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애호가의 천국, 부르고뉴로 떠나는 와이너리 투어 1
와인 애호가의 천국, 부르고뉴로 떠나는 와이너리 투어 1
  • 양 진원
  • 승인 2016.05.04 10:14
  • 조회수 26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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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애호가들의 성지, 프랑스 부르고뉴 여행


황금 연휴나 여름 휴가 일주일을 이용해 색다른 여행을 고민한다면 필자는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의 본고장 프랑스, 부르고뉴를 가장 먼저 추전하고 싶다.

시골에서의 아침은 눈뜨는 순간부터 다르다. 날카로운 알람 소리 대신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아침이 시작된다. 일어나면 갓 구워낸 크루아상과 바게트가 향긋한 카페오레 한 잔과 함께 나를 반긴다. 점심·저녁 식사는 더 훌륭하다.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점을 받은 레스토랑이 가는 동네마다 즐비하다. 평소에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던 미식에다 와인을 곁들여 꿈 같은 식사를 하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물론 여행의 가장 큰 묘미는 와이너리 방문이다. 어려운 발음과 복잡한 지명에 쉽게 기억하지 못했던 부르고뉴 동네의 조각난 밭이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진다.

부르고뉴의 와이너리는 콧대가 높아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을 것 같지만 의외로 문턱이 낮다. 영미권의 와이너리처럼 일정 금액을 받고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도 있을 뿐더러 많은 와이너리가 예약을 하면 투어와 동시에 시음 기회를 제공한다. 사전 예약은 필수다.

[su_heading size="20" align="left"]DIY 프랑스 부르고뉴 와이너리 투어[/su_heading]

Day 1()

인천 국제공항 ICN- 샤를드골 국제공항 CDG- 디죵 Dijon Ville

  국내 항공사의 직항편을 이용하면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서 부르고뉴 디죵(Dijon) 시내로 바로 진입하는 고속열차, TGV를 이용하는 게 가장 편하다. 직통은 많지 않으니 시간을 꼭 확인해야 한다. 소요시간은 약 1시간 45분이다. 디죵에 도착하면 이미 늦은 시간, 역 근처 호텔에서 휴식을 취한다.

Day 2()

디죵 Dijon Ville- 본 로마네 Vosne Romanee

신선한 과일, 채소, 치즈 없는 것이 없는 디죵의 주말 시장


한국에서 유럽에 오면 며칠간은 시차 때문에 자연스럽게 아침형 인간이 된다. 프랑스의 주말은 모두가 게으름을 피워도 되는 날이건만, 이른 아침부터 갈 곳이 있을까? 다행히 디죵 시내에는 토요일 이른 새벽부터 시장이 열린다. 책으로만 봤던 치즈, 화려한 색으로 유혹하는 채소, 탐스러운 과일까지 없는 것이 없다. 카페에 앉아 우아하게 햇살을 즐기며 갓 구워낸 신선한 빵 한 조각과 커피 한 잔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시장을 돌아본다.

디죵의 보쟈르 박물관




점심시간까지 좀 더 여유가 있다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들러도 좋겠다. 부르고뉴는 프랑스 역사를 넘어 유럽 곳곳에 세력을 뻗었던 부르봉 왕조의 터전이다. 유물이 많아 예술을 주제로 여행을 올 정도다. 보쟈르 박물관(Beaux Arts Dijon)에는 약 8000종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간단히 봐도 약 2시간이 소요된다. 디죵 시내 미술관, 박물관은 대부분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동네 밥집처럼 편안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르 프레 오 끌레르(Le Pres au Clerc)

슬슬 배가 고파졌다면 이제 여유롭게 식사를 할 차례다. 디죵에서 추천하고 싶은 레스토랑은 ‘르 프레 오 끌레르(Le Prés au Clerc)’다. 미쉐린 가이드 1스타 식당이다. 디죵 시청과 보쟈르 뮤지엄 맞은편에 있어 미술관을 둘러보고 방문하기 좋다. 내부 인테리어는 우아하고 클래식하다. 서비스 는 정중하면서도 동네 밥집처럼 편안하다. 아뮤스 부쉬와 전채·메인·디저트로 이루어진 점심 메뉴 는 32유로부터 시작해(일요일과 공휴일 제외) 비용 부담도 덜하다. 푸짐한 메뉴에 프랑스 요리가 비 싸다는 편견이 바로 깨진다.

르 프레 오 끌레르에서의 우아한 점심


점심이라도 와인 한잔은 꼭 곁들이도록 한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와인 이 병뿐 아니라 글라스 와인까지 다양하다. 맛있는 음식에 한 잔의 와인이 더해지면 식사는 풍요롭 고 여유로워진다. 디죵 시내에도 볼거리는 많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포도밭을 둘러볼 차례. 와이너 리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 렌터카는 옵션이 아닌 필수다. 디죵역에 가면 익숙한 렌터카 회사들이 밀집해있다. 평화로운 시골길은 유럽에서 운전경력이 적은 초보 운전자에도 부담이 덜하다.

이동이 자유로워지면 숙박 옵션이 많아지는 것도 장점이다. 커플로 여행을 왔거나 동반자 없이 혼자 온 여행이라면 호텔이 편리하다. 살짝 시내를 벗어나면 고성 호텔이 산재해 있다. 프랑스 전역 에는 숙박 자체가 여행이 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고성 호텔이 많으니 강추다. 호텔보다는 취사 가 가능한 숙소를 원한다면 아래 참고하도록! 와인 마니아를 위한 최적의 숙박지다.

부르고뉴 와인 애호가라면 누구나 꿈꾸는 숙소메죵 도뜨 라 꼴롬비에르(Maison d’Hotes La Colombiere)

메죵 도뜨 라 꼴롬비에르(Maison d’Hôtes La Colombière), 본 로마네 마을 한복판에 위치한 이곳은 부르고뉴, 꼬뜨 도르(Côte d’or)의 진주라고 불리는 도멘 앤 그로(Domaine Anne Gros)에서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다. 이름만 들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1등급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에 게스트 하우스가 있을 줄이야. 반가운 것은 이 곳의 주인장(멋진 중년의 숙녀 분이다)이 숙박업으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본 로마네 지역을 찾는 와인 애호가들에과 부르고뉴의 와인 문화를 함께 나누고자 하는 취지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우선 가격이 합리적이다. 본 로마네에서 2층 집 한 채를 통째로 빌려 보내는 휴가라니! 이곳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와인을 사랑하지 않던 사람도 부르고뉴 와인에 빠질 것이다. 와인 애호가라면 매년 이곳에 다시 오기 위해 일상을 더욱더 성실하게 보낼 될 확률이 매우 높다.

본 로마네 마을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 메죵 도뜨 라 꼴롬비에르. 문밖을 나서면 바로 본 로마네의 그랑 크뤼 포도밭이 펼쳐진다. 취사가 가능하며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모든 조건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다.


장점은 끝이 없다. 본 로마네 마을 한복판에 있어 아침 산책만으로 충분하다. 사진으로만 보던 로마네 꽁띠(Romanée-Conti) 포도밭이 눈앞에 펼쳐진다. 동네를 한 바퀴 슬슬 돌아보면 꿈에 그리던 유명 생산자의 양조장이 눈앞에 나타난다. 취사가 가능해 한식이 그리울 때면 시장에서 신선한 재료를 사다가 요리를 해도 좋다. 부엌 싱크대에는 빌트인으로 들어가 있는 와인 셀러가 흥미를 더한다. 이 셀러에는 도멘 앤그로의 와인과 앤그로가 직접 셀렉션 한 부르고뉴 와인이 가득 차있다. 와인 가격은 너무 저렴해 놀랍다. 모두 다 들고 한국까지 갈 수 없다면 몸에 담아서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와인이 있으니 글라스가 필요한데, 부엌 찬장에는 오프너는 물론이며 스파클링, 화이트, 레드 잔이 훌륭하게 갖춰져 있다.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완벽, 그 자체다. 그뿐 아니다. 월· 화·목·금요일에는 본 로마네 그랑 크뤼 밭을 직접 돌아보며 부르고뉴의 떼루아를 학습할 기회를 제공한다. 도멘 앤 그로는 리쉬부르(Richebourg), 에셰죠(Echezeaux), 끌로 드 부죠(Clos de Vougeot)의 세 가지 그랑 크뤼 밭을 소유하고 있다. 설명이 곁들여진 2.5km의 도보 여행이 끝나면 도멘 엔그로의 저장고(까브)에서 숙성 중인 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프로그램 상세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게스트 하우스도 와이너리 방문도 사전 예약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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