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시험작 기아 스팅어..절반의 성공
프리미엄 시험작 기아 스팅어..절반의 성공
  • 박성민 에디터
  • 승인 2018.03.25 07:35
  • 조회수 2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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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기아자동차가 스포츠 세단 스팅어를 내놨을 때 논란이 뜨거웠다. 뒷바퀴 굴림형 스포츠카로 나왔지만 기아 브랜드 이외에 새로운 엠블럼을 선보여서다. 결과적으로 기아 역시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비슷한 길을 걸을 것이라는 예상이 거셌다. 점점 이 가설은 미국 언론 등을 통해 가시화하고 있다.

BMW 고성능 디비전 M 출신인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 고성능 연구개발 사장이 개발에 관여한 스팅어는 그의 노하우가 얼마나 담겼을까 하는 관심으로 출시 전부터 뜨거웠다. 결과물은 기대 이상이었다.  V6 3.3L 트윈 터보 엔진의 370마력 출력과 8단 자동 변속기와 맞물려 시속 100km까지 도달 속도는 4.9초에 불과했다. 여기에 4륜 구동까지 옵션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외관 역시 이전에 시도된 적 없는 GT 형태다.  아우디 A7을 떠올리게 하는 트렁크 라인이 수입차 같은 느낌을 주기 충분했다. 실내외 품질 역시 만족스럽다. 최근에는 디자인 완성도를 입증하듯  2018 iF 디자인상 제품 부문 차량(Automobiles/Vehicles) 분야에서 본상을 수상하며 디자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기아차가 내놓은 첫 번째 고성능 스포츠 세단이자 기아 고급 브랜드에 대한 미래를 제시한 시험작 스팅어는 성공했을까?

고성능·패밀리 둘 다 잡았다



스팅어의 외관은 천장 높이가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쿠페형 스타일이다. 좀 더 날렵해 보인다. 이러한 디자인은 원래 2인승 쿠페의 전유물이었다.  4인승 4도어 세단에는 적합하지 않은 형태였다.  뒷좌석 머리 공간이 넉넉하지 못하다는 단점 때문이다.

하지만 스팅어의 패키지는 훌륭하다. 뒷자리는 성인이 타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패밀리카 모습을 갖췄다. 기아차는 “스팅어의 쿠페형 곡선을 유지하면서도 패밀리 세단으로서 부족함이 없도록 의자를 최대한 바닥 쪽으로 끌어내려 머리가 닿지 않도록 했다”고 설명한다.

또 레그룸은 현대·기아차의 다른 세단과 비교했을 때는 좁은 편이다. 그렇다고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앞좌석에 있는 버킷시트는 과격한 움직임에서 허리를 감싸주고 몸이 흔들리지 않게 잘 잡아준다. 특히 빠른 초반 가속을 느낄 수 있는 런치 콘트롤 기능 등 스포츠카의 요소가 제대로 반영됐다. 이 차량이 고성능 차량을 전제로 개발된 것임을 말해준다.

이를 통해 스팅어는 패밀리 세단으로서 적합한 뒷좌석, 370마력의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한 고성능 세단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퍼포먼스 세단을 지향하면서도 패밀리카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한 요소를 곳곳에 심은 것이 특징이다. 본격적인 고성능 차량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출퇴근의 적합성과 운전의 재미를 모두 잡고 싶은 고객에게는 적합한 선택지가 되어 줄 수 있는 차량이다.

저렴 이미지 기아에 고급 브랜드를 입히다

앞으로 기아차의 고급차량에 붙여질 엠블럼의 의미


지금까지 기아차의 엠블럼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아쉬움을 가졌다. 이에 스팅어부터는 후륜 구동 차량의 엔진 배열을 모티브로 한 ‘E’ 형상의 엠블럼인 에센투스 엠블럼을 적용했다. 저렴한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한 기아차에 고급 브랜드의 중요성은 제네시스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기아차는 이미 K9의 후속에도 이 엠블럼이 사용될 것으로 보여져 기아차 고급 브랜드의 시작을 알릴 최초 모델이 스팅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북미·유럽서 올해의 차 최종후보 오른 스팅어

해외 언론들 역시 스팅어를 향한 관심이 뜨거웠다. 미국의 한 자동차 전문 매체는 “독일차를 정면으로 노리는 후륜 기반의 스포츠 세단”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하며 기대감을 표한 바 있다. 특히 고급차의 격전지인 북미 시장에서 ‘북미 올해의 차’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하며 성공적인 데뷔를 알렸다.  BMW5 시리즈와 아우디 A5 스포츠백, 포르쉐 파나메라 등의 경쟁자를 제치고 최종 후보에 올라 그 의미가 더욱 깊다.

강력한 엔진, 소심한 소리의 아쉬움



진짜 배기음이 아닌 스피커에서 나오는 액티브 엔진 사운드는 스포츠루킹카의 오명을 달기 충분할 정도로 아쉬움을 남긴다. 드라이브 모드를 바꾸면 스피커에서 액티브 엔진 사운드가 나오는데 아무래도 진짜 배기음과 비교하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전혀 액티브하지 않다. 렉시콘 프리미엄 스피커 15개로 만들어내는 인공 배기 사운드는 최대로 조절해도 작다는 지적이 많다. 좀 더 과격한 사운드가 필요해 보인다.

국산차로 스포츠 세단의 첫 걸음을 내딛은 스팅어는 기아차의 고급 브랜드 시작을 알리는 시험대 역할을 한 셈이다. 완벽한 성공이란 평가보다는 칭찬할만한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표현이 적합한 듯하다. 기아차가 단순히 저렴한 차량이 아니라 역동성을 바탕으로 한 비전을 제시한 스팅어!  성공의 기준을 높여 한 단계 더 진보할 가능성이 큰 차다.

박성민 에디터 carguy@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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