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테슬라 모델S, 대시보드에 대형 아이패드가 달린 이유
[칼럼]테슬라 모델S, 대시보드에 대형 아이패드가 달린 이유
  • 카가이 취재팀
  • 승인 2017.10.08 07:00
  • 조회수 8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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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이 대시보드에 들어온 테슬라 모델S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놓인 거대한 터치스크린 계기판은 테슬라 모델 S의 백미로 불린다. 수직으로 달린 17인치 직사각형 계기판은 마치 대형 태블릿처럼 보인다. 사물함 조작과 비상등을 껐다 켜는 것 이외에 모든 모델 S 관련 모든 물리적인 상황에 대응한다. 많은 이들은 일반 자동차에 쓰이는 화면보다 10인치 가량 더 큰 이 터치스크린을 애플이 제작했다고 짐작하거나 아이패드가 영감을 줬다고 생각하다. 엘런 머스크는 아이폰에서 이 아이디어를 얻었다. 공항이나 매대에서 지금까지도 흔히 볼 수 있는 터치스크린의 품질에 만족할 수 없었던 그는 아이폰의 터치 기능이 곧 일반화되리라고 확신했다. 그는 2007년 모델 S 개발에 착수했고 애플의 1세대 아이패드는 2010년 4월에 출시됐다


모델S는 일반 차와는 다르다. 아이패드보다 더 큰 커다란 모니터로 이 차의 대부분 기능을 통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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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17인치 터치스크린을 채택하기로 결정했을 때 직원들은 현재 자동차 부품 공급망에서는 어떤 회사도 이런 형태의 제품을 공급할 수 없다고 만류했다. 그는 “나도 알고 있다. 예전에 다른 차에 이런 터치스크린이 달린 적이 없기 때문이다”라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직원들은 일단 노트북 컴퓨터의 스크린으로 실험에 들어갔다. 운전시에 발생하는 급격한 온도 변화나 충격 · 진동 등의 환경에서도 잘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정전식 터치스크린을 쓰기로 했다. 1세대 아이폰의 첫 터치스크린을 제작했던 대만의 TPK 홀딩스가 이 대형 터치스크린을 제작했다. 이로써 모델 S는 사람을 태우고 달리는 컴퓨터로 탄생했다.

운전자는 일반적인 자동차 센터 콘솔에 달려있던 버튼이나 다이얼, 손잡이를 조작하는 대신 이 터치스크린을 손가락으로 누르거나 스치는 방식으로 기능을 조작한다. 유리 천정을 여닫거나 심지어 서스펜션 높낮이까지도 조절할 수 있다. 사이드 브레이크 또한 스크린 속 버튼이 대체한다.

테슬라는 대시보드에 아이패드 만한 태블릿을 넣는 자율주행 시대를 선점하는 포석이다. 사진은 애플 팀 쿡 CEO가 아이폰7과 애플워치를 발표하는 모습


차체는 언제나 무료로 인터넷에 연결돼 운전자는 이 널따란 화면으로 웹 서핑과 구글맵 조작을 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전송 받은 교통 정보를 토대로 내비게이션이 작동한다. 아침 · 저녁으로 운전자가 매일 다니는 경로에서 차가 막힐 경우 경로를 수정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화면은 사용자의 편의에 따라 얼마든지 분할 가능하다. 운전자는 스크린의 보이스 버튼을 누른 채로 차에게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디자인에 민감한 사용자은 폰트를 바꾸거나 가필드나 심슨처럼 원하는 이미지를 바탕화면에 깔 수도 있는 등 ‘나만의 인터페이스’를 만들어내도록 했다.

자동차를 컴퓨터로 통제한다는 파격적인 결정은 엘런 머스크가 얼마나 다른 자동차 회사들과 다른 방식으로 차를 만들어 내고 싶어했고 사용자 경험을 중시했는지 보여준다. 시장 조사기관인 IHS는 모델 S를 해체해본 후 ‘자동차인가 아이패드인가’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놓기도 했다.

“전기 부품의 가격 구조, 대형 스크린 채택, 터치스크린을 기반으로 한 조작, 모바일 마이크로칩 등 테슬라는 자동차 경험을 고전적인 자동차보다는 태블릿이나 고성능 스마트폰에 가깝게 만들었다”는 의견을 적었다.

테슬라가 제공하는 모델S의 공식 사진


일반 자동차가 시간이 흐를수록 마모되고 헌 차로 변하는 반면 모델 S는 새로운 기능을 날로 추가해 언제나 신차 상태를 유지한다. 터치스크린에 내장된 운영체제가 자동으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나 iOS 스마트폰 운영체제와 같은 원리다. 운전자가 밤새 잠을 자는 사이에 전에 없었던 자율주행 기능이라든지 차선변경 기능 등이 새로 더해져 다음날부터 새로운 운전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충전소가 근처에 있을 때 자동으로 알려주기, 여행 계획 짜기, 비상시 자동 브레이크, 사각 지대 경고, 발렛 모드 등이 새로 추가된 기능이다.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시기가 오면 터치스크린은 운전자에게 바로 업데이트할 지 선택권을 준다. 가장 빠른 와이파이에 연결할 경우 업데이트를 마치는데 45분 가량 걸린다.

이런 편의성에도 불구하고 해킹 취약점은 테슬라가 계속 보완해 나가야 할 과제로 남는다. 일부 보안 연구자들은 시험적으로 모델 S의 운전석쪽 대시보드의 네트워크 케이블에 노트북을 연결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접속하는데 성공했다. 자유자재로 차를 통제하고 해킹 툴인 트로이 목마를 심어 향후 타인이 주행하고 있을 때 원격으로 엔진을 원격으로 꺼버릴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들은 차 내부에 물리적 접근이 우선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방식으로 해킹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동시에 “나쁜 해커들은 결국 원격으로 접근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테슬라 측은 모델 S의 해킹 관련 정보를 즉시 공개하고 무료 보안 패치를 제공했다. “지속적인 테스트와 검증, 안전장치 개선 등 해킹 관련 취약점을 보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더구나 놀라운 것은 이런 장치의 업그레이드가 무선 통신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벤츠나 BMW같은 럭셔리 브랜드 차량도 이런 업그레이드를 받으려면 공식 서비스센터에 가야 한다. 테슬라가 스마트폰 통신 기술을 이용해 자사 차량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으드를 하고 있다는 점은 조만간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에 경쟁자보다 한 걸음 더 진보했다는 방증이다.

김태진 에디터 carguy@globalms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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