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정의선 부회장 의지...기아차 첫 브랜드 체험관 BEAT360
[탐방]정의선 부회장 의지...기아차 첫 브랜드 체험관 BEAT360
  • 정재헌 인턴
  • 승인 2017.07.11 10:45
  • 조회수 32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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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는 지난 6월 28일 자사 첫 브랜드 체험공간인 'BEAT360'을 오픈했다. 서울 강남 한복판인 압구정동에 위치한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만이 보유한 브랜드 체험관을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도 장만한 셈이다. 인터넷에서 비난 일색 댓글이 달리고 '흉기차' 오명까지 뒤집어 쓴 현기차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다. 더구나 한 때 기아차를 이끌면서 디자인 경영을 성공 시킨 정의선 부회장이 인테리어에 신경을 썼다고 한다. 정 부회장의 전략은 이렇다. 신차를 자주 구매해 줄 20,30대 전문직, 고소득 고객까지 수입차에 뺏기는 시점에 브랜드 마케팅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과연 타깃 공략이 주효할 지 BEAT360을 구석구석 둘러보았다.



BEAT360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다. 무척 화려하다.   1만6353개의 독립된 모듈에 기아차의 상징인 붉은 색과 하얀색을 섞어 엮어냈다. 개관 초입이라 그런지아직까지 외부에 공사 자재도 널부러져 있다.



입구를 지나면 가장 먼저 BEAT360 문구와 외벽의 역동성을 볼 수 있다. 내부는 명품 숍처럼 고급스럽다.깔끔하고 모던하다. 360 의미는 360°의 원형 트랙모양에서 따왔다. 카페, 가든, 살롱 테마를 한 바퀴 돌면서 관람할 수 있다.



첫 번째 만난 카페는 쾌적하다. 기아차가 브랜드 고급화에 얼마만큼 신경을 썼는 지는 입점한 카페의 인테리어 수준을 보면 알 수 있다. BEAT360에는 미국 포틀랜드에 본점을 둔 유명한 프리미엄 티 카페인 '스티븐 스미스 티 카페'가 입점했다.



기자의 지인이 포틀랜드 지방 여행 후 기념품이라고 선물해 줬던 기억이 있는 티가 바로 스티븐 스미스 홍차였다. 세계 최초로 스티븐 스미스 플래그쉽 티 카페라고 하니 차(Car) 뿐만 아니라 차(Tea)도 좋아한다면 한번 방문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카페 안쪽에는 작은 전시 공간이 보인다.  신진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카페 테마에는 모닝, K5, 쏘울ev가 전시되어 있다. 차량 내부에는  소비자가 차를 타면서 휴대할 소품을 전시한다. 숨은 기능을 알기 쉽게 스티커로 붙여 놓았다.



두 번째는 가든이다. 외부에 작은 테라스가 있다. 기아차 SUV모델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한쪽 벽면에는 기아차 라이프 스타일 컬렉션들을 전시한다. 구입도 가능하다. 반대 벽에는 튜닝 브랜드인 튜온의 파츠를 진열해 놓았다.



마지막으로 살롱테마는 기아차의 프리미엄 카인 K9과 스팅어 전시 공간이다. 스팅어를 중심으로 멋진 스크린에 영상이 나온다. 뮤직 라운지에는 가죽 소파에 앉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BEAT360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기아차가 신경을 많이 쓴 모습이었다. 한 예로 화장실의 비누조차 특급호텔의 어메니티로 사용되는 브랜드를 들여다 놨다.  물기를 닦는 타월이 준비되어 있는 것까지 작은 것에도 고급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다. 강남 한복 판에 전시장을 만들다 보니 현대차의 고양 모터 스튜디오에 비교해 규모가 너무 작다. 비싼 임대료 때문이겠지만 기아차의 전 모델을 한자리에서 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우리나라 최초로 도입한 디지털 도슨트 시스템은 신기하지만 자주 오류가 나 체험 내내 기기 오류를 잡느라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브랜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아차에게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직은 역사와 전통이 있는 브랜드를 갖고 있지 않지만 엄연히 세계 5위권에 이름을 올린 현대기아차다. 국내 시장에 70% 내외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한  현대기아차보다 BMW가 먼저 한국에 브랜드 체험관을 만들었다는 것은 분명 반성해야 할 일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투자는 현명한 선택이다. 10조원 넘게 삼성동 한전 부지를 사는 것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훨씬 도움이 되는 투자이다. 수입차에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이 체험관을 방문하면 기아차 잠재 고객이 될 수도 있겠다. 소비자의 의견이 경영진에게 직접 전달되는  브랜드 마케팅의 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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