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도 잘 만들면 대박..쉐보레 볼트와 하룻밤
전기차도 잘 만들면 대박..쉐보레 볼트와 하룻밤
  • 박성민 에디터
  • 승인 2018.02.02 08:05
  • 조회수 2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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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를 직접 타보기 전까지는 무언가 불편할 것 같고 주행 성능에 대한 불신이 마음 한 곳에 있었다. 더구나 200km도 안 되는 짧은 주행거리에 충전에 대한 공포?마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쉐보레 전기차 볼트와 함께 여행을 떠나 1박2일을 지내본 결과 충전이나 주행성능에 대한 불신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 이와 동시에 미래에 온 듯한 착각에 빠져들었다. 특히 엔진 스타트 버튼이 아닌 파워 버튼을 눌러 엔진의 시동을 걸 때는 장난감의 전원을 켜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어떠한 소음과 진동 없이 스르륵 앞으로 나갈 때는 강력한 토크가 온 몸에 전달돼 놀라기도 했다.  가속력만큼은 스포츠카 급을 여겨질 정도였다. 실제 볼트의 제로백은 7초에 불과하다. 또 내연기관의 엔진과 변속기가 만들어내던 일련의 소음은 고속, 저속, 오르막 할 것 없이 전혀 전달되지 않았다. 다만 아직까지 존재하는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인정해야 했다.

파격보다는 겸손한 실외디자인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전기차는 모두 기존 내연기관 차체에 모터와 베터리를 추가한 구성이다. 하지만 볼트EV는 처음부터 전기차로 개발됐다. 확실히 더 짜임새 있는 구성이 가능하다. 차체 크기로만 보면 소형 해치백 크기지만 실내 공간은 준중형 이상이다. 또 전기차라는 이유로 과도한 시도를 하지도 않았고 보편적이지 않은 디자인 역시 매력 포인트다. 여기에 CUV 바디 스타일로 실용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엔진 냉각을 위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필요하지 않은 전기차의 특성상 그릴 부분을 막아두고 형상은 그대로 살렸다.  단지 전면부를 살펴보면 기존의 자동차와는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쉐보레 고유의 듀얼포트 그릴과 엠블럼, 헤드램프와 함께 보이는 LED DRL은 지금까지 봐오던 쉐보레의 얼굴이다.

측면을 살펴보면 영락없는 해치백 형태다.  엔진 대신 전기 모터가 들어가고 배터리는 바닥에 배치해 실내 공간을 최대한 넓게 확보했다. 차량을 탑승 했을 때 기존 소형차처럼 좁다는 느낌은 전혀 받을 수 없다.

또 곳곳에 배치된 BOLT EV라는 배지만이 이 차량이 전기차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그저 새롭게 출시된 정숙성이 끝내주는 CUV 같은 느낌이다.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성능에 비하면 겸손함이 느껴진다. 그만큼 볼트 EV에서는 전기차라는 이질감을 느끼기 힘들다. 기존 자동차의 장점은 그대로 담아가되 새로움에 대한 거부감을 덜어내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왔다.

미래를 보는 듯한 특별한 실내



익숙함이 강조된 외부와 달리 실내는 미래 지향적인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밤이 되면 은은하게 비치는 파란빛 엠비언트라이트(실내 조명)는 실내 공간에서 한층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또 계기판의 풀 LCD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는 기존 내연기관의 차량과 차이를 보인다. 엔진 회전계, 연료 및 수온계가 아닌 배터리 잔량과 에너지 소비량 등의 생소한 정보다. 무엇보다 에너지 사용 효율과 충전 관련된 정보를 확인 할 수 있어 불안함을 덜어준다. 배치나 쓰임은 기존의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에너지 사용 효율과 흐름, 충전 관련 정보 등 전기차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유용함을 갖췄다. 다만 충전소를 찾을 때 휴대폰을 대신해줄 내비게이션의 부재와 약간의 버벅거리는 조작은 아쉬움을 남겼다. 또 내연기관과 전혀 다른 파워트레인을 가졌기에 실내 곳곳의 여유 공간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폭발적인 초반 가속력을 가진 주행성능

하체에 깔린 배터리 설계로 무게중심은 최대한 낮추고 실내 공간은 크게 뽑아냈다



드라이브 유닛이라고 불리는 쉐보레의 전기모터는 204마력(150kw)의 최고 출력과 36.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차체 바닥에 위치한 리튬이온 베터리는 60kwh의 용량을 갖춰 1회 충전 시 383km를 주행할 수 있다. 충전은 완속 기준 9시간45분 충전 시 100% 충전되고(1시간 완속 충전 시 40km 주행 가능) 급속 충전의 경우 1시간 충전 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볼트 EV의 진가는 경사가 심한 언덕을 오르거나 가속 페달을 깊게 밟을 때 느껴진다. 강한 출력을 이끌어내 소음이나 진동이 전혀 전달되지 않는다. 넉넉한 출력은 1.6톤의 차체를 이끌어가기에 충분했다.

그 어떤 소음과 진동 없이 100km/h에 다다르고 그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 전기차 특성상 속도를 높일수록 에너지 소모가 커 최고 속도를 제한했지만 드라이브 성능은 기대 이상이라 놀라웠다. 특히 원하는 만큼 가속이 이뤄진다. 고속 주행에서 안정감은 정말 탁월하다. 도로와 밀착된 껌 같다고 할까. 차량이 힘겨워한다는 느낌을 받기 힘들었다. 스포츠 모드를 켜고 달려봤다. 한층 날카로워진 악셀 반응과 최대토크를 울컥하고 쏟아내는 느낌이 전해진다. 전기차로도 충분히 다이내믹하고 강력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쉐보레는 볼트EV를 통해 입증했다.

여기에 바닥에 위치한 배터리 팩과 단단한 하체 덕분에 고속에서 안정성도 상당했다. 스포츠카만큼의 핸들링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꽤 만족스럽다.

전기를 생산하는 원패달 주행 기능과 리젠 버튼

전기차는 자동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기능이 달려 있다. 먼저 기어노브를 L에 위치하면 하나의 페달로만 가속과 감속, 항속까지 한 번에 조절이 가능한 원(ONE) 페달 주행 기능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 핸들 뒤편의 리젠 버튼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탄력 가속을 발전기를 돌리는 에너지로 바꿔 브레이킹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장치다. 볼트 EV의 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한다.


전기차, 불편한 점 무엇이 있을까?



충전을 위해 음성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어섰다. 전기차 충전소를 가면 세 가지 충전 방식이 존재한다. AC 급속, 차데모, 콤보 형식이다. 세 가지 형태로 나누어진 충전잭은 불편하게 다가온다. 콤보로 급속 충전을 해야 하는 볼트 EV는 간혹 콤보 형식이 없는 곳이 꽤 있어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전기차를 구매하는데 가장 큰 우려는 충전에 대한 고민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어디를 가도 주행 거리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주유소는 어디를 가도 찾을 수 있고 기름을 넣는 시간도 길어야 5분이다. 하지만 집에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을 경우 충전소를 찾아가야 하는 수고와 통합되지 않은 충전 방식은 전기차 대중화의 걸림돌이 될지도 모른다.

볼트 EV의 주행성능이 100%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엔진 소음이 없는 대신 노면과 주행 바람 소음은 크게 들려올 때가 있다. 승차감은 간혹 덜렁거림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내연 기관에서 느낄 수 없는 정숙성과 유지비 같은 다양한 장점은 구매 목록에 올려놓을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의 전기차 볼트 EV. 충분하지 못한 물량으로 판매량에 아쉬움을 남기지만 국내 시장에서 성공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박성민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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