 무엇인지 정확한 설명은 없어 의문은 꼬리를 문다.

또 FF는 지난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스카우트 했다고 홍보를 했다. 대표적으로 테슬라의 인·허가 부서 부사장 제임스 첸, 포드 그룹의 개발 전문가 데이비드 위즈네스키, 재규어와 BMW의 상품기획 전문가 로버트 필리포빅 등을 영입했다. 이들은 지난해 7∼10월 모두 사퇴했다.

FF의 글로벌 CEO인 딩 레이는 가장 큰 행사인 CES를 며칠 앞서 사임을 피력했다.  FF가 경쟁력을 과시하기 위해 단행한 유명 인사들이 하나 둘씩 회사를 떠난다는 것은 FF가 아직까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키박스 대신 카메라가 사용자를 인식하고 문을 열어준다.


FF91의 스펙을 살펴보면 지금까지 하나의 신 모델에 이렇게 많은 혁신 기술이 들어간 전례는 없다. B필러의 접촉 감지 패널, 전면 후드의 라이다 센서, 혁신적인 배터리 등이 그렇다.

하지만 FF는 이 차를 생산하기 위한 자금, 개발 전문가, 생산시설 어떤 한 분야에서도 긍정 평가를 받지 못한다. FF91이 발표한 대로 2018년 제대로 나올 지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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